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 램프 증후군
『천일야화』의 이야기 중 하나인 '알라딘과 요술 램프'에서, 주인공 알라딘이 곤경에 처했을 때 램프를 문지르면 요술 램프 속 요정 지니가 나타나 어려움을 해결해 준다. 램프 증후군은 이렇게 램프의 요정을 불러내 소원을 비는 것처럼, 현대인이 수시로 무의식 속의 걱정거리를 끄집어내서 불안해하고 근심하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쓸데없는 걱정으로 치부하는 것들을 수시로 진지하게 걱정한다고 해서 '과잉근심 증후군'이라고도 하며, 뚜렷한 주제 없이 잔걱정이 가득한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 '범불안장애'로 분류되기도 한다.
물론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두 가지 이상의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가며, 그 자체는 지극히 정상이다. 많은 전문가는 ‘정보 과잉'이 현대인의 불안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이라고 말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국내 뉴스는 물론이고 먼 나라의 지진이나 테러 등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하고, 수많은 미디어가 범죄, 건강, 고용, 자산, 재해 등 불안감을 조장하는 정보를 쏟아낸다. 불안의 원인을 다 제거할 수는 없다. 다만, 불안은 소금과 같다는 말을 기억하자. 적당한 양은 음식의 맛을 돋우지만, 너무 적거나 많으면 음식을 망친다.
류미정 기자(아낌없이 주는 나무 2022.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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