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97

시시포스의 형벌

시시포스의 형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시포스는 뛰어난 인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신의 미움을 사 벌을 받게 됩니다. 그 유명한 시시포스의 형벌입니다. 형벌의 내용은 커다란 바위를 언덕위로 굴려 올리는 형벌입니다. 그런데 기껏 굴려 올린 바위는 중력의 힘 다시 굴러떨어집니다. 시시포스는 언덕을 내려와 다시 바위를 굴려 올립니다. 이것을 영원히 반복해야 하는 것이 시시포스의 형벌입니다. 이 이야기는 다양한 상징이 있습니다. 시시포스는 무엇을 상징할까요? 당연히 인간을 상징합니다. 바위는 일 혹은 노동을 상징합니다. 인간은 생존하기 위하여 평생 일을 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이때 일이 형벌이 되는 것은 무용하기 때문입니다. 반복되는 무용한 노동은 형벌이 됩니다.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직장인의 삶이 그렇습니다...

철학 2014.01.23

운명을 사랑하라

운명을 사랑하라 니힐리즘(nihilism)은 라틴어 니힐(nihil)에서 왔다. 니힐은 허무라는 뜻이니, 니힐리즘은 허무주의라고 옮길 수 있겠다. 1800년대 니힐리즘은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사상으로 통했다. 왜 그랬을까? 종교나 도덕은 사회의 뿌리를 이룬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관한 잣대를 사람들에게 일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니힐리스트들은 사회를 지탱하는 믿음들에 코웃음을 쳤다. 기독교 성경의 가르침이 옳다는 근거는 어디 있는가? 왜 우리는 황제에게 충성해야 하는가? 왜 사람들은 귀족과 평민으로 나뉘어야 하는가? 꼼꼼히 따져 보면 이 모두가 근거 없는 믿음일 뿐이지 않는가? 우리가 믿고 따르던 모든 질서와 가치는 근거가 없다. 따라서 허무하다. 니힐리스트들은 사회를 뿌리부터 흔..

철학 2013.12.22

자아이상이 강한 사람, 초자아가 강한 사람

자아이상이 강한 사람, 초자아가 강한 사람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세계를 설명하면서 그 구조적 본질로 이드Id와 자아Ego 그리고 초자아Superego라는 세 개의 개념을 제시했다. 이드란 영어의 ‘it’에 해당하는 말로 자아를 점령하고 있는 무의식을 의미한다. 자아란 자신의 욕망대로 움직이려는 원초적 욕구의 덩어리이며, 초자아란 어린아이가 현실의 의의를 깨달아가면서 생성된 자기 보호적 욕구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드 속에서 자아는 현실을 떠나서 자신의 기쁨만을 향한 무의식적 욕구의 실체이며, 초자아는 현실의 규범 속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아를 현실의 원리에 맞도록 억제하려는 무의식적 욕구가 되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위 세 개념 외에 훗날 ‘자아이상’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추가한다. 프랑스 여류 정..

철학 2013.09.09

여백

여백 한 미술애호가가 유명 작품 전시회를 방문합니다. 예술적 정열이 가득한 명화들과 해박하고 맛깔스러운 큐레이터의 해설이 어우러지며 그의 안목은 한층 넓어지고 깊어집니다.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봄날의 들국화처럼 피어날 때쯤, 맞은편에 걸려 있는 한 대형 그림이 그의 시야로 들어옵니다. 양 옆으로 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유명 화가의 초상화가 결려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이 작품이 이 미술관의 ‘오늘’을 만들어 준 대표작으로 보입니다. 발걸음을 재촉하여 가까이 다가섭니다. 그런데 자세히 그림을 감상하려던 방문객의 얼굴에 당황함이 스쳐 지나갑니다. 그림이 거물급인 것은 확실해 보이는데, 그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 안에는 하얀 종이만이 값비싸 보이는 그림틀을 채우고 있..

철학 2013.08.15

인간의 모든 행동에는 생물학적인 이유가 있다

인간의 모든 행동에는 생물학적인 이유가 있다 자신이 낳은 영아를 살해한 뒤 지하철 역사 화장실에 버린 혐의로 여자 고등학생이 경찰에 검거됐다. A양은 경찰조사에서 ‘친구나 가족에게 임신 사실이 알려지는 게 부끄러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mbn 뉴스, 1012.8.29. 이러한 기사를 접할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세상에 나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허망함의 극치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지금가지 우리가 적용시켜 왔던 사회적 척도로 보면, 갓 태어난 아이를 죽이는 행위는 윤리적 지탄의 대상이 됩니다. 여고생은 미록 미성자이지만 법적으로도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자연선택이라는 진화론의 원리에 따르면 영아살해는 개체의 생식적 성공을 위해 필 수 불가결 것으..

철학 2013.08.12

지금 우린 ‘염려사회’에 살고 있다

지금 우린 ‘염려사회’에 살고 있다 TV를 틀면 유명 원로 연예인의 익숙한 목소리가 자주 들린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습니다.” 여러 가지 조건에서 보험을 들기가 만만치 않은 노년층을 상대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유혹하는 광고의 한 대목이다. (...생략...) 미래에 대한 염려를 조장하고 그 염려를 보험으로 완화시키라는 자본의 유혹이 무섭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돌아보자. 과연 노인들만 미래를 염려하고 있는가? 초등학생에서부터 중학생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은 특목고나 자사고에 갈 수 있을지를 염려하고, 고등학생들은 명문대에 갈 수 있을지 염려하고 있으며, 대학생들은 취업을 할 수 있을지를 염려하고 있다. 심지어 직장인들은 실직이나 당하지 않을지, 혹은 너무 이른 은퇴 뒤의 삶이 어떨지 염려하고 있다. 지금 우리..

철학 2012.07.09

지속하는 시간들

지속하는 시간들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1859~1941)은 현대 철학자 중 시간문제를 가장 깊이 있게 탐구한 사람이다. 「시간과 자유의지」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박사 논문에서 그는 시간을 일반적인 과학적 시간이 아니라 내재적인 의식의 흐름으로서, 양으로 측정하거나 쪼갤 수 없는 삶의 경험으로 다루고자 했다. 시계는 시간의 경과를 시계 바늘 사이의 거리로 보여준다. 이는 시간의 경과를 공간화한 것으로, 사람들은 시계를 통해 자신이 시간을 얼마나 썼는지 혹은 낭비했는지를 시각적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시계 바늘은 동일한 시간만큼만 흘러가고 기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짝사랑하던 사람과 첫 데이트를 하던 놀이동산에서의 10시간과 출장길에 타고 가는 비행기에서의 10시간은 결코 같을 수 없다. 베르그송은 시..

철학 2012.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