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과 재물 그릇

송담(松潭) 2014. 3. 7. 05:08

 

 

로또 당첨과 재물 그릇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던 26세 때 로또복권 1등에 당첨돼 13억원을 거머쥔 청년갑부가 4년 만에 빈털터리로 쇠고랑까지 차게 됐다. 당첨금을 술집, 카지노를 드나들며 다 쓰자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절도 등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횡재의 저주’ ‘로또의 비극을 당한 것이다. 그는 복권 당첨이 안됐다면 정상적인 삶을 살았을 텐데라고 말했다 한다.

 

 이처럼 국내에서 로또 1등 당첨으로 인생역전은커녕 패가망신한 사례는 심심찮게 알려지고 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경제학자들이 10년간 플로리다주에서 발행하는 복권 당첨자 3500명의 재정 사정을 추적한 결과 54%5년 내에 파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에서 거액 복권 당첨자의 90% 이상이 불행한 결말을 맞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일해서 번 돈과 그냥 굴러들어온 돈을 쓰는 방식의 차이가 빚어내는 것으로 설명한다. 갑자기 일확천금을 손에 쥐면 삶의 패턴이 바뀌면서 근로 의욕을 잃고 소비 충동을 주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물론 복권 당첨 후 안팎에서 몰려드는 유혹에 휘둘리지만 않으면 더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사람마다 타고난 자기 재물 그릇이 있고, 그 그릇에 담지 못할 큰돈이 우연히 들어오면 반드시 나가게 된다. 문제는 돈이 나갈 때 조용히 나가지 않고 주변의 인간관계 파괴 등 온갖 풍파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타고난 재물 그릇의 크기도 알기 어렵다.

 

(...생략...)

 

 

 

노응근 논설위원

(2014.3.7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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