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37

김산의 ‘아리랑’과 12·3 친위쿠데타

김산의 ‘아리랑’과 12·3 친위쿠데타   근래 논문과 강연을 준비할 일이 있어 김산의 자서전인 을 다시 보았다. 1984년 책이 처음 나왔을 때는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읽다가 주인공의 삶의 스케일에 읽는 내내 놀랐다. 40년이 흘러 세 번째 읽은 지금은 연구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초점을 두었다. 여러 버전의 영어판, 일역본과도 비교해 보니 새로운 사실과 서지(書誌) 정보까지 얻을 수 있어 좋았다. 관련한 언급은 후일을 기약하겠다. 아무튼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역시 처럼 독립운동사 연구의 보물창고였다. 그래서 습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칼럼도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자투리 시간에 집필 방향을 짬짬이 구상해왔다. 그런데 12월3일 밤중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됐다. 납득하기 어려운 대통령의 ..

역사 2024.12.16

여순사건과 미완의 국가

여순사건과 미완의 국가  추석 명절을 경주에서 지내고 광주대구고속도로에서 익산으로 차를 몰며, 문득 이 산하가 무덤 아닌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은 국가폭력으로 희생된 자들이 묻힌 거대한 공동묘지다. 얼마 전 여순사건 희생자들의 영혼이 떠도는 여수 만성리 용골에서 느낀 감정은 이를 더욱 생생하게 했다. 종산국민학교에 수용되어 있던 부역 혐의자 수백 명을 필두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학살되었다. 여수·순천만 해도 이런 곳이 50여 군데나 있다. 한 달 뒤인 10월19일이면 여순사건 76주기다. 과연 이 사건은 한반도 역사에서 무엇을 의미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건의 여파는 지금도 미치고 있으며, 완성되지 못한 국가를 후손들에게 물려주었다는 점이다. 희생자 수가 1200명에서 1만명일..

역사 2024.09.20

중국사 연대표

중국사 연대표 고대중국(요순/하/은) 170만년~2070 구석기,신석기,요순시대 2070 우왕, 하건국 1600 탕왕, 상건국 주와 춘추전국 1046 상멸망, 주건국 770 주 낙읍천도, 춘추시대 시작 403 전국시대 시작 진/한 통일왕조 221 진(秦) 중국통일(진시황) 206 진 멸망 202 유방, 한 건국 8년 전한 멸망, 왕망 신 건국 23년 후한 건국, 위진남북조(삼국시대+오호십이국+남북조) 154 황건적의 난 220 후한멸망 > 위 촉 오 삼국시대 280 진(晋)통일 317 동진 건국 420 동진 멸망 > 남북조 시대 수 / 당 / 송 589 수 통일 618 당 건국 960 송 건국 1127 금의 송 정복, 남송 건국 원 / 명 / 청 1234 몽골의 금 정복 1..

역사 2024.04.18

당나라와 측천무후, 양귀비

당나라와 측천무후, 양귀비 수나라는 결국 멸망하고 그 대신 당나라(618~907년)가 등장하게 됩니다. 당나라를 건국한 이연, 즉 당고조(재위: 626~635년)도 관롱집단이었습니다. 참고로 이연은 노자의 후손을 자처하며 자기가 황제가 되는 걸 정당화했다고 합니다. 당나라는 건국 직후 다소 정세가 불안정했습니다. 앞서 수나라 때 터져 나왔던 수많은 반란들을 이제 당나라가 처리해야 했기 때문이죠. 당나라 조정은 반란을 일으킨 군벌들을 차례차례 진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큰 공을 세운 사람이 바로 이연의 아들 이세민, 즉 당태종太宗(재위: 626년~649년)이죠. 이세민은 형과 동생을 살해하고,자신의 아버지까지 쫓아내 황제가 되는 패륜을 저지른 것으로 유명합니다. 패륜 행위로 정권을 잡았다 보니 이세민은 처..

역사 2024.01.07

전라도 하와이

전라도 하와이 “저어……, 이런 말 여쭤봐도 될지 모르겠는데요. 저어………… 그러니까 그게…………” 황연주는 말하기를 머뭇거리며 남편에게 눈길을 돌렸고, “무슨 얘긴데 그래? 무슨 문제든 여쭤봐. 한 선배님은 모르는 게 없으시다니까." 이태하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네에, 다른 게 아니구요, 그러니까 오래전부터 알고 싶었던 것인데, 전라도 사람에게는 물을 수가 없고, 딴 사람들한테 물으면 잘 모른다고 하는 건데요, 한 선생님이니까 안심하고 여쭤볼게요. 그게 다른 게 아니구요, 왜 전라도 사람들보고 '하와이, 하와이' 하면서 불신하고 나쁘게 생각하는지요.” 황연주가 한지섭의 눈치를 보아가며 아주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하하하…….” 한지섭이 고개까지 뒤로 젖히며 흔쾌하게 웃어대고는, “그 별명에도 아..

역사 2023.12.21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들은 왜 싸울 수밖에 없는가 유대교 숙원의 땅, 이스라엘 유대인이 세운 이스라엘은 영욕의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성경에는 약 4,000년 전 유대인의 조상 아브라함이 하나님으로부터 가나안 땅을 물려받았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가나안은 지금의 이스라엘 지역입니다. 하지만 가나안에 엄청난 기근이 닥치자 아브라함의 손자 야곱과 그의 열두 아들을 비롯한 가족은 나일강 하류인 이집트 땅에 이주해서 크게 번성했습니다. 처음엔 환영하던 이집트인은 유대인을 노예로 삼아 박해하기 시작했고 이를 피해 모세의 인도하에 유대인은 이집트를 탈출해 다시 가나안으로 넘어왔습니다. 이스라엘은 영토를 확장해 기원전 1000년경에는 예루살렘에 성전을 구축하는 등 최고의 전성시대를 누렸지만 솔로몬이 죽자 이스라엘..

역사 2023.12.04

지대용 / ‘질풍 속에서 피는 꽃’(한누리 미디어 출판)중에서

지대용 / ‘질풍 속에서 피는 꽃’(한누리 미디어 출판)중에서 광복 이후 학원가에서 주목할 만한 일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마저 이념 투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는 사실이었다. 8.15 이후 노골화하였던 좌익세력은 대한민국의 정부가 수립된 이후 강력한 우익세력 앞에서 몸을 사리고 피신하거나 더러는 월북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좌익단체에 가입한 사실은 극비에 부쳐지고 지하조직의 형태로 명맥이 유지되었다. 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시골마저 좌우세력이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는 대혼란은 학원내의 학생과 학생의 대립에 그치지 않고 교사와 교사의 대립과, 학생과 교사의 대립도 일어났다. 우익학생들은 좌익교사들에 대한 배척운동을 일으키고 좌익학생들은 우익교사들에게 적대감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사제관계는 전통적인 사..

역사 2022.12.20

신성로마제국

신성로마제국 1605년 당시의 신성로마 제국의 국장 870년 두(동서 프랑크)나라는 오늘날 네덜란드 땅인 메르센에서 전쟁을 끝내기로 합의하는 메르센 조약을 체결했어. 이 조약에 따라 중프랑크의 영토에서 이탈리아만 빼고 나머지는 동과 서프랑크가 나눠 가졌어. 동프랑크 왕국은 오늘날 독일, 서프랑크왕국은 프랑스로 발전했지. 이때 프랑크 왕국을 지배하고 있던 왕조는 카롤링거 왕조였어. 그러나 나라가 쪼개지면서 왕조의 힘은 별로 강하지 않았어. 봉건제도가 발달했기 때문에 지방정부, 즉 제후국들도 중앙정부에 충성하지 않았지. 이때는 동서 프랑크 왕국 모두 왕의 권력이 약했어. 특히 동프랑크에서는 마인츠 쾰른 등의 대주교와 작센, 브란덴부르크의 제후국 왕(대공) 등 6명이 모여 왕을 선출했단다. 왕을 뽑는 이 사람..

역사 2022.11.18

러시아와 조선의 밀월관계

러시아와 조선의 밀월관계 혁명군에 의해 자기들의 뿌리인 전주성까지 점령을 당하자 당시 고종과 그의 부인 명성황후는 정말 내리지 말아야 할 결정을 내립니다. '외국 군대를 좀 빌려 와서 이 사태를 진압하자'라는 최악의 결정을 말이죠. 결국 조선은 청나라에 원군을 요청해요. 청나라는 자기들의 '신하 국가인 조선에서 난리가 났다고 하니 당연히 조선에 군대를 지원합니다. 그런데 그런 청나라의 움직임을 가만히 보던 일본도 갑자기 조선에 군대를 파병하는 겁니다. 무슨 명분으로요? 당시 일본과 청나라 사이에 한 조약이 있었어요. '조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 양국 중 한 나라가 조선에 파병을 하면 다른 나라도 같은 수의 군대를 조선에 파병한다'라는 내용이요. 우리 입장에서는 진짜 말도 안 되는, 톈진 조약입니다. 하여..

역사 2022.09.09

미국 독립과 프랑스

미국 독립과 프랑스 1776년 7얼 4일, 필라델피아에 신대륙의 13개 식민지 대표들이 모입니다. 그리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하면서 미국의 독립을 선언합니다. 그런데 영국은 세계 최강 영국 전함 130척, 정예군 3만 명을 신대륙으로 급파합니다. 당시 미 대륙군(13개 식민지군)은 총 1만 5000명 정도로 영국군의 딱 절반 정도의 규모였어요. 영국 정예군이 도착하자마자 대륙군은 연전연패를 당합니다. 총사령관 조지 워싱턴도 어쩔 수 없이 계속 후퇴를 거듭해요. 그 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갑자기 프랑스가 영국을 향해 선전포고릏 하고 대륙군 편에 선 것이죠. 프랑스는 프랑스 식민지였던 캐나다 퀘백을 영국에게 빼앗겼잖아요. 이제 그 복수의 시간이 온 거죠. 나중에 이야기이지만 결과적으로 프랑스..

역사 2022.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