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詩, 글

고양이 같은 봄이 달려듭니다

송담(松潭) 2024. 4. 25. 11:25

고양이 같은 봄이 달려듭니다

 

닭 잡으러 가는 고양이 동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요. 얼마나 살금살금 가는지.. 풀잎을 스치는 바람 소리도 들릴만큼 조심스럽게 다가가더군요. 그러다가도 닭이 조금이라도 낌새를 챈 것 같으면 바로 얼음이 돼요. 숨도 참는 것 같더라고요. 침 삼키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긴장된 순간이 지나고 지척이 되면 확 덮치는데요. 봄이 꼭 닭잡으러 오는 고양이처럼 다가옵니다. 아직 달려들지는 않았지만 곧 "잡았다.” 하고 외칠 거예요. 그러면 천지 사방이 다 놀라서 진달래, 개나리 화들짝 피고 벚꽃 휘날리며 꽃들이 난장을 부리겠지요. 그렇게 푸닥거리를 하고 나면 초록이 내려옵니다.

 

김창완 /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중에서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연두빛

(2024.4.24 산책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