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 문화예술 66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로 본 르네상스

미켈란젤로의 로 본 르네상스 르네상스는 14-16세기에 유럽사회에 일어났던 전체적 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이름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Renaissance는 재생·부활을 뜻하고, 특히 휴머니즘의 부활을 의미한다. 14-16세기 유럽사회에는 휴머니즘, 즉 인간성의 부활을 주장하는 운동이 전체적으로 전개되었다. 이는 인간성이 살아 있었던 고대 그리스로 돌아가자는 운동이다. 이러한 르네상스 운동은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전 유럽으로 번져 나갔다. 이탈리아에는 밀라노, 토리노, 베네치아, 제노바 등의 도시국가가 발전해 있었고, 이들을 중심으로 독특한 도시문화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대표적 후원자는 잘 알려진 대로 유럽적 규모의 금융재벌 메디치 가(家)이다. 피에로, 코시모, 로렌초가 메디치..

고통스러운 상상, 질투

고통스러운 상상, 질투 남들이 나보다 잘났다고 느낄 때 시기하는 자의 비참함을 너무나 잘 보여주었던 영화가 기억난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이야기를 극화한 「아마데우스」이다. 궁정 음악가인 살리에리는 오래도록 고군분투하여 작곡한 행진곡을 황제 앞에서 훌륭하게 연주한다. 이날은 틀림없이 살리에리가 빛나야 하는 날이었다. 그의 음악이 모든 사람들의 기립박수를 받고 황제의 감탄사를 듣기로 예정된 날이었다. 하지만 행진곡의 마지막 음이 끝나자마자 느닷없이 새파랗게 젊은 모차르트가 피아노 앞에 앉더니 악보도 없이 한 번 들었던 살리에리의 행진곡을 경탄할 만큼 경쾌하게 변주까지 섞어서 연주하는 것이었다. 그 순간 살리에리의 존재는 완전히 사라지고 모차르트만이 빛나고 있었다. 그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이..

인간의 흔적이 묻은 것이 아름답다

인간의 흔적이 묻은 것이 아름답다 일본 시마네현에 아다치 미술관이 있다. 이 미술관은 1970년 기업가 아다치 젠코가 연 개인 미술관이다. 개인 미술관이지만 컬렉션이 어마어마하다. 일본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이 미술관에는 이런 소장품보다 더 유명한 것이 있다. 너른 면적에 꾸며진 정원이다. 일본 정원의 아름다움에 빠진 아다치는 전국의 유명한 정원들이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집대성해놓았다. 모두 여섯 개로 나뉜 정원에는 일본 전역의 나무와 돌이 수집되어 있다. 아다치 젠코는 92세로 죽었다. 죽기 직전까지 이 정원을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자수성가한 기업인은 자기 고향에 평생 꿈꾼 정원을 만들었다. 아다치의 정원은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는 일본 정원의 요소들을 ..

추상화

추상화 추상화에서 형태를 찾으려는 시도는 포기해야 한다. 작가에 의해 이미 해체된 형태가 보는 이의 눈에만 따로 조립될 일은 없기 때문이다. 추상은 출발 자체가 그릴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차피 상대의 이해를 구하지 않는다. 이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차창 밖에 순간적으로 스쳐 간 인상과 풍경을 그린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스쳐 간 이미지는 재현할 수 없다. 어떤 희미한 느낌만 남아 있을 것이다. 그 느낌을 표현하려면 사물의 정확한 재현이 아닌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느낀 것을 추상으로 풀어내려는 작가의 고민을 이해하게 된다. 결국 추상화는 '의도성'이 매우 강한 그림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 의도가 형태에 없을 뿐이다. 다른 요소로 대체하고 있는 ..

오드 메종

오드 메종 우리가 하는 일이 곧 세계 최고인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오드 메종(ODE Masion)' 내부의 아름다움과 갖추어 놓은 오디오 기기의 수준을 보면 최고란 수사가 공허하지 않다. 요즘 화제가 되는 핫 플레이스가 많은 세계 도시의 예를 들 때, 슬슬 서울이 등장하는 추세와도 통한다. 적어도 오디오를 판매하고 즐기는 영역에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수준을 실현했다. 실체가 없는 자부심이란 꾸며 낸 억지이기 십상이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의 문화 도시에서나 있을 법한 최고의 상태를 서울에서 경험하게 되는 감회는 각별하다. 단언컨대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 가장 멋지고 본격적인 오디오 숍은 서울 신사동에 있다. 오드가 있어 서울이란 도시의 매력을 하나 더 더했다고 해도 좋다. 소리의 황홀을 경험할..

스타필드

스타필드 눈이 즐거운 곳에선 발걸음도 느려진다 하남시 쪽 올림픽 대로의 끄트머리는 많은 차량으로 유난히 혼잡하다. 2016년 가을 이후부터 주말이면 이곳은 교통이 마비되곤 한다. '스타필드 하남'이 들어선 이후의 변화다. '복합쇼핑몰'이라는 애매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 낯선 건물은 생기자마자 화제로 떠올랐다. 도대체 스타필드가 무엇이길래 이토록 많은 사람이 찾는 것일까. 유명 브랜드의 프리미엄 때문일까? 아니면 그동안 마땅한 쇼핑몰이 없었던 이 지역의 기대감 때문일까? 볼거리, 놀 거리, 먹을거리가 한 자리에 갖추어져 있다는 기능적 편의성 때문일까? 어떤 이유이든 새로 생긴 쇼핑몰은 돌풍을 일으키며 곧 여러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현재 고양시를 거쳐 위례시와 부천시에서는 '스타필드 시티'라는 이름으로 성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