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SNS 때문이다 이게 다 SNS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雲谷 운곡 길고 긴 추석을 보내고 나니 한 해가 거의 다 끝나가는 느낌이 벌써 든다. 낮에는 여전히 따뜻한 기운이 넘치지만 바람이 불거나 그늘에만 들어서도 소매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은 차다. 떨어지는 은행의 구릿한 냄새들이 영락없는 가을.. 아름다운 詩, 글 2017.10.19
10월의 마지막 밤 10월의 마지막 밤, 나는 낭만에 푹 빠져버릴 거야 그런 날이 있다. 미친 짓이라도 해야 미쳐버리지 않을 것 같은 밤. 일 년에 한번쯤. 납득할 만한 이유도, 납득해야 할 필요도 없이.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동그만 할미꽃이 되고픈 밤. 산에 살면 벚꽃이 하르르하르르 지는 봄날이, 바닷가라면 갯강구마저 달빛에 취한 백중사릿날이 그날일 게다. 도시에 산다면, 아마 시월의 마지막 밤이 아닐까. 오늘 밤엔 무언가를 해야만 할 것 같다. 하릴없이 마음이 달뜨는 밤, 감상에 푹 젖어 무지근한 발길로 스며들 만한 곳을 찾아보자 2008.10.31 한국일보 아름다운 詩, 글 2017.10.01
완벽하지 않은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완벽하지 않은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이미지 출처 : 꿈나라 천사 저녁 무렵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나뭇가지 하나가 부러져 떨어져 있었다. 너도 완벽하기 위해 버티고 있었지만 결국은 부러졌는지 모른다. 아무도 없는 공원에 혼자 떨어져 있어 그런지 측은해 보였다. 다음 날 아.. 아름다운 詩, 글 2017.09.26
너라는 존재 너라는 존재 너다. 내 인생의 감정선은 모두 너를 향해 흐른다. 너를 매만지면 뜨거운 감정이 살아 숨쉰다. 너의 내음은 달콤하다. 포근한 품은 태양처럼 뜨겁다. 매번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자태다. 그렇게 나는 너라는 사람에게 빠져 새하얀 색으로 가득 채워진다. 너라는 색에 물들어 서서히 변할 수 있도록. 예전의 구겨진 기억들은 너라는 존재로 말끔히 펴진다. 잊고 지낸 심장의 두근거림은 나의 귓가에 메아리로 울려 퍼진다. 나의 넘치는 여유는 오로지 너라는 존재로 매워진다. 그게 너다. 편안한 당신이 그립다 편안한 당신이 그립습니다. 정다운 목소리로 오랫동안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며 유쾌하게 나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사람. 기다림이 설레고 만나면 유쾌한 사람. 따뜻한 온기를.. 아름다운 詩, 글 2017.09.15
메밀꽃 필 무렵 메밀꽃 필 무렵 출처 : http://photopark.tistory.com/747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팔십 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 아름다운 詩, 글 2017.02.22
낭만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단군 이래 최악의 불경기에다가 최순실 게이트까지 겹쳐 어수선하고 스산한 어느 날, 택시 안에서 ‘영원한 낭만 가객’ 최백호가 부르는 ‘낭만에 대하여’를 듣노라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궂은 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 아름다운 詩, 글 2017.01.17
무지개다리 무지개다리 옆집 부부가 슬피 운다. 듣자 하니 강아지가 하늘로 떠나 화장(火葬)하고 오는 길이라고 한다. 몽골에선 개가 죽으면 꼬리를 자르고 땅에 묻는다. 다음 생애에는 인간으로 태어나라는 거다. 다만 강아지로선 사람으로 환생하는 게 복일까. 재앙일까. 아, 나는 잘 모르겠다. 반.. 아름다운 詩, 글 2016.12.19
잠을 자는 연꽃, 수련 잠을 자는 연꽃, 수련 덥습니다. 무지하게 덥습니다. 그야말로 찜통더위입니다. 여름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으니 더운 것은 마땅합니다.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하여 그런 것이려니 하며 받아들이려 해보는데 몸과 마음이 몹시 버겁습니다. 무엇을 참는 것에는 이골이 난 사람이라.. 아름다운 詩, 글 2016.08.02
알맞게 비가 내리는 날에는 알맞게 비가 내리는 날에는 ‘소박하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소박하게 살고 싶은 마음도 간절합니다. ‘소박하다’는 것은 꾸밈이 없고 까다롭지 않음을 일컫습니다. 꾸밈이 없으니 거짓이 있을 수 없고, 까다롭지 않으니 무던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소박하게 산다는 것은 거짓 없.. 아름다운 詩, 글 2016.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