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65

아일랜드 민요 <오! 대니 보이>

아일랜드 민요    한동안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었다는 상실감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우연히 마음에 위로가 되는 노래를 듣게 되었다. 바로 다. 는 북아일랜드 민요 의 선율에 잉글랜드 시인 프레드릭 웨덜리의 시를 얹어 부르는 노래다. 여기서 '대니'는 '다니엘'의 애칭인데, 이름 뒤에 '보이'라는 말이 붙은 것으로 보아 아마 부모가 아들을 부르는 말인 것 같다. 그러니까 '오! 대니 보이'를 의역하자면 '오! 내 아들 대니야'가 된다. 지금 대니의 부모는 고향에서 아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 아들은 전쟁터에 나갔고, 영영 못 돌아올지도 모른다. 부모는 하염없이 아들을 기다린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그 자리에서 아들이 돌아오기만 기다리고 있다. 오! 대니 보..

클래식, 음악 2025.01.31

진희숙 / ‘너에게 보내는 클래식’중에서

진희숙 / ‘너에게 보내는 클래식’중에서   바흐의  모음곡을 구성하고 있는 여섯 곡 중에서 가장 느린 곡은 네 번째 곡인  오늘날 는 슬픔, 절망, 고독의 대명사가 되었다. 바흐의 모음곡에 있는 중에서 나는 6번의 〈사라방드〉를 제일 좋아한다. 무반주 첼로 모음곡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6번 D장조는 삶의 기쁨, 생기발랄함을 느끼게 하는 곡이다. 바흐는 1번을 경쾌함으로 시작해 2번 슬픔, 3번 찬란함, 4번 장엄함, 5번 어두움을 거쳐 6번 생기발랄함으로 대단원을 막을 내리는 절묘한 구성법을 썼다.  절망의 끝에서 만난 희망 나는 그동안 살면서 생과 사를 가르는 극한의 상황에 빠져본 적이 없다. 그런데도 가끔 영화에서 그런 장면을 보면 마치 내가 그 일을 당한 것처럼 심장이 오그라드는 느낌이들곤 한다...

클래식, 음악 2025.01.28

중년의 모차르트는 어떤 모습일까?

중년의 모차르트는 어떤 모습일까?  모차르트의 곡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모차르트는 모두 27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했는데, 이 중에서 가장 음악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바로 20번이다. 특히 베토벤은 이 곡을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자기가 직접 카덴차를 쓰기도 했고, 브람스 역시 이 곡을 즐겨 연주했다고 한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으로는 드물게 단조로 작곡된 이 곡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둡고 드라마틱하다. 당시만 해도 '피아노 협주곡' 하면 밝고 경쾌하고 가벼운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는데, 모차르트는 이 곡에서 이런 고정관념을 완전히 뛰어넘었다. 그런가 하면 이 곡은 스케일 면에서도 고전 협주곡의 범주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오케스트라가 1악장 도입부를 연주하는 것을 듣고 ..

클래식, 음악 2025.01.25

낯선 독일어 노래에 피아노 한 대···가을에 듣는 리트의 매력

낯선 독일어 노래에 피아노 한 대···가을에 듣는 리트의 매력   서울국제음악제 공연을 위해 내한한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왼쪽)와 피아니스트 랄프 고토니. 백승찬 기자  독일 가곡을 뜻하는 리트(Lied)는 시와 음악이 어울린 음악 형식이다. 피아노 한 대만으로 반주한다.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는 발표된 지 200년이 다 된 현재까지 사랑받는 리트다. 다만 낯선 독일어 가사, 소박한 피아노 반주에 감상의 벽을 느낄 수도 있다. 이언 보스트리지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테너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대에서 역사와 철학을 전공한 뒤 27세에 뒤늦게 성악가의 길을 택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리트 해석의 권위자이기도 하다. 여러 장의 ‘겨울 나그네’ 음반을 냈고, 책 를 펴내기도 했다. 보스트리지가 서울국제..

클래식, 음악 2024.11.15

내가 좋아했던 추억의 팝송

내가 좋아했던 추억의 팝송 Please release me 잉글버트 험퍼딩크는 인도에서 태어난 영국의 가수이고 본명은 아널드 조지 도시이며 잉글버트 험퍼딩크라는 예명은 독일 제국 말기의 피아노 연주자 겸 오페라 작곡가 엥겔베르트 훔페르딩크에서 취음한 예명이라고 합니다 1936년 5월 2일 출생 (87세), 키 186cm에 미남이고 멋쟁이 입니다 나를 풀어주세요, 나를 놓아주세요 Please release me, let me go 나는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For I don't love you anymore 우리의 삶을 낭비하는 것은 죄가 될 것입니다 To waste our lives would be a sin 나를 풀어주고 다시 사랑하게 해주세요 Release me and le..

클래식, 음악 2023.10.06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문학적 표현일 뿐이지 새소리는 음악이 아닙니다. 새소리는 노래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음악이 아니라 의사를 표시하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신호는 반복하거나 복제할 수는 있지만, 웅용할 수 없죠. 다시 말해 신호는 체계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새가 기분이 좋다는 의미로 '뻐꾹' 소리를 내면 멀리서 다른 새가 자기도 기분이 좋다는 의미로 '뻐꾹' 하고 받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뻐꾹’에 다른 소리를 넣어서 기분이 매우 좋다는 의미로 확장할 수 없어요. 반면 인간의 언어는 체계가 있어요. 예를 들어 기분이 좋다라고 했을 때 여기에 부사를 덧붙여서 기분이 매우 좋다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분이 나쁘다로 변형할 수도 있고요. 음악도 비슷합니다. 음악 ..

클래식, 음악 2023.03.15

여자경 / ‘비하인드 클래식’중에서

작품번호 클래식 중 기악곡에 제목을 붙이는 경향은 주로 낭만주의 시대에 나타났습니다. 그 이전에도 작품에 제목을 붙이는 경우는 있었지만 흔하지 않았고, 그 대신 작품에 번호를 붙였습니다. 그런데 이 방식 역시 통일되지 않아서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는 합니다. 이 부분은 공부하려고 하기보다는 그 시대를 이해하고 넘어가면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Op. 라고 해서 '오푸스Opus'로 표기하는 경우입니다. 출판된 악보의 인세 수익을 확실히 정리하기 위해 베토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일반화되었다고 해요. 그런데 앞서 하이든의 ‘종달새’가 Op.64이면서 현악 4중주 53번이라고 해서 번호가 두 개라 더 알쏭달쏭하게 느낀 분..

클래식, 음악 2023.03.08

엘리제를 위하여 - 루트비히 판 베토벤

엘리제를 위하여 - 루트비히 판 베토벤 서양음악사에서는 주연이었지만, 사랑에서만큼은 그렇지 못했던 대표적인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악성(樂聖) 루트비히 판 베토벤입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베토벤의 대표곡을 고르라면 한 곡을 꼽기 힘들어할 것입니다. 너무나 유명한 '운명' 교향곡, 연말이면 반드시 연주되는 '합창'교향곡, 바이올린 협주곡의 왕으로 손꼽히는 〈피아노 협주곡 5번 E장조 Op.73 '황제'> 그 유명한 소나타 '비창' '월광' 등 열 손가락에 꼽기도 어려울 만큼 많습니다. 하지만 피아노를 배울 때 비교적 초반에 배우면서 어릴 때부터 친숙하게 느끼는 곡이라면 바로 이 곡이 아닐까요? . 우리에게는 '엘리제를 위하여'로 널리 알려진 이 곡은 1810년 작곡되었지만, 세상에 공개된 것은 베..

클래식, 음악 2021.10.15

우주를 떠도는 음악

우주를 떠도는 음악 글렌 굴드(피아니스트, 1932-1982) 20세기, 위대한 피아니스트의 시대 20세기를 수놓은 피아니스트를 조금만 나열해보자. 압도적인 기교와 표현력을 지녔던 호로비츠, 쇼스타코비치를 감동시킨 리히테르, 쇼팽 최고 권위자 루빈스타인, 소련의 보물이었던 길렐스, 이들보다 한 세대 뒤에 태어난 인물엔 피아노 여제 아르헤리치, 열여덟에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있다. 누가 가장 뛰어난 피아니스트인지 순위를 매기긴 어렵다. 하지만 20세기 피아니스트 중 가장 독특한 인물을 꼽는 데는 클래식 음악 팬들 사이에 큰 이견이 없다. 당연히 글렌 굴드다. 글렌 굴드는 ‘천재는 괴짜’라는 세상의 편견을 공고하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굴드의 기행을 다 소개하려면 꽤 많은 페이지가 필요..

클래식, 음악 2021.09.21

라 팔로마 La Paloma

La Paloma (Live in Mexico) ‘팔로마’는 비둘기라는 뜻이다. 에스파니아 작곡가 이라디에르가 쿠바를 여행하던 중 하바네라(舞曲)에 매료되어 귀국 후 유럽에 소개하였는데, 이 곡은 그가 여행 중에 작곡한 것이다. 아바나항구에서 떠나는 배를 배경으로 하여 비둘기에게 실려보낸 섬 아가씨의 순정을 그린 것으로 하바네라풍의 반주가 매우 이색적이다. 한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많이 애창되어 왔다. 1861년 쿠바를 여행하던 중 현재 쿠바의 수도인 아바나에서 추어지던 리듬에 매료되어 쓰여졌다고 한다. 침몰하는 배에서 비둘기들이 날아 올라, 죽어가는 선원들의 고향으로 소식을 전해 준다는 전설이 있는 애절한 곡이다. 이라디에르(1809.1.20.∼1865.12.6.)는 한때 파리에서 프랑스 왕비의 음악 교..

클래식, 음악 2021.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