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과 소나무 금강산에 다녀왔다. 장안사와 박연폭포도 둘러보았다. 명산과 사찰, 한양과 시골 풍광까지 그야말로 와유강산(臥遊江山)이었다. 정선 작품이 총망라된 호암미술관의 ‘겸재 정선전’이 성황이다. 디테일을 극대화한 것과 웅건한 것이 번갈아 전시돼 지루할 틈이 없다. 산수는 역시 겸재다. 우주의 중심이 겸재를 통해 조선으로 이동했다. 중국 관념산수화가 SF 영화라면, 그의 산수화는 ‘인간극장’이 포함된 한반도 자연 다큐를 연상시킨다. 아련하면서도 박진감 넘치고, 우아하면서도 인간미 넘친다. ‘지자요수(知者樂水) 인자요산(仁者樂山)’이라는 공자 말씀대로라면, 겸재는 지혜롭고 어진 사람이었을 것이다. 작품 속에는 어김없이 소나무가 등장한다. 대표작 ‘인왕제색도’와 ‘금강전도’는 물론이고 수많은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