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97

쾌락을 통해 행복의 나라로

쾌락을 통해 행복의 나라로 신이 없다니...... 신을 지표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다. 그렇다면 뭘 믿고 뭘 위해 살아야 하나? 해결책은 두 가지밖에 없다. 신에 의존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거나, 아니면 묵묵히 고통을 견디거나 둘 중 하나다. 앞의 방법을 선택한 사람이 에피쿠로스(Epicouros, 기원전341?~270?)다. 신을 대신할 만한 가치의 기준을 찾아라. 에피쿠로스가 생각한 기준은 쾌락이었다. “쾌락은 축복받은 삶의 시작이요 끝이다.” 쾌락이 바로 선이다. 맛있는 음식이 주는 쾌락, 즐거운 노래에서 얻는 쾌락, 아름다운 모습에서 느끼는 쾌락이 없다면 행복은 대체 어디에 있으며 선이란 무엇이겠는가? 에피쿠로스는 이렇게 반문하면서 식욕에서 모든 선이 시작된다고 보았다. 그 때문에..

철학 2007.08.13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죄와 벌〉은 죄보다 벌에 관한 작품이다. 분량만 보아도 그렇다. 에필로그를 포함하여 모두 7부로 구성된 이 작품에서 죄는 1부에 다 드러난다. 나머지는 모두 지옥 같은 벌에 대한 설명이다. “단테처럼 도스토예프스키는 인간 지옥의 모든 단계를 통과한다. 그런데 이 지옥은 〈신곡〉의 중세적 지옥보다 더 끔찍하다.” 모출스키의 말이다. 돌아보자. 죄가 무엇이었는지. 그래야 벌을 안다. 라스콜리니코프의 죄는 자만이었다. 그것은 원초적 죄로서 모든 악행과 범죄가 여기에서 나온다. 기독교적 사변이다. 그럼 벌은 무엇인가? 〈구약성서〉에서 신은 아담과 이브에게 선악과를 따먹으면 그 벌로 “정녕 죽으리라”고 했다. 그런데 그들이 막상 선악과를 따먹자 죽이지 않았다. 추방했다. 그럼 성서는 처..

철학 2007.06.03

운명은 미리 정해져 있는가?

운명은 미리 정해져 있는가? 사람에게 운명이 있을까? 운명이란 ‘인간을 지배한다고 생각되는 필연적이고 초월적인 힘, 또는 그 힘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여러 가지 일이나 상태’를 말하며, 운명론이란 ‘모든 자연 현상이나 사람의 일은 이미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변경할 수 없다고 믿는 이론’이다. 어렸을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사람의 운명이 적힌 책과 그 책을 지키는 신선이 있었다. 어느 여름날 한 사람이 길을 가다가 커다란 나무 그늘 밑에서 장기를 두는 두 노인을 발견했다. 두 노인은 옆에 사람이 있는 줄도 모른 채 장기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그 사람은 두 노인 옆에 책 한 권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그 책을 들춰 보았다. 책 안에는 사람의 이름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고 그 밑에 숫자가 적혀..

철학 2007.03.10

우발성‘continggency’과 ‘필연성necessity’

우발성‘continggency’과 ‘필연성necessity’ 철학 개념으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개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발성‘continggency’이라는 개념과 ‘필연성necessity’이라는 개념이지요. ‘contingency’라는 말은 ‘접촉하다’나 ‘만나다’를 의미하는 'contact'와 어원이 같은 말입니다. 그래서 우발성이라는 말은 두 가지 사건이 만났을 때, 우리는 이런 사태를 ‘우발적이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필연성’은 두 가지 사건이 만났을 때, 비록 겉으로는 우연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어떤 모종의 질서나 목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필연성의 철학과 우발성의 철학! 이것은 매우 전형적인 철학의 두 가지 경향입니다. 어떤 사람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철학 2007.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