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거름 외삼춘이 흑염소 농장을 시작했다. 흑염소 엑기스가 몸에 좋다고 어머니에게 한 박스 보낸 것을 어머니가 반갑다며 나에게 보냈다. 보내지 않았으면 했다. 나에게 염소는 먹을거리가 아니라 울음이기 때문이다. 고향 마을에서는 흔히 염소를 키웠다. 날이 밝으면 풀밭으로 데려가 말뚝에 매어놓는다. 그러면 알아서 주변의 풀을 뜯었다. 그런 염소가 제일 시끄러운 때는 해거름이었다. 딱 그만때 목이 쉬어라 울어댔다. 이제 때가 되었으니 어서 집에 데려가라는 뜻이다. 해가 서녘으로 넘어가는 그즈음, 아이들은 놀다가도 저녁을 먹으러 돌아간다. 어머니는 아이를 부르고, 아이는 어머니를 부른다. 사람도 가축도 날짐승도 다 집으로 돌아갈 때를 안다. 해질녘은 돌아갈 때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해거름이 되어 괜히 슬퍼진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