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궁화 지교헌 나는 아침에 일어나 발코니로 나갔다가 무궁화가 두어 송이나 피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일이 있다. 꽃송이는 손바닥처럼 넓은데다가 화심(花心)은 진홍 색깔이고 새하얀 꽃술이 의젓한 자태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해 늦여름 겨우 1년생밖에 되지 않는 어린 가지를 꺾어다 화분에 꽂아 놓은 것이 꽃을 피운 것이었다. 어려서부터 무궁화를 보면서 자랐고 백발이 된 오늘날에도 공동주택 주변에서 여러 가지 품종의 무궁화를 보면서 살고 있지만 그처럼 우아한 자태를 갖춘 무궁화는 일찍이 본 일이 없었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신라시대부터 근화향(槿花鄕)이니 근역(槿域)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고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일제 강점기에는 벚꽃[櫻花]이 나라꽃인 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