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송담(松潭) 2023. 3. 15. 05:13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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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문학적 표현일 뿐이지 새소리는 음악이 아닙니다. 새소리는 노래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음악이 아니라 의사를 표시하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신호는 반복하거나 복제할 수는 있지만, 웅용할 수 없죠.

 

 다시 말해 신호는 체계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새가 기분이 좋다는 의미로 '뻐꾹' 소리를 내면 멀리서 다른 새가 자기도 기분이 좋다는 의미로 '뻐꾹' 하고 받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뻐꾹에 다른 소리를 넣어서 기분이 매우 좋다는 의미로 확장할 수 없어요.

 

 반면 인간의 언어는 체계가 있어요. 예를 들어 기분이 좋다라고 했을 때 여기에 부사를 덧붙여서 기분이 매우 좋다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분이 나쁘다로 변형할 수도 있고요. 음악도 비슷합니다. 음악 안에는 문법이 있고, 문맥도 중요하게 작용하죠. 소통 체계라는 겁니다.

 

 

< 2 >

 

 귀는 눈보다 즉각적이다

 

 예를 들어 관찰하기 쉬운 놀람이라는 감정을 생각해보죠. 무언가를 보고놀라는 게 빠를까요, 아니면 '듣고' 놀라는 게 빠를까요?

 

 보는 게 듣는 것보다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아닌가요?

 

 사람은 시각보다 청각 정보에 빠르게 반응합니다. 폭죽이 터지는 소리에 놀라지 폭죽의 모습에 놀라지 않아요. 귀로 들어오는 소리는 문자 그대로 부지불식간에 자극이 됩니다.

 

 사실 복잡하게 따질 필요까지도 없어요. 우리 생활에서 금세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발라드를 들으면 슬프고 댄스 음악을 들으면 신이 나죠.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음악은 이렇게 견고한 마음의 벽을 부수고 우리를 무장 해제시키곤 합니다.

 

 하긴 어떤 노래를 들으면 왠지 모르게 코끝이 찡해져요. 갑자기 소름이 돋기도 하고요.

 

 하지만 음악이 가져다주는 결과가 선명하다고 해서 그 과정이 선명한 건 아니에요. 음악은 최신 과학으로 밝혀낼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요소의 복합적인 작용입니다. 전체적인 구조, 음을 선택하는 방식, 함께 구전되는 전설의 내용, 민족적 자부심. 적절한 복장 관습까지, 지금까지 살펴본 것만도 한가득이죠. 이쯤 되면 그냥 마법이라고 지부하고 싶은 유혹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신비한 영역으로 내버려두면 공부할 이유가 없지요. 더디게 느껴지더라도 앞으로 하나하나씩 음악을 이해해 가 보죠.

 

 

< 3 >

 

 악보가 음악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음악은 단순히 악보를 소리로 바꾼 결과가 아닙니다. 악보는 그저 연주자를 안내하는 가이드일 뿐이에요. 실제 연주에서는 연주자가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 더 많습니다. 예를 들어 사소한 장식음 하나만 보아도 연주자마다 떨림을 표현하는 속도나 길이가 다를 수 있습니다. 즉 곡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지, 곡의 어떤 특징에 주목할지와 같은 연주자의 선택 능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에게 음악성이 있다고 하죠.

 

 

< 4 >

 

 음감, 리듬감, 화성감이 정확히 어떤 감각인지 모르겠어요.

 

 음감이라고 하면 음에 대한 감수성 전체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좁은 의미의 음감, 즉 음의 높낮이를 아는 감각을 뜻합니다. 음치처럼 아무리 노래를 못 부르는 사람이더라도 자신이 틀린 높이로 노래 부르고 있다는 점을 인지한다면 최소한 음감은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대화 상황에서 억양과 독특한 어조 등을 특별히 민감하게 잡아내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음감도 좋습니다.

 

 리듬감은 음의 길이와 세기를 느끼는 감각이에요. 들썩들썩 흥이 난 사람에게 리듬 탄다고 하는 걸 들어보셨나요? 리듬감이 좋은 사람들은 리듬감이 특히 중요한 음악, 이를테면 레게나 힙합 음악을 수월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화성감은 화음을 이해할 수 있는 감각입니다. 화성감이 좋은 사람들은 여러 음을 동시에 듣거나 혹은 연이어 들었을 때 그 음들이 어울려서 만들어내는 조화가 어떤 느낌인지 잘 파악합니다. 누가 노래를 부르면 즉흥적으로 화음을 붙여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화성감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겠죠.

 

 지금까지 음감, 리듬감, 화성감을 간단하게 살펴봤는데 실제로 이 능력들을 무 자르듯 나눌 수는 없습니다. 대개 한 가지 능력이 좋으면 다른 능력도 좋죠.

 

 음악성이란 사실상 음악을 즐기고 만드는 데 필요한 감수성을 포괄하여 이르는 말입니다. 똑같이 음악성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듣는 음악가들이라도 실제로는 뛰어난 부분이 각자 다를 수 있다는 거예요.

 

 

 

 

 

< 5 >

 

 클래식의 작품명은 보통 해당 곡의 장르, , 작품번호순으로 표기합니다. 작품번호는 'Op'로 나타내는데 작품이란 뜻의 라틴어 ‘Opus’를 줄인 표현이죠.

 

 문제는 작곡가가 작품번호를 붙이지 않고 죽는 경우입니다. 모차르트는 작품을 작곡한 순서대로 정리해두지 않았어요. 모차르트가 죽었을 때 작품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습니다. 지금은 음악을 정리하고 남겨야 할 작품이라고 여기는 태도가 익숙합니다. 모차르트가 활동하던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죠. 그 대신 마치 소모품처럼 그때그때 필요한 용도에 맞게 작곡해서 쓰고 사라지는 것으로 생각했어요. 모차르트보다 14년 늦게 태어난 베토벤은 꼬박꼬박 작품번호를 붙였지만 모차르트보다 24년 먼저 태어난 하이든과 61년 먼저 태어난 바흐 역시 자기 작품에 작품번호를 붙이지 않고 죽었습니다.

 

 이런 경우 후대의 학자들이 작품 목록을 만들고 번호를 붙입니다. 1862년 루트비히 폰 쾨헬이라는 음악학자가 처음으로 모차르트의 작품을 시간 순으로 정리한 후 번호를 붙였지요. 그때 쾨헬이 정리한 작품 목록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어요. 모차르트의 작품번호 'K.19d'에서 K가 바로 쾨헬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K.19d'에서 19는 모차르트의 열아홉 번째 작품이란 뜻입니다. 라디오에서 클래식 채널을 듣다 보면 "다음 곡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C장조>, 쾨헬 번호 십구 디입니다"라고 소개하는 걸 들은 적 있을 거예요.

 

 'K.19d'에서 'd'는 무슨 뜻인가요?

 

 쾨헬이 정리한 후에 새로 찾아낸 모차르트의 작품들이 있는데,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새 번호를 부여하지 않고 뒤에 알파벳을 하나씩 덧붙인 겁니다. 이를테면 K.19보다 늦고 K.20보다 일찍 작곡된 작품을 ‘K.19+알파벳이라 부르는 거죠. 그러니까K.19만 쾨헬이 직접 붙인 작품번호고 K.19a, K.19b, K.19e, K.19d는 나중에 다른 학자들이 붙인 작품번호입니다.

 

 바흐나 하이든도 후대의 학자들이 작품번호를 붙여주었겠네요?

 

 하이든은 안토니 반 호보켄이 정리한 호보켄 번호(Hob), 바흐는 1950년 볼프강 슈미더가 출판한 바흐 작품 목록(Bach-Werke-Verzeichnis)의 번호인 BWV를 작품의 식별 번호로 사용합니다.

 

< 클래식 작품 제목의 구조>

 

      곡의 장르  + 장르별 번호  + 조  + 작품번호

   -----------------------------------------

 예) 피아노 소나타     1번      C장조     K. 279

         교향곡           25번      g단조     K. 183

 

 

<대위법>

 

 모차르트는 17707월부터 그해 10월까지 이탈리아 볼로냐에 3개월간 머물렀습니다. 그때 작곡가이자 이론가로 명성이 높던 조반니 마르티니를 만나 집중적으로 대위법을 배웠어요. 대위법이란 하나의 선율에 다른 선율을 어떻게 더할지 결정하는 원칙으로, 당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작곡 이론이었습니다.

 

 

< 소나타와 소나타 형식 >

 

 

 소나타와 소나타 형식은 관련이 있지만 다른 범주의 용어입니다. 소나타는 전체 작품의 종류를 가리키는 반면, 소나타 형식은 그 작품 안에 있는 악장의 형식을 가리킵니다. 소나타는 악기로 연주한다는 뜻의 이탈리아어 ‘sonare’에서 유래했는데, 원래는 성악이 아닌 기악음악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었어요. 노래로 부르는 것은 칸타타, 악기로 연주하면 소나타 이렇게 말이죠, 그러다 소나타는 18세기부터 교향곡처럼 서너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진 큰 규모의 독주곡을 가리키는 말로 자리 잡았습니다. 결론적으로 같은 내용을 독주 악기로 연주하면 소나타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면 교향곡이라고 하게 된 거지요. 이 둘은 1악장이 소나타 형식이라는 점을 비롯해 악장들의 구성도 같습니다, 정리하면, 서너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진 소나타나 교향곡 안에 소나타 형식의 1악장이 있는 셈입니다,

 

 물론 반드시 1악장을 소나타 형식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곡 처음에 소나타 형식이 오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생긴 관습이라 얼마든지 예외가 있어요. 그러니 피아노 소나타라고 하면 피아노라는 독주 악기로 연주하는 긴 곡정도의 의미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 하프시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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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가 나오기 전에 가장 널리 연주되던 건반 악기는 하프시코드였습니다. 모차르트가 어렸을 때만 해도 피아노가 대중화되기 전이라 거의 하프시코드를 연주했습니다.

 

일단 하프시코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간략히 알려드릴게요. 그걸 알면 차이가 어떻게 생기는지 이해할 수 있거든요. 16세기 유럽에서 가장 유행한 악기 중 하나는 류트입니다. 기타와 비슷한 기타보다 훨씬 더 섬세하게 뜯어야 해서 악기를 완전히 꿴 전문가들이나 제대로 다룰 수 있었죠.

 

 시간이 흐르면서 류트는 소리를 쉽게 낼 수 있도록 개량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건반까지 달게 됩니다. 건반을 눌러서 움직이는 깃촉이 사람 손가락 대신 현을 뜯어주니까 훨씬 연주가 쉬워졌습니다. 이렇게 현악기에 건반을 달기 시작하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건반 악기가 드디어 나오기 시작합니다. 17세기에 줄줄이 그런 악기들이 발명되었죠. 내부에 현이, 겉에는 건반이 달린 클라비코드 버지널 같은 악기들이 이때 나왔습니다. 그중에 성능이 가장 좋았던 악기가 하프시코드였어요. 참고로 하프시코드는 영어 명칭이고 프랑스어로 클라브생, 독일어로 쳄발로, 이탈리어로 클라비쳄발로라고 합니다.

 

 

 하프시코드는 가는 깃촉이 현을 뜯어 소리를 내고 건반을 아무리 세게 쳐도 음량의 변화가 없는 반면 피아노는 무거운 망치가 현을 때려 소리를 내고 건반을 세게 칠수록 음량이 커집니다.

 

 피아노는 여리게도 세게도 소리를 낼 수 있는 건반 악기로 처음에는 피아노포르테라고 불렀습니다. 피아노(piano)가 여리다 포르테(forte)가 세다는 뜻이거든요. 그러다 이름이 너무 기니까 줄여서 피아노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피아노가 나오자마자 하프시코드 를 대체하지는 못했습니다. 처음엔 상당히 불안정했기 때문이에요. 백 년 정도 개량을 거듭한 끝에 하프시코드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었지요.

 

 

< 협주곡 >

 

 

 대화를 주고받는 음악

 

 협주곡, 콘체르토는 하나의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가 대화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이뤄집니다. 독주자 한 명과 오케스트라가 편을 나눠 연주하기 때문에 독주자의 기량이 두드러지지요. 협주곡이 인가 많은 이유는 이렇듯 독주자가 마음껏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장르이기 때문일 겁니다.

 

 클래식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유명한 피아니스트나 바이올리니스트는 알더라고요. 독주자는 스타성이 있습니다. 아이돌처럼 팬을 몰고 다니는 독주자들이 꽤 많이 있지요. 그런 독주자가 나오는 공연은 무조건 독주자 사진을 크게 넣어서 단독 공연처럼 광고하기도 합니다. 오케스트라는 거의 배경 역할만 할 뿐입니다. 이렇게 독주자가 주목받기 때문에 음악 전공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독주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잘 안 되면 차선책으로 오케스트라에 들어간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모차르트 때까지만 해도 협주곡은 중요한 장르가 아니었습다. 특히 공공연주회의 프로 그램에서 등장하는 일은 거의 없었죠. 협주곡은 본래 작은 살롱에서 연주되었던 소품이었거든요. 형식도 독주와 오케스트라가 기계적으로 교대를 하거나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하는 식으로 단순했습니다. 그러던 협주곡이 모차르트의 협주곡을 계기로 흥미진진한 장르로 탈바꿈합니다. 지금 오케스트라 연주회에서 협주곡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된 건 다 모차르트 덕이라고 할 수 있어요.

 

 화려하지만 공허하지 않은 협주곡

 

 모차르트는 빈 사람들의 음악 취향을 꿰뚫고 있었습니다. 1782년에 세 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한 뒤 아버지 레오폴트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 협주곡들은 지나치게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중간 난이도로 작곡했습니다. 울림이 매우 화려하고 듣기 좋으며, 공허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죠.” 다시 말해 빈 사람들이 딱 좋아하도록 맞춤작곡을 했다는 겁니다. 이때 작곡한 협주곡이 K.413, 414, 415입니다.

 

 모차르트는 피아노 외에도 당시에 존재하던 바순, 호른, 클라리넷 등 거의 모든 독주 악기의 협주곡을 작곡을 작곡했어요.

 

 

< 현악4중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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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4중주를 비롯해 3중주, 5중주 같은 음악을 흔히 실내악이라고 합니다. 실내라는 명칭이 말해주듯 방 안에서 사적으로 연주하기 좋은 음악입니다. 실내악은 듣는 사람보다 연주하는 사람이 더 행복한 장르라는 말이 있어요. 마음이 맞는 친구와 주거니 받거니 호흡을 맞춰 연주하면 정말 재미있거든요. 실내악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장르인 현악4중주는 두 대의 바이올린, 한 대의 비올라, 그리고 첼로로 편성됩니다. 현악4중주의 편성을 정착시킨 사람이 바로 하이든입니다.

 

현악4중주는 각 악기마다 역할이 뚜렷해요. 1바이올린은 선율을 주도하고 2바이올린은 그 선율을 보조하면서 1바이올린과 다른 악기를 연결하죠. 첼로는 흐름의 균형을 잡는 뿌리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비올라가 두 바이올린의 높은 음역과 첼로의 낮은 음역 사이를 메워주지요. 역할 배분이 이렇다 보니 주로 1바이올린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가게 됩니다.

 

 

 

< 레퀴엠 >

 

 

 레퀴엠이 진혼곡이라고 하셨는데, 혼을 달래는 노래인 거죠?

 

 가톨릭에서 죽은 사람을 위해 드리는 미사를 레퀴엠이라고 합니다. 우리말로 진혼 미사또는 위령 미사라고도 하지요. 중세를 거치며 서양에서는 미사에 쓰이던 음악의 형식이 굳어집니다. 그 때문에 현재 레퀴엠이라는 말은 교향곡이나 협주곡처럼 음악의 장르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여요. 그래서 세상에는 모차르트의 레퀴엠> 외에도 수많은 레퀴엠이 있습니다.

 

 그중 모차르트의 <레퀴엠>에서는 무겁기만 한 대다수의 레퀴엠과는 달리 그 비극성이 오히려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긴박한 리듬으로 이루어져 거의 한 시간에 육박할 만큼 긴 곡인데도 지루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고요. 이런 곡을 불후의 명곡이라고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꼭 전체를 다 듣기 어려우면 라크리모사부분이라도 꼭 들어보세요. 가사를 알고 들으면 더 와닿습니다.

 

Lacrimosa dies illa,      눈물로 가득한 그날이여

 Qua resurget ex favilla  죄에서 부활하는 그날이여 

 Judicandus homo reus   죄인 된 인간에게 심판이 있으리니

 Hulc ergo parce, Deus,  제발 그들을 용서하소서

 Pie Jesu, Domine.        자비로운 주 예수여

 Dona eis requiem. Amen 그들에게 안식을 주소서 아멘

 

 

 죽음을 앞둔 사람이 작곡해서인지 더욱 비극적이네요.

 

 모차르트는 남은 힘을 다해 <레퀴엠> 작곡을 끝내려고 했지만 라크리모사의 8마디까지 쓴 뒤 펜을 놓았습니다. 모차르트의 임종을 지키던 콘스탄체의 동생에 따르면 모차르트는 마지막 순간까지 제자 프란츠 크사버 쥐스마이어에게 곡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를 설명했다고 합니다. 고열에 시달리던 모차르트는 급히 도착한 의사가 머리에 차가운 습포제를 올려놓자 기절했습니다. 그리고 의식을 잃은 채로 입으로 <레퀴엠>의 팀파니 부분을 표현하려고 애쓰다가 숨을 거뒀다고 해요. 1791125일 오전 055분경이었습니다. <레퀴엠>의 악보는 침대 이불 위에 흩어져 있었죠. 모차르트는 3510개월의 짧은 생을 이렇게 마감했습니다.

 

 정말 젊은 나이에 죽었네요.

 

1790년대 유럽에서 성인 남성의 기대수명이 34.3세였으니 모자가 아주 예외적인 경우는 아닙니다. 주변 사람들이 충격에 빠지고 안타까워했던 이유는 하필이면 모차르트가 창작력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에 죽었기 때문입니다.

 

 

 

< 콜로라투라 >

 

 

<마술 피리>에서 더 유명한 아리아는 밤의 여왕의 아리아입니다. 복수를 꿈꾸는 밤의 여왕이 포로로 잡혀 있는 딸 파미나 공주를 찾아가 부르는 아리아예요.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 속에 들끓다.” “네 손으로 자라스트로를 죽이지 않으면 모녀의 인연도 끝날 것이라며 딸의 손에 칼을 쥐어 줍니다. “~ 아아아아 아아아 아면서 모음으로만 노래하는 부분이 아리아의 절정 부분입니다. 성악곡에서 가사의 한 음절을 여러 개의 음으로 노래하는 것을 멜리스마라고 합니다. 밤의 여왕의 멜리스마는 너무나 독특해서 아마 한 번 들어본 사람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겁니다.

 

 높은 음역에서 어려운 기교로 노래해야 하는 대표적인 콜로라투라 곡입니다. 콜로라투라란 트릴 같은 꾸밈음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선율을 마치 악기로 연주하듯 기교를 넣어 빠르게 노래하는 양식을 말해요. 이러한 양식에 최적화된 소프라노를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라고 하죠. 대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들은 일반적인 소프라노보다 더 높은 음역을 내는데, 높은 음역 때문에 작아지는 소리를 보완하기 위해 섬세한 기교로 승부를 겁니다. 우리가 잘 아는 성악가 조수미가 바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예요.

 

 그럼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외에 다른 소프라노도 있나요?

 

 가볍고 재치 있는 조연 역할을 잘 소화하는 레지에로 소프라노, 밝으면서도 온화한 공명과 부드러운 레가토를 구사할 수 있어 우아한 역할에 어울리는 리리코 소프라노, 힘 있는 목소리와 뛰어난 표현력으로 강렬하고 극적인 배역을 소화할 수 있는 드라마티코 소프라노 등으로 나뉩니다.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알토 등을 분류하는 기준이 음역이라면 콜로라투라 레지에로 리리코 등을 나누는 기준은 캐릭터입니다. 같은 소프라노라도 자신이 어떤 캐릭터에 특화되었느냐에 따라 맡는 배역이 다릅니다. 유명한 배역들을 예로 들자면 <마술 피리에서 밤의 여왕은 콜로라투라가, 리골레토)의 질다는 레지에로가, 오셀로>의 데스데모나는 리리코가 맡습니다.

 

 그러니까 장희빈 역할과 성춘향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연기자가 다른 것과 같은 원리군요.

 

 그렇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가진 가수라고 해도 여러 캐릭터를 모두 잘 소화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캐릭터에 전념하죠.

 

 

 

< 징슈필 >

 

 

징슈필은 오페라의 한 종류인가요?

 

 아니에요. 오페라는 문학, 음악 무용 미술 등을 모두 포함하는 종합예술인데요, 이탈리아 궁정에서 탄생해 최고 수준을 유지해 왔습니다. 반면 징슈필은 16세기에 독일 민간에서 발생한 소박한 장르로, 사실상 노래가 많은 연극이죠. 오페라에는 시와 음악이 융합된 레치타티보가 있지만 징슈필에는 없습니다. 일반적인 연극처럼 배우가 보통의 대사를 말하다가 종종 노래를 부르는 형식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비슷한 시기에 여러 나라들에서 비슷한 음악극들이 유행했어요. 모두 오페라와 비슷해 보이지만 역사적, 문화적 뿌리는 완전히 다릅니다. 영국에서는 발라드 오페라가, 프랑스에서는 오페라 코미크가 인기를 글었죠. 독일에서는 징슈필이 요제프 2세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크게 부상했고요.

 

 

< 오보에와 클라리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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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목관악기지만 오보에와 클라리넷은 소리가 완전히 다릅니다. 오보에는 가늘고 단단한 소리가 나고 클라리넷은 부드러운 소리가 나죠. 오보에의 음색이 클라리넷보다 화려하고요.

 

 

 민은기 클래식 수업1’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