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39

빗자루와 남기호씨

빗자루와 남기호씨  새벽에 빗자루질을 하려 6수를 했다. 5번 떨어지고 6번 만에 붙었다. 32세 때 첫 도전을 했다. 6명 뽑는데 105명 남짓이 지원했다. 시험 과목은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배근력, 멀리뛰기. 윗몸일으키기와 팔굽혀펴기는 둘 다 1분 62개 이상. 배근력은 180㎏을 당겨야 한다. 만점이 2.75m인 멀리뛰기는 점수제로. 8개월간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헬스장에서 살며 홀로 혹독한 훈련을 했다. 체력 시험 통과. 그러나 결과는 불합격. 재수를 선택했다. 1982년생인 그때 내 나이 32세, 딸이 3세. 아내와 딸을 위해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된 직장, 직업이 절실히 필요했다. 재수가 3수, 4수, 5수로 이어졌다. 번번이 면접에서 떨어졌다. 5수 도전도 실패. ‘노력해도 안 ..

인생 2025.03.06

섬마을의 기적, 서울대 의대 합격자 이야기

섬마을의 기적, 서울대 의대 합격자 이야기  ​전남 신안의 작은 섬마을, 전교생이 160명인 도초고등학교에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합격자가 나왔습니다. 이 놀라운 성과는 단순히 개인의 성공을 넘어 지역사회와 교육계 전반에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1. 작은 학교, 큰 꿈: 도초고등학교의 특별함 도초고등학교는 전남 신안군 도초도에 위치한 기숙형 고등학교입니다. 섬마을이라는 특성상 접근성이 떨어지고, 교육 자원도 풍부하지 않은 환경에서 운영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47년 만에 서울대 의대 합격자를 배출하며 주목받았습니다. 이 학교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요? ​▶ 기숙형 교육으로 집중력 강화2008년에 기숙형 고등학교로 전환한 도초고등학교는 학생들에게 안정된 학업 환경을 제공..

인생 2024.12.24

허튼소리

허튼소리 농사철이 끝나고 나면 농부들은 골병든 몸을 돌보느라 정형외과로 한의원으로 다니느라 바쁘다. 모두 지구 가열화로 농사짓기가 갈수록 어려워 몸과 마음이 몇배로 고달파서 일어난 일이라 한다. 이런 현상을 ‘기후 재난’이라 한다. 기후 재난은 농부들에게 가장 빠르고 험악하게 다가온다. 오늘 낮에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후배가 명예퇴직을 준비하면서 찾아왔다. “선배님, 앞으로 농촌에서 먹고살려면 지켜야 할 10계명 같은 거 없습니까? 생각나는 대로 몇가지만 들려주면 고맙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남은 삶을 아내와 함께 자연 속에서 몸을 움직이며 살고 싶습니다. 그래야만 제 몸에서 ‘사람 냄새’가 날 것 같습니다.” 후배 말을 듣고 갑자기 거창고등학교 ‘직업 선택 10계명’ 중 몇가지가 떠올랐다. “내가 ..

인생 2024.11.11

다산의 책읽기

다산의 책읽기  책을 이야기할 때 다산 정약용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책에 관해 그가 남긴 이야기들은 책을 좋아하는 모든 이들에게 크게 귀감이 된다. “이부자리와 의복 외에 책을 한 수레 싣고 갈 수 있다면 이것이 곧 청렴한 선비의 행장이다." 목민심서(牧民心書)에 실려 있는 이 말은 처음 지방 관리로 발령을 받고 부임할 때 꾸려야 하는 행장의 바람직한 차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또한 그는 귀양살이를 하면서도 자녀들에게 편지를 보내 책 읽기를 게을리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폐족으로서 잘 처신하는 방법은 오직 독서 한 가지밖에 없다. 폐족이 글을 읽지 않고 몸을 바르게 행하지 않는다면 어찌 사람 구실을 하겠느냐." “내가 밤낮으로 빌고 원하는 것은 오직 둘째아이가 열심히 독서하는 일뿐이다. 이른 새벽부터..

인생 2024.09.12

젊을수록 돈을 아껴라

젊을수록 돈을 아껴라 부자로 살고 싶다면 젊은 시절에 철저하게 돈을 움켜쥐어라. 부모가 부자가 아니라면 결혼식도 간소하게 하고 모든 허례허식을 물리쳐라. 나는 도대체 전세를 살고 있으면서도 아이 돌잔치를 호텔에서 하는 젊은 부부들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돌잔치가 아이를 위한 것이라는 말은 하지도 말아라. 그 아이가 기억도 하지 못할 일을 하면서 아이를 위하여 한다고? 남에게 보이거나 부모가 즐기려고 하는 것이지, 그게 어디 아이를 위해 하는 것이란 말인가. 비빌 언덕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면 결혼 후5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그 시기에 돈을 모으지 못하면 당신들은 평생 부자가 되기 힘들다. 혼인 비용을 최대로 줄이고 현금을 보유해라. 가구도 가장 싼 것으로 장만하고 그 어떤 것이건 간에 중고..

인생 2023.07.23

스트레스의 뿌리를 뽑아라

스트레스의 뿌리를 뽑아라 이미지 출처 : 서울신문 독일 풀다의 한 대학에서 건강학을 가르치고 있는 페터 악스트 교수 역시 내과의사인 딸과 함께 쓴 라는 책에서 "마라톤을 하는 대신 해먹hammock에 누워 빈둥거리거나, 스쿼시를 하는 대신 낮잠을 자는 사람이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직업상 받게 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장수하는 비결을 ‘목표를 정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심지어 너무 일찍 일어나면 온종일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며, 일찍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러나 독자들이 이런 조언에 충실히 따르며 살아간다면 장담하건대 몇년 후에 건강한 신체를 갖게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하고 있는 일은 망한 지 오래이거나, 아니면 직장에서 이미 해고되어 구직 ..

인생 2023.07.14

행복의 봄빛, 우체국 보험

행복의 봄빛, 우체국 보험 - 우정사업본부 2023년 우체국보험 체험수기 대상 수상작 -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인 데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4계절이 뚜렷하여 더욱 그러하리라. 겨울내내 꽁꽁 얼었던 땅들이 녹아 온천지가 봄빛에 졸졸 시냇물이 흐른다. 땅이 녹아 꽃잎이 삐죽삐죽거리는게 봄이 오는 소리다. 질서에 의해 자연이 움직이듯 이 마음속에 웅크려 있던 우체국보험이 새싹처럼 싹튼다. 겨울, 봄, 여름, 가을 인생의 계절이다. 위기와 기회가 연속되는 삶속에서 나와 우체국보험과의 인연은 위기에서 기회를 경험하게 하였다. 겨울을 녹이는 봄빛처럼 그렇게 우체국과 인연이 되었다. 나의 청춘은 우체국보험이다. 30세의 나이에 우체국에 입사해서 지금 60의 나이가 되었으니 이제 나의 청춘을 기록으로 남겨 나와 같은..

인생 2023.06.02

내 딸이 시집을 간다

내 딸이 시집을 간다 춤추며 박수칠줄 알았는데 눈물이 난다. 고맙고 감사한 감격의 눈물이다. 우리집 복덩이, 엄마의 분신, 엄마를 무지하게 좋아했던 꼬맹이가, 동생을 엄마처럼 챙겼던 어린시절을 거쳐, 돌변 급변 반항아가 되더니, 해보고 싶었던 공부도 원 없이 하고, 해보고 싶었던 것 욕심 많게 많이도 하더니만, 결국은 엄마의 눈과 귀와 입이 되어 엄마의 자존심으로 성장했다. 내 딸이 시집을 간다. 욕심도 많더니만 그 세월을 잘 견디어 주어 고맙고 욕심도 많아서 잘나고 잘난 신랑 데려와줘 감사하다. 가장 행복한 게 효도하는 길이니 최고로 행복한 삶을 만들어라. 지금처럼 잘 뿌리고 잘 인내하면서 감사로 주렁주렁 열매 맺는 삶이길 기도한다. 내 딸이 시집을 간다. 진분홍 꽃잔디가, 뽕끗 오른 철쭉이, 보라빛 ..

인생 2023.04.14

함께 만들어 가는 시간

함께 만들어 가는 시간 수업을 끝내고 집에 돌아가서는 늘 술을 마셨다. 취하지 않고는 그날 하루를 마무리할 수 없었다. 빈 맥주캔이 하나둘 늘어날 때마다 아까 했던 말 같지도 않은 말, 어설프게 누군가를 가르치려 했던 태도, 누군가가 최선을 다해 쓴 글을 고치고 지적했던 모습이 줄줄이 복기되었다. 나는 선생이 아닌데, 왜 선생질을 하고 있나? 수업한 날은 잠들기 직전까지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했다. 되돌아보면 그때는 '나는 글쓰기를 가르칠 자격 없는 사람' 이라는 사실을 들키는 게 싫었다. 아니, 내가 뭐라고 수업을 해. 뭐 잘났다고 앞에 나서서 글 쓰는 방법에 대해 중얼거리고 있어. 너나 잘 써, 너도 못 쓰잖아.'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도 멋지게 보이고 싶었다. 글쓰기 혹은 문학에 대해 고상한 식..

인생 2021.10.26

혼자만 착하믄 뭐하노

혼자만 착하믄 뭐하노 착하다 사람 좋다 그기 다 욕인기라 사람 알로 보고 하는 말인 기라 겉으로는 사람 좋다 착하다 하믄서 속으로는 저 축구(芻狗) 저 등신 그러는 기다 우리 강생이 등신이 뭔 줄 아나 제사 때 쓰고 버리는 짚강생이가 바로 등신인 기라 사람 축에도 못 끼고 귀신 축에도 못 끼는 니 할배가 그런 등신이었니라 천하제일로 착한 등신이었니라 세상에 두억시니가 천지삐까린데 지 혼자 착하믄 뭐하노 니는 그리 물러 터지면 안 되니라 사람 구실을 하려믄 자고로 모질고 독해야 하니라 길게 말할 게 뭐 있노 우리 강생이 그저 할배랑 반대로만 살면 되니라 하모 그라믄 되니라! 박제영(1966~) “전국 방방곡곡 안 댕긴 장이 없”(‘아라리’)다는 시인의 할머니는 술만 자시면 손자를 옆에 앉히고 신세타령이다...

인생 2021.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