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주변을 황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의 비밀

송담(松潭) 2021. 7. 7. 17:39

주변을 황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의 비밀

 

 

연금술은 기원전 시작되었어요. 이집트는 원래 범람하는 나일강을 측량하는 것 같은 이유로 기술이 발달해 있었는데요. 여기서 황금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고, 그것이 알렉산더의 세계정복이라는 계기를 통해 그리스 철학과 만나면서 이론과 합쳐졌어요. 그렇게 시작된 연금술은 이슬람 지역으로 건너가 많이 연구되다가 중세에 들어서면서 유럽에도 널리 퍼지게 돼요.

 

연금술은 금속의 본질을 연구해 그 본질을 전환시켜서 금으로 만든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고, 그런 방향으로 연구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화학을 발전시키게 됩니다.

 

그런데 연금술은 이런 실천적인 연금술도 있지만, 비유적인 연금술도 있어요. 금속을 전환시키는 것을 비유적인 의미로 해석해서 완전무결하게 바꾼다는 의미로 보는 거죠. 사실 종교적 의미로서의 완전무결로, 이건 아마 해탈의 경지를 이르는 것일 텐데요. 어떤 사람들은 그 완전무결의 의미를 불로장생으로 이해하고, 그 비법을 찾아내기 위해 연금술에 매진했습니다. 부귀와 권세를 손에 넣은 사람이 무언가를 더 추구한다면 손에 넣은 부귀와 권세를 가능한 한 오래 누리는 거잖아요.

 

브라질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쓴 「연금술사」는 '자아의 신화'라고 표현한 자아의 성장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을 소설로 그린 것인데, 책의 내용과 연금술이 무슨 상관이지 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죠.

 

연금술은 자아의 신화를 찾아 떠난 사람에게 그 자신의 본질과 마주치게 해서 결국 깨달음을 얻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 연금술을 위해서 도구인 현자의 돌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거든요. 일단 원재료가 되는 금속이 있어야 합니다. 많은 연금술사가 원재료로 주로 납을 선택했습니다. 납은 일반적으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금속이잖아요. 그래서 「연금술사」에서도 우리의 일상이 얼마든지 금이 될 수 있는 원재료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다르게 보면 자신의 일상도 자아의 신화를 이룬 사람에게는 보물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한 것 같아요. 우리는 늘 일상에서 탈출하기를 꿈꾸잖아요. 이 뻔한 일상과 한계를 벗어나면 무언가 크게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 소설은 오히려 그 일상에 큰 보물이 숨겨져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가장 다른 점은 일상을 사는 주인공인 자아가 성장했다는 사실이죠. 그러니 연금술은 자신의 내면에서도 충분히 이룩할 수 있는 것이고요, 자신의 내면이 성장해서 자아의 신화를 이룩하면 우리 주변에 눈 닿는 것이 모두 황금처럼 빛나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 같기도 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제가 어렸을 때 읽었던 책들을 성인이 되어 다시 읽으면 새로운 걸 발견하곤 합니다. 왜 예전에는 이런 메시지가 안 보였을까요? 생각해보니 우리는 책에서 작가가 써놓은 메시지를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읽고 싶은 메시지를 읽는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나이대에 따라서 책을 읽었을 때 그 감동과 깨달음의 정도가 다른 것 같아요. 결국 주변을 황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의 비밀은 자기 내면의 성장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시한 / ‘지식 편의점(흐름출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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