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의 치유 62

고통이 주는 선물

고통이 주는 선물 ‘내 인생이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어요.’ 만나는 이마다 이런 하소연을 한다. 행복은 저 멀리 신기루처럼 깜박일 뿐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에 전시된 타인들의 행복한 모습은 우리의 남루함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든다. 감당해야 할 인생의 무게가 태산처럼 느껴질 때 비애감도 덩달아 커진다. 고달픔, 서러움, 억울함의 감정은 무거운 추가 되어 우리를 심연으로 잡아당긴다. 누구나 행복을 바라지만 행복이 인생의 목표가 되는 순간 지금이라는 기적을 한껏 누리지 못한다. 행복의 신기루를 좇는 이들일수록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고통은 즉시 제거되어야 할 적이다. 고통은 행복의 철천지원수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한병철 교수는 고통에 대한 전반적인 두려움이 우리 시대를 지배하고 있..

상처의 치유 2024.03.22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식물은 물, 영양분, 빛만 있다면 잘 살아가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가 너무 많다. 추위, 더위, 비, 바람, 해충 자연은 모든 것을 아낌없이 베푸는 듯싶지만 참으로 가혹하기도 하다. 어느 생명체에게도 그저 평온하게 살아갈 환경을 공짜로 주는 법이 없다. 견디고 이겨낸 생명체만이 살아남을 뿐이다. 아프고, 힘겹고, 죽을 것 같아도 기어이 이겨내야 찬란한 축복을 받게 된다. 진정한 승리자는 남들보다 얼마나 평안하게, 영광스럽게 살았느냐가 아니라 마침내 잘 견디어 오늘을 여전히, 기어이 살고 있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그래서 오늘도 여전히 아프고, 힘겹고, 죽을 것 같지만 온 힘을 다해 견디고 버티며 살고 있는 모든 생명에게 외친다. 우리는 잘 살고 있다고. 겨울을 기억하는 ..

상처의 치유 2020.09.09

뭘 해도 미운 사람이 있어요

뭘 해도 미운 사람이 있어요 to, 에디터C 직장 상사 때문에 정말 힘듭니다. 부하직원의 노력을 자기 공으로 둔갑시키고, 실력이나 일에 대한 철학은 전혀 없으면서 힘으로만 찍어 누르는 유형의 상사입니다. 함께 일하는 팀원들 가슴에 대못 박는 말은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 본인에게 상처가 될 것 같은 작은 말에는 부르르 치를 떨어요. 제가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한 계속 봐야만하는 사람이라서 더 괴롭습니다. 상사의 말투와 행동에 자꾸 신경이 쓰이는데, 매일 마음에 쌓여가는 이 미움과 분노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악한 등장인물이 나오는 동화는 보통 악당과 선한 주인공 사이의 대결구도로 서사를 끌고 갑니다. 이때 악당의 사연은 거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저 나쁜 존재로만 이야기 안에서 기능합니다. 주인..

상처의 치유 2017.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