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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면 안 되는 까닭

부자가 되면 안 되는 까닭  (...생략...)  나는 식구회의 때, 자식들에게 한평생 소박하고 가난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가끔 한다. 이오덕 선생님 말씀처럼, 가난해야 물건을 귀하게 쓰고, 가난해야 사람다운 정을 가지게 되고, 그 정을 주고받게 된다. 먹고 입고 쓰는 모든 것이 넉넉해서 흥청망청 쓰기만 하면 자기밖에 모르고, 게을러지고, 창조력이고 슬기고 생겨날 수 없다. 무엇이든지 풍족해서 편리하게 살면 사람의 몸과 마음이 병들게 되고, 무엇보다도 자연이 다 죽어버린다.  (...생략...)  우리 자식들이 부자가 되면 안 되는 까닭은 하늘에 떠 있는 별만큼이나 많다. 한 사람이 부자가 되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이 가난해질 테니까. 정직하게 땀 흘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우습게 여길 테니까...

홍세화/'생각의 좌표'중에서

홍세화/'생각의 좌표'중에서   학습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지적 인종주의'라는 말로 학업 성적이 부진하다는 이유 때문에 사회적으로 차별하는 것에 일침을 가했다. 우리는 피부 색깔을 선택해서 태어날 수 없듯이 두뇌를 선택할 수 없다. 두뇌의 용량과 기능은 사람마다 다른데 오로지 문제풀이와 암기 능력이 뒤떨어진다는 이유로 차별하고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면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고 억압하는 인종주의와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는 오로지 암기나 문제풀이 능력으로 학생을 평가할 뿐 감수성이나 사람됨에 대해선 거의 무시한다. 우리는 어린 학생들에게 등급과 석차를 매기는 것을 당연시한다. 아직 미성년자들에게 거리낌없이 '너는 1등이다', '너는 35명 중에 35등이다' 라고..

최근 읽은 책 2024.05.15

자연인간 김학영

자연인간 김학영  김학영 형(兄)은 82년 광주에서 처음 만나 42년의 세월이 흘렀고 동문은 아니지만 제가 1년차 후배이며 경주 김가(계림군파)에 같은 항렬입니다. 제 족보 이름은 ‘金學?’입니다. 형은 고시(高試)공부를 하면서부터 제가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으로 혈기 왕성했던 학창시절엔 술 마시고 소란을 피워 파출소에 끌려갔던 추억이 있습니다. 소란을 피운 동기는 저희한테 있었지만 술집 주인이 과잉 처벌을 주장해서 큰일 날 뻔했던 사건이었는데 그때 파출소에서 형은 밤새로록 굴하지 않고 항변했습니다. 불의에 굴하지 않은 기질은 이미 그때부터였습니다.  형이 행정고시를 합격한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행시를 준비하던 중 7급 공채로 재무부 이재국에 근무하면서 행시에 합격하였으나 3차(면접)에서 탈락한 불운..

신변잡기 2024.05.14

가슴 벅찬 성취(成就)와 기쁨의 인생

가슴 벅찬 성취(成就)와 기쁨의 인생  김창민! 희말리아 랑탕 트레킹 체르고빌 4,994m 정상에 오르다!(2024.5.4)  드디어 히말리아에 올랐습니다. 인간승리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만약 제가 할 수 있었다면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김창민팀장님 위대합니다. 멋집니다. 축하합니다.(2024.5.11)   나의 친구(선후배, 지인 등) 중에는 내 입장에서 보면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몇 분 있습니다. 그중 한 사람이 김창민팀장님(광주광역시 노사협력담당관실)입니다. 김창민팀장님은 제 주변에서 가장 시공간(時空間)을 잘 활용하는 사람으로서 지리산 종주를 무려 79번이나 했고 평상시 잠깐이라도 틈이 나면 짜투리 시간을 적극 활용하여 주변의 산을 오르는, 보기 드문 열정맨..

모란을 능가하기에 충분한 꽃, 작약

모란을 능가하기에 충분한 꽃, 작약  이웃집 토부다원 박윤규사장 사모님께서 정원 작약꽃밭에서 봉오리만 맺힌 작약을 한 아름 안고 왔습니다. "비가 많이 내린다는데 작약이 비를 맞으면 금방 시들어버리니 집안에 꽃꽂이를 해놓고 보면 더 오래 꽃을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항아리 꽃병에 봉오리만 맺혀있는 것이 차츰 잎이 열리더니 화려하게 꽃을 피워내기 시작했습니다. 집사람은 작약을 바라보며 ‘꽃중에 꽃’이라는 모란보다 더 예쁘다고 탄성했습니다. 센스있는 이웃 때문에 집안에서도 화창한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2024.5.7)   제국대장공주와 작약 마당 한 귀퉁이에 붉은 작약이 피었다. 진분홍 꽃잎이 매력적이다. 작약과 모란은 사촌간이지만, 모란은 크고 화려한 색깔의 꽃을 자랑하는 나무이고, 작약은 상대적..

전원일기 2024.05.07

이기호 / ‘눈감지 마라’중에서

이 아버지를 보라 “네 아버지가 점점 개가 돼가는 거 같다.” 지난달 중순 무렵, 정용의 어머니는 전화를 걸어와 대뜸 그렇게 말했다. “왜요? 또 두 분이 다투셨어요?” 정용이 묻자, 어머니가 한숨을 내쉬면서 대답했다. “싸우긴 뭘, 말 상대가 돼야 싸우기라도 하지... 이건 뭘...그냥 개라니까, 개.” 원체 입이 건 어머니이긴 하지만, 사실 정용 또한 아버지를 볼 적마다 속으로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선인장이나 화초, 밑동이 단단한 나무처럼 좋은 것들 대신 자꾸 개가 떠올랐다. 아버지가 58년 개띠라서 그런가? 하지만 정용의 아버지는 여타 다른 아버지들처럼 인간과 개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상까지 술을 마시는 사람도 아니었다. 정용은 동네의 몇몇 그런 아버지들을 알고 있었다. 술만 마시면 '그..

절정의 순간

절정의 순간  매일 아침운동을 하면서 우리동네 ‘솔향기 나는 집’ 정원에 들립니다. 이집은 세컨 하우스여서 이 시간에는 주인장이 없습니다. 평상시는 정원 여기저기에 위치한 수석들을 감상하면서 돌들의 배치가 어떻게 새롭게 변했는지 살핍니다. 주인장의 독특한 취미가 만들어낸 이곳의 돌과 수석들은 모두 작품입니다. 저마다 풍미(風味)와 서사(敍事)를 갖춘 듯합니다. 오늘은 큰 바위돌을 휘감고 꽃을 피운 개복숭화(?) 나무를 보았는데 참으로 조화롭고 아름다웠습니다. 처음에 정원을 만든 주인이 의도적으로 연출하였을 터인데 자연 속에 그린 한 폭의 동양화 그대로입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정원의 품격이 한껏 고조(高調)됩니다.  이 풍경을 보면서 인생에 있어 이러한 ‘절정의 순간’은 한 두 번일 것인데 자연에서는 매..

전원일기 2024.04.24

중국사 연대표

중국사 연대표 고대중국(요순/하/은) 170만년~2070 구석기,신석기,요순시대 2070 우왕, 하건국 1600 탕왕, 상건국 주와 춘추전국 1046 상멸망, 주건국 770 주 낙읍천도, 춘추시대 시작 403 전국시대 시작 진/한 통일왕조 221 진(秦) 중국통일(진시황) 206 진 멸망 202 유방, 한 건국 8년 전한 멸망, 왕망 신 건국 23년 후한 건국, 위진남북조(삼국시대+오호십이국+남북조) 154 황건적의 난 220 후한멸망 > 위 촉 오 삼국시대 280 진(晋)통일 317 동진 건국 420 동진 멸망 > 남북조 시대 수 / 당 / 송 589 수 통일 618 당 건국 960 송 건국 1127 금의 송 정복, 남송 건국 원 / 명 / 청 1234 몽골의 금 정복 1..

역사 2024.04.18

레이차를 만들며

레이차를 만들며 아침마다 레이차擂茶를 한잔 마신다. 레이차는 풀을 갈아 마시는 차이다. 이렇게만 쓰면 자연으로 돌아가다 못해 아무 풀이나 뜯어먹는 지경에 이르렀나 싶겠지만 레이차는 중국의 오랜 전통이 축적된 세련된 음료이다. 자연친화적일 뿐 아니라 영양가도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각광을 받기 시작한 첨단 유행식품이기도 하다. 레이차의 '레이'는 한자로는 갈 뢰擂를 쓰는데 손 수手옆에 천둥 뢰雷가 합쳐진 글자이다. 그래서 영어로는 ‘천둥차밥thunder tea rice’ 으로 불린다. 찻물에 곡류를 넣어 한 끼 식사처럼 먹기도 하기 때문이다. 보통 녹차가 찻잎을 우려서 마시는 데 반해 레이차는 먹을 수 있는 온갖 풀과 나뭇잎으로 만든다. 녹차는 이뇨작용을 일으키기 때..

조용헌 / ‘내공’중에서

진도의 '나절로' 선생 사진출처 : 남도일보 나절로 선생은 진도 임회면의 여귀산(女貴山, 457m) 아래 산다. '산부재고유선즉명山不在高有仙則名”이라 했다. 산이 높다고 좋은 게 아니라 그 산에 신선이 살아야 명산이라는 뜻이다. 여인의 유방처럼 유두도 달린 형상인 여귀산 자락에 사는 나 선생은 '한국의 소로Thoreau'다. 미국의 월든 호숫가에서 오두막집을 짓고 살았던 소로는 45세에 죽었지만, 나 선생은 60대 중반에 여전히 건강하다는 점이 다르다. 소로는 오두막집에서 몇 년 살다가 도시로 나갔지만, 나절로는 평생 여귀산 아래의 연못을 떠나지 않고 우직하게 살고 있다. 나절로는 이름이 아닌 호다. 본명은 이상은이다. '내 방에는 시계가 없소. 내 방에는 거울이 없소. 내 방에는 달력이 없소..

카테고리 없음 2024.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