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는 더위가 걷힌다는 년중 절기 중의 하나다. 처서 이후의 햇빛은 곡식을 여물게 하고 각종 과일의 단맛를 높인다고 한다. 남쪽의 친구는 처서에 세 편의 시를 보내왔다. 그 글을 읽으면서 떠오른 번뇌를 적어 본다.
삶에도 처서가 있다면 그 처서는 절기의 처서처럼 더위를 걷어가듯 외로움과 고달픔을 걷어갈 수 있을까. 더하여 삶을 살찌우고 평강과 삶의 의미를 진하게 해줄까? 내 인생의 처서는 언제일까? 내 처서는 나에게서 무엇을 걷어갈까?
내 처서 이후에는 무엇이 다가올까? 궁금하다. 절기처럼 답이 없고 다가오는 양태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처서가 지난 삶에서 무엇에 감사하고, 무엇을 바꾸어야 하고, 무엇을 가슴아파해야 하는지, 어떠한 삶의 자세를 가지고 가야 하는지 생각해 본다. 남은 인생길에 알맞는 햇빛과 적당한 비가 내려 대풍은 아니지만 후회없는 인생이 되길 빌어본다.
- 처서에 친구 박형하가 보내온 편지 - (2019.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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