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장편소설 ‘하얼빈’중에서 메이지는 1852년 임자생으로 만 열네 살에 황위에 올라서 재위 사십 년을 넘기고 있었다. 성인이 남면해서 천하의 소리를 듣고 聖人南面而聽天下 밝음을 향해 나아가며 다스린다 嚮明而治 라는 중국의 에서 명치 두 글자를 따서 치세의 연호로 삼았는데 사람들은 '밝음을 향해 나아간다'는 뜻으로 천황을 호칭했다. 메이지의 치세는 힘을 향해 나아갔다. 그의 시대에 밝음은 힘을 따라오는 것처럼 보였고, 시대는 그 힘을 믿었다. 천황의 군대는 청일전쟁, 러일전쟁에서 이겼다. 천황의 무위(武威)는 세계에 떨쳤고, 아시아의 산과 바다에 시체가 쌓였다. 이토는 대한제국 황제 고종을 위협해서 퇴위시키고 차남 이척을 그 자리에 세웠다. 이척은 순종이고 황태자 이은은 순종의 이복동생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