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허영만 화백이 그랬다. 자기는 아무리 젊음이 좋다 해도 30대로 돌아가기는 싫다고. 늙어서도 돈 걱정 안 하고 살 수 있는 지금이 좋다고. 누구나 밥벌이는 지겹다. 대개는 한 달을 벌어 그다음 한 달을 살고 혹 누구는 하루벌이로, 또 누구는 일 년 벌이로 각자의 능력과 팔자대로 살아간다. 하루하루 밥벌이에 허덕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막연히 염원하던 큰돈이 생겼다고 치자, 그때의 기분은 아마도 이럴 것이다. 개학을 하려면 아직 제법 많은 날이 남아 있는데 방학숙제를 미리 다 해놔서 아무런 마음의 짐이나 부담이 없이 편안하게 아침 눈을 뜨고, 뜨고 나서도 한번 곱절의 편안함을 느끼며 온돌바닥에 나른히 몸을 뉘던 어린 시절 그때 그 순간 말이다. 순도 100%의 마음의 평화, 여유, 뭐 그런 것. 어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