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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란 무엇인가

존재란 무엇인가 하이데거(Heidegger, 1889-1976 독일) 우리는 흔히 무엇이 존재한다는 말을 합니다. 어떤 것이 '이 세상에 있다’는 뜻으로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과연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있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하이데거에 따르면 우리는 그것에 대해서 무지합니다. 지금까지의 형이상학이 존재를 잘못 다루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이데거는 그동안의 형이상학을 '존재 망각의 역사’라고 말합니다. '왜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엇인가 있는가? 이런 질문을 '존재 질문'이라고 합니다. 존재 자체를 문제 삼는 질문이죠. 왜 세상에는 뭔가가 있는 것일까요? 하이데거에게는 있음이라는 사태, 존재라는 현상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철학적 과제였습니다. 존재의 의미를 드러내는 현상..

철학 2022.09.19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 램프 증후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 램프 증후군 『천일야화』의 이야기 중 하나인 '알라딘과 요술 램프'에서, 주인공 알라딘이 곤경에 처했을 때 램프를 문지르면 요술 램프 속 요정 지니가 나타나 어려움을 해결해 준다. 램프 증후군은 이렇게 램프의 요정을 불러내 소원을 비는 것처럼, 현대인이 수시로 무의식 속의 걱정거리를 끄집어내서 불안해하고 근심하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쓸데없는 걱정으로 치부하는 것들을 수시로 진지하게 걱정한다고 해서 '과잉근심 증후군'이라고도 하며, 뚜렷한 주제 없이 잔걱정이 가득한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 '범불안장애'로 분류되기도 한다. 물론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두 가지 이상의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가며, 그 자체는 지극히 정상이다. 많은 전문가는 ‘정보 과잉'이 현대인의 불안을 부추기는 주요 원..

직관 없는 개념은 공허하고

직관 없는 개념은 공허하고,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칸트(Kant, 1724-1804) 하면 떠오르는 말입니다. 칸트 철학이 추구했던 바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죠. 직관(直觀)이란 감각을 통해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말합니다. 눈으로 직접 보거나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 보는 것이 직관이죠. 반면 개념(槪念)은 구체적인 것들을 일반화해 만들어 낸 지식 혹은 관념을 뜻합니다. 각각 열한 명인 양편이 공을 차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직관이고, 이런 경기를 축구라고 이름 짓는 것은 개념입니다. 근대철학의 비판적 종합 '직관 없는 개념은 공허하다'는 말은 직접적인 관찰이나 경험이 없이 개념만 가지고 있다면 그 개념은 텅 비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입니다. 뭔가를 안다는..

철학 2022.09.16

김훈 장편소설 ‘하얼빈’중에서

김훈 장편소설 ‘하얼빈’중에서 메이지는 1852년 임자생으로 만 열네 살에 황위에 올라서 재위 사십 년을 넘기고 있었다. 성인이 남면해서 천하의 소리를 듣고 聖人南面而聽天下 밝음을 향해 나아가며 다스린다 嚮明而治 라는 중국의 에서 명치 두 글자를 따서 치세의 연호로 삼았는데 사람들은 '밝음을 향해 나아간다'는 뜻으로 천황을 호칭했다. 메이지의 치세는 힘을 향해 나아갔다. 그의 시대에 밝음은 힘을 따라오는 것처럼 보였고, 시대는 그 힘을 믿었다. 천황의 군대는 청일전쟁, 러일전쟁에서 이겼다. 천황의 무위(武威)는 세계에 떨쳤고, 아시아의 산과 바다에 시체가 쌓였다. 이토는 대한제국 황제 고종을 위협해서 퇴위시키고 차남 이척을 그 자리에 세웠다. 이척은 순종이고 황태자 이은은 순종의 이복동생이나 ..

김훈 소설 2022.09.15

단톡방에서의 무반응

단톡방에서의 무반응 식욕과 수면욕이 생리적 욕구라면 인정욕구는 인간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심리적 욕구라고 합니다. 인정요구는 남에게, 혹은 자기 자신에게 어떠한 종류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받으려는 요구이기도 하며 다른 한편으론 자신의 처지에 대해 인정받고 싶은 욕구이기도 합니다. 저도 가끔 제가 쓴 글을 단톡방에 올리는데 이런 행위는 일종의 인정욕구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단톡방에 글을 올리기 전에 이 글이 멤버들 누구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지,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지를 자기검열한 후 엣따(되었다) 싶으면 올립니다. 그런데 반응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또 경거망동했구나!” 후회합니다. 그들의 반응이 없는 것은 바쁘거나, 관심이 없거나, 공감되지 않거나, 습관적으로 ..

신변잡기 2022.09.15

러시아와 조선의 밀월관계

러시아와 조선의 밀월관계 혁명군에 의해 자기들의 뿌리인 전주성까지 점령을 당하자 당시 고종과 그의 부인 명성황후는 정말 내리지 말아야 할 결정을 내립니다. '외국 군대를 좀 빌려 와서 이 사태를 진압하자'라는 최악의 결정을 말이죠. 결국 조선은 청나라에 원군을 요청해요. 청나라는 자기들의 '신하 국가인 조선에서 난리가 났다고 하니 당연히 조선에 군대를 지원합니다. 그런데 그런 청나라의 움직임을 가만히 보던 일본도 갑자기 조선에 군대를 파병하는 겁니다. 무슨 명분으로요? 당시 일본과 청나라 사이에 한 조약이 있었어요. '조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 양국 중 한 나라가 조선에 파병을 하면 다른 나라도 같은 수의 군대를 조선에 파병한다'라는 내용이요. 우리 입장에서는 진짜 말도 안 되는, 톈진 조약입니다. 하여..

역사 2022.09.09

화 내지 말자

화 내지 말자 아무리 좋은 부부관계라도 부부싸움(큰 싸움이 아니라 다툼 정도를 말함)은 이따금씩 벌어지게 마련입니다. 특히 은퇴 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노년에는 더 잦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부부싸움의 원인은 의외로 아주 사소한 일로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어제 일어난 저의 경우입니다. 아침 식사 후 9시경 정원에 울타리겸 심어놓은 회양목을 손질하려고 전기톱을 들고 나오자 집사람이 “어제 꿈자리가 아주 나빴으니 일하지 마시오." “좋은 꿈이든 나쁜 꿈이든 여태껏 맞는 일이 한 번이라도 있었느냐?” (집사람이 버럭 화를 내면서) “여태껏 내 말 한 번이라도 들어준 적 있소? 몸도 약한 사람을 전원에 대리고 와서 힘들게 한다.” (제가 곧 바로 큰소리로 악을 쓰면서) “$%&*^#@” 일은 제가 하는데 ..

물 흐르듯 자유롭게 사는 삶 / 노자의 <도덕경>

물 흐르듯 자유롭게 사는 삶 / 노자의 세상의 흐름 ‘도(道)’를 따르라 은 춘추시대 노자가 남긴 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덕경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살 것을 권합니다. 노자의 가르침을 흔히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고 합니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 물 흐르듯 사는 삶입니다. 인간은 인위적으로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데, 이는 혼란을 가져오고 고통의 원인이 됩니다. 욕망이 크면 괴로움도 크다는 것을 노자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 해도 그것은 그의 노력이 아닙니다. 마침 주식이 내려갔는데 그때 여윳돈이 생겼고, 우연히 마음에 드는 종목을 샀고, 마침 그 회사 실적이 좋아서 주식 가격이 상승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내가 주식을 샀기 때문에 돈을 벌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상황이 그렇게 만..

철학 2022.09.05

노화라는 착각에서 벗어나기

노화라는 착각에서 벗어나기 미국 하바드대학의 저명한 심리학자 앨런 랭거교수팀이 1979년에 진행한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에 따르면 노화는 사실이 아니라 오히려 착각에 가까웠습니다. 연구팀은 7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 남성 8명을 대상으로 1979년인 현재를 20년 전인 1959년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게 했습니다. 집안 환경을 20년 전의 모습으로 꾸미고, 신문과 방송도 모두 20년 전의 것으로 채워 놓고 청소 등 모든 집안일을 스스로 하도록 했습니다. 일주일 뒤에 참가자들의 신체 능력을 검사했는데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처음에는 자기 몸도 가누기 힘들어했던 노인들의 신체 능력이 50대의 수준으로 젊어졌기 때문입니다. 앨런 랭거교수는 책 을 통해 실험의 결론을 이야기 합니다. 우리는 아무 생각 ..

미국 독립과 프랑스

미국 독립과 프랑스 1776년 7얼 4일, 필라델피아에 신대륙의 13개 식민지 대표들이 모입니다. 그리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하면서 미국의 독립을 선언합니다. 그런데 영국은 세계 최강 영국 전함 130척, 정예군 3만 명을 신대륙으로 급파합니다. 당시 미 대륙군(13개 식민지군)은 총 1만 5000명 정도로 영국군의 딱 절반 정도의 규모였어요. 영국 정예군이 도착하자마자 대륙군은 연전연패를 당합니다. 총사령관 조지 워싱턴도 어쩔 수 없이 계속 후퇴를 거듭해요. 그 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갑자기 프랑스가 영국을 향해 선전포고릏 하고 대륙군 편에 선 것이죠. 프랑스는 프랑스 식민지였던 캐나다 퀘백을 영국에게 빼앗겼잖아요. 이제 그 복수의 시간이 온 거죠. 나중에 이야기이지만 결과적으로 프랑스..

역사 2022.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