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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재생과 ‘공공미술’

도시 재생과 ‘공공미술’  ‘도시 재생’이란 1차적으론 쇠퇴한 지역을 개선하여 물리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 자연과 인간이 조화로운 도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도시(지역)를 만들자는 것이다. 궁극적으론 사회·경제·환경·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촉진함으로써 도시와 인간 삶의 가치를 새롭게 극대화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도시 재생의 최근 개념은 도시의 역사적 의미와 인문학적 범주는 물론, 개발이 아닌 재생의 관점에서 행해지는 새로운 환경적·공간적·문화적 생태까지 아우른다. 그리고 공공의 장에서 대중과 시대적 사안에 대해 논할 수 있는 촉매로서의 가능성을 안은 공공미술은 그 인문학적, 미학적 가치와 의미를 촉발하는 데 있어 중요 매개임을 의심받지 않는다. 특히 공공미술에 내재된 ‘문화적 공공성’은 예술..

주여 어디로 임하셨나이까

주여 어디로 임하셨나이까  예수 오신 날입니다. 간밤 예수께서는 어디로 내리셨을까요. 그냥 사람의 마음으로 헤아려보면 내릴 곳이 마땅치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하늘에는 주술사들의 삿된 주문이 떠돌고, 땅에는 음모의 살기가 자욱합니다. 더욱이 거룩한 날에도 친위쿠데타를 옹호하는 무리가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저들이 감히 십자가를 들고 예수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계엄령 선포가 하나님의 나라를 살리는 일이라고 악을 쓰고 있습니다. 전쟁과 폭력을 선동하는 사탄을 향해 그저 아멘과 할렐루야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결코 ‘십자가 군병’이 될 수 없건만 저들은 알지 못합니다. 어쩌다 그리스도교가 아스팔트 위로 끌려나와 극우세력의 뒷배가 되었을까요. 이상한 것은 이런 포악한 행태를 다른 교회들(특히 대형교회)..

명칼럼, 정의 2024.12.25

섬마을의 기적, 서울대 의대 합격자 이야기

섬마을의 기적, 서울대 의대 합격자 이야기  ​전남 신안의 작은 섬마을, 전교생이 160명인 도초고등학교에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합격자가 나왔습니다. 이 놀라운 성과는 단순히 개인의 성공을 넘어 지역사회와 교육계 전반에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1. 작은 학교, 큰 꿈: 도초고등학교의 특별함 도초고등학교는 전남 신안군 도초도에 위치한 기숙형 고등학교입니다. 섬마을이라는 특성상 접근성이 떨어지고, 교육 자원도 풍부하지 않은 환경에서 운영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47년 만에 서울대 의대 합격자를 배출하며 주목받았습니다. 이 학교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요? ​▶ 기숙형 교육으로 집중력 강화2008년에 기숙형 고등학교로 전환한 도초고등학교는 학생들에게 안정된 학업 환경을 제공..

인생 2024.12.24

탄핵 골든타임, 섣부른 개헌론을 경계함

탄핵 골든타임, 섣부른 개헌론을 경계함  자유를 내세웠지만 내심으론 독재자를 꿈꾸던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소추되었다. 위대한 대한국민들이 저항권을 성공적으로 행사한 결실이다. 헌정의 중대 고비마다 민주화를 직접 쟁취해온 국민이 거둔 또 한 번의 승리다. 군과 경찰의 봉쇄시도에도 계엄해제의 고삐를 당겨 국민대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낸 국회도 칭찬해야 마땅하다. 아직도 내란죄 피의자의 손을 놓지 못하고 내란 방조의 굴레를 자임하고 있는 국민의힘 다수 국회의원들을 제외하고. 이번 사태를 대통령제 탓으로 돌리려는 시각이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내란의 현실을 회피하면서 개헌론을 꺼내든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내란혐의자들에 대한 조사와 책임추궁에 집중해야 할 중대한 ‘헌법의 순간’에 섣부른 개헌론은 경계해..

명칼럼, 정의 2024.12.20

‘우리’ 자신에게로

‘우리’ 자신에게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다룬 김덕영 감독의 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4·19 혁명은 이승만 대통령이 국민 교육에 헌신해서 국민을 자각하게 한 덕분에 가능했다.” 자기도취자들의 계보일까. 나는 윤석열 ‘대통령’이 12월3일 이후 한 말 중에서 “(내가) 국회를 봉쇄하지 않아서 계엄 해제가 가능했다”는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 4·19도 계엄 해제도 자신들의 치적이라는 논리다. 세상 모든 힘이 자신에게만 있고, 따라서 우주가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이러한 확신은 어떻게 해체될 수 있을까. 인간은 어떤 조건에서 변화가 가능한가 아니면 절대로 변하지 않는 인간도 있는가라는 ‘교정학적(矯正學的)’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의 계엄 선포와 이후 12·12 담화문, 탄핵소추안..

명칼럼, 정의 2024.12.18

광장의 역사 기억하는 큰 나무

광장의 역사 기억하는 큰 나무  안동 하회마을 삼신당 느티나무 600년 전, 경북 안동 풍천면의 하회마을 사람들이 강변의 큰 마당에 모여 마을의 재앙을 몰아내기 위해 굿을 벌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탈춤이며 국가무형유산인 ‘하회별신굿탈놀이’가 그것이다. 철저한 계급사회였던 그 시절에 사람들은 탈을 쓰고 신명나는 춤을 추며 양반의 패악질을 꾸짖었다. 흥겹게 이어지는 춤사위에서는 비장함이 배어나왔다. 더 좋은 세상을 이루라는 백성의 엄중한 경고였다. 양반들은 백성의 이야기를 받아들여 살림살이에 신중해야 했다. 모든 사람살이의 바탕은 결국 큰 마당에서 펼쳐진 백성의 외침이었다. 하회마을의 이 위대한 마당 한쪽에서 백성의 정의로운 외침을 지켜준 큰 나무가 있다. ‘삼신당(三神堂) 신목’ ‘삼신당 당산나무..

카테고리 없음 2024.12.17

김산의 ‘아리랑’과 12·3 친위쿠데타

김산의 ‘아리랑’과 12·3 친위쿠데타   근래 논문과 강연을 준비할 일이 있어 김산의 자서전인 을 다시 보았다. 1984년 책이 처음 나왔을 때는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읽다가 주인공의 삶의 스케일에 읽는 내내 놀랐다. 40년이 흘러 세 번째 읽은 지금은 연구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초점을 두었다. 여러 버전의 영어판, 일역본과도 비교해 보니 새로운 사실과 서지(書誌) 정보까지 얻을 수 있어 좋았다. 관련한 언급은 후일을 기약하겠다. 아무튼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역시 처럼 독립운동사 연구의 보물창고였다. 그래서 습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칼럼도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자투리 시간에 집필 방향을 짬짬이 구상해왔다. 그런데 12월3일 밤중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됐다. 납득하기 어려운 대통령의 ..

역사 2024.12.16

벚꽃 구간

벚꽃 구간 “모든 인생은 고통이다."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의 말입니다. 맞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욕망이 있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경쟁을 피할 수 없고, 그러니 본능이 원치 않는 일들을 해내야 합니다. 태생적으로 우리의 인생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인생은 고통이 기본값입니다. 오히려 행복이 특별한 이벤트인 거죠. 누구나 일어나기 싫은 마음으로 일어나 나를 위해 또는 가족을 위해 밥벌이를 하죠. 하기 싫은 공부를 하고 견디기 힘든 테스트를 견딥니다. 매일이 축제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요. 우리가 할 일은, 왜 다들 행복해 보이는데 나는 대체로 고통스러운가 괴로워할 게 아니라, 누구에게나 기본값인 고통 속에서 가끔씩 찾아오는 행복에 감사하며 그 행복을 힘껏 음..

인생 2024.12.14

12월의 꽃

12월의 꽃   12월이니 계절은 겨울입니다. 순천엔 아직 (쌓인) 첫눈이 오지 않아서인지 정원엔 국화, 장미, 비올라 등이 아직 피어있습니다. 조만간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얼면 곧 스러질 것인데 아직까지 꽃이 피어있습니다. 노란 국화가 지기 전에는 붉은 빛으로 변하고 있는데 아름다워 보입니다. 겨울에도 정원의 꽃들이 빛나고 있네요. (2024.12.9)     세상은 빛나고 있습니다  여름이었고, 전날 비가 많이 내렸고, 오후 5시쯤 되었으니 하늘은 더할 나위 없이 파랬죠. 지하철 3호선을 타고 동호대교를 넘어 옥수역으로 가는 길, 열차가 지하를 빠져나와 갑자기 시야가 확 열리는 순간이 있습니다. '한강 구간'인데요. 그 구간에서 말갛게 씻은 얼굴의 서울을 배경으로 기관사님의 안내 방송이 들렸어요. 승객..

전원일기 2024.12.10

엽서 한 장에 목숨을 건 레이스!

엽서 한 장에 목숨을 건 레이스!한국우편엽서회/관광인동호회 장기양 지난 해 영월 김삿갓 엽서를 어렵게 구하면서 소중한 관광인을 담아 보내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올해 초 집에서 여행 계획을 잡고 2024년 1월 12일 집을 나섰다. 김삿갓문학관 관람을 마치고 추가로 엽서를 구해 관광인 실체 교환 회원들에게 보낼 주소 라벨을 붙이고 김삿갓우체국에서 '김삿갓' 관광인을 소인한 후 접수를 마쳤다.(240원 고객맞춤형 엽서에 추가요금 160원을 선납라벨로 추가) 김삿갓 관광인 (김삿갓우체국 2024.1.12) 보내는 기쁨을 뒤로 하고 속초로 향했다. 심산유곡의 정취를 느낄 정도로 깊은 산세나 흐르는 강물이 진경산수화 같다. 더구나 초행이지만 이정표를 따라 나아가니 즐거움은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아간다. 속초 숙소에..

장기양 수필 2024.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