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669

나는 그 초록인가

이재수와 억새 지금 제주의 오름과 들판에는 억새가 한창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은빛 꽃이삭에 햇빛이 비치면, 들판의 윤슬이 된다. 청명한 가을날, 한라산 자락의 제주도립미술관에서는 2026 제주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올해의 주제는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변용의 기술’. 뒤섞이고 변화해온 제주의 역사와 삶을 들여다보는 전시다. 그중 유독 발길을 끄는 곳은 작가 이진경의 전시실이었다. ‘나는 그 초록인가’라는 제목 아래 제주의 자연과 민중의 삶, 유배와 민란의 기억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어구로 꾸며진 입구를 지나면 제주 민란의 역사와 장두들의 초상, 당과 심방, 한라산과 오름, 미역과 갈치, 귤 등 제주의 삶을 이뤄온 풍경과 사물들이 서로 얽히고 이어진다. 글씨와 그림, 오브제와 소리가 중첩된 공간은..

서울둘레길 2코스를 다녀와서

서울둘레길 2코스를 다녀와서 장기양 1코스와 미찬가지로 난이도가 높은 구간이어서 비장한 각오로 출발한다. 오르막길은 힘이 들고 내리막길은 계단 및 바윗돌을 조심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맑은 날씨에 컨디션도 최상이다. 울창한 숲이라지만 햇빛 한 점 보기 어렵다. 수락산에서 내려오면 동막골 자연휴양림이 있어 몇 번 들렸던 추억이 어린다. 마치 화장실이 있어 들렸다가 근심을 내려놓고 다시 마음가짐을 새롭게 가진다. 아하! 해우소! 근심을 내려놓는다 하여 화장실을 해우소라 하지 않았는가. 덕릉고개방향으로 한참 올라간다. 주위 외곽순환도로에 차량 지나는 소리가 굉음처럼 들린다. 덕릉고개 생태교에 이르러 건너는데 주위를 보기가 어렵게 숲 속에 갇혀있다. 덕릉고개로 넘나들었던 추억이 있다. 별내 신도시가 있..

장기양 수필 2026.10.19

글쓰기에 대한 깨달음

글쓰기에 대한 깨달음 나의 글쓰기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스스로의 의지를 다짐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블로그에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공개는 부질없는 사생활 노출이 되고, 읽은 사람으로부터 공감을 얻기보다는 자랑으로 받아드려지기 쉽습니다. 더욱이 주제가 중복되어 식상할 수 있습니다. 같은 패턴의 글을 반복하는 것은 치매로 가는 전 단계 징후인지 모릅니다. 가끔 친구나 지인들에게 제가 쓴 글을 보내는데 한 친구 외에는 거의 반응이 없습니다. 무관심을 넘어 공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무관심은 그들에 대한 친밀감이 줄어들고 ‘타자(他者)’처럼 낯설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들을 서운해 하기보다는 제 자신을 직시해야 합니다. 나의 글쓰기가 자칫 ‘언..

신변잡기 2026.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