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밤
10월의 마지막 밤, 나는 낭만에 푹 빠져버릴 거야 그런 날이 있다. 미친 짓이라도 해야 미쳐버리지 않을 것 같은 밤. 일 년에 한번쯤. 납득할 만한 이유도, 납득해야 할 필요도 없이.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동그만 할미꽃이 되고픈 밤. 산에 살면 벚꽃이 하르르하르르 지는 봄날이, 바닷가라면 갯강구마저 달빛에 취한 백중사릿날이 그날일 게다. 도시에 산다면, 아마 시월의 마지막 밤이 아닐까. 오늘 밤엔 무언가를 해야만 할 것 같다. 하릴없이 마음이 달뜨는 밤, 감상에 푹 젖어 무지근한 발길로 스며들 만한 곳을 찾아보자 2008.10.31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