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하는 썰렁해진 감정으로 닫힌 문만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검사의 90퍼센트 이상이 반공주의자이고, 보수주의자이고, 출세주의자라는 말을 그는 새삼스럽게 곱씹고 있었다. “이 검 이야기 들었소. 헌데, 그 생각을 바꿀 생각은 없소?" 이튿날 일찍 부장검사가 이태하를 불러 물었다. 예상했던 대로 신속한 대응이었다. “부장님, 대기업의 그런 불법 행태는 사회불만을 증폭시키고, 그래서 사회불안을 가중시켜서 결국은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반사회적, 반국가적, 반국민적 만행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번에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수사해서 엄벌해야만 다른 모든 기업들의 행태도 근절될 것이고, 국민적 호응도 받고, 국가도 정상 발전을 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이태하는 미리 정리해 두었던 말을 한달음에 쏟아놓았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