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맛 아무리 안전하게 가둬 놓는다 해도결국 사회가 해체한다. 십몇 년 전쯤이었던가. 명동의 사채업자를 알게 되어 몇 번 식사할 기회가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사채업도 전문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학력과 자격증은 필요 없었지만 나름대로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었다. 그 전문성은 돈을 회수하는 능력이었다. 빌려준 돈이 회수가 안 되면 망한다. 그러다 보니까 사람을 판단하는 지인지감이 발달해 있었다. '이 사람이 돈 떼어먹고 도망갈 것인가?' 또 하나의 특징은 말을 짧게 하고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점이었다. 밥 먹다가 강호동양학의 장문인(?)을 제압하는 코멘트를 하나 날리는 게 아닌가! “조 선생, 돈맛을 압니까? 맛도 모르면서 왜 그렇게 아는 체를 합니까?” “무슨 맛입니까?" "죽어도 못 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