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들어 가는 시간 수업을 끝내고 집에 돌아가서는 늘 술을 마셨다. 취하지 않고는 그날 하루를 마무리할 수 없었다. 빈 맥주캔이 하나둘 늘어날 때마다 아까 했던 말 같지도 않은 말, 어설프게 누군가를 가르치려 했던 태도, 누군가가 최선을 다해 쓴 글을 고치고 지적했던 모습이 줄줄이 복기되었다. 나는 선생이 아닌데, 왜 선생질을 하고 있나? 수업한 날은 잠들기 직전까지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했다. 되돌아보면 그때는 '나는 글쓰기를 가르칠 자격 없는 사람' 이라는 사실을 들키는 게 싫었다. 아니, 내가 뭐라고 수업을 해. 뭐 잘났다고 앞에 나서서 글 쓰는 방법에 대해 중얼거리고 있어. 너나 잘 써, 너도 못 쓰잖아.'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도 멋지게 보이고 싶었다. 글쓰기 혹은 문학에 대해 고상한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