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 38

호칭에 대하여

호칭에 대하여 인간관관계에서 상대를 어떻게 불러주는가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다. 물론 직장에서는 직책에 따라 호칭을 하지만 특별한 직책이 없는 사람도 비공식적인 호칭을 정하여 불러주면 기분이 좋아지고 사기가 올라간다. 나는 낙향 후 바뀐 직장에서 일반 직원이라도 나이가 많거나 조직에 비중 있는 직원에 대해서는 직책에 상관없이 팀장, 실장 같은 비공식 명칭을 만들어서 직원들이 그렇게 부르도록 했다.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하고 공식 직책을 가지고 있는 일부 간부급 직원들은 자신의 소속하에 있는 하급 직원이 자신과 같은 명칭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은근히 불만을 갖기도 했다. 나의 이러한 선견지명(?)은 한참 후에 공직사회 전반에 도입되었다. 예를 들어 계장, 과장의 보직이 아닌 일반직원들을 ‘주무관’으로 호칭하..

신변잡기 2018.12.10

인생의 스승이 전하는 말

인생의 스승이 전하는 말 옛 직장의 상사이자 인생 선배이신 운해 이용린 국장님으로부터 안부 전화가 왔다. 더위가 한참 일 때에 “이 무더위에 어떻게 지내느냐?” 오늘은 “순천에 비가 많이 왔다는데 피해는 없느냐?” 전화를 받으면서 나는 쩔쩔맸다. “제가 먼저 안부를 물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그분은 정년퇴직하신지 16년, 나와 12살 띠 동갑이다. 낙향하여 처음 만난 직장상사로서 나에겐 스승 같은 분이시고 지금까지 선연(善緣)을 이어가고 있다. 오늘따라 그분께서 언젠가 내게 들려주신 얘기가 생각난다. 루게릭병이라는 희귀한 병을 앓으며 죽음을 앞둔 ‘모리 슈위츠’ 사회학 교수와 ‘미치’라는 제자가 매주 화요일에 ‘인생의 의미’라는 주제로 나눈 대화 중 일부이다. “내가 묻힐 곳을 골랐다네.” / “어딘데..

신변잡기 2018.08.28

클래식 음악의 문을 두드리며

클래식 음악의 문을 두드리며 나는 음치(音癡)여서 노래 부르기를 기피한다. 음정박자를 맞추지 못해 재직시절 가끔 회식자리에서 노래를 불러야 할 경우 노래 대신 간단한 유머를 소개하기도 했다. 노래를 부르는 것은 내게 곧 스트레스였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몸이 저절로 율동을 탄다는 어떤 사람들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 그렇지만 음악을 듣기는 좋아한다. 다만 장르가 너무 편향적이고 요즘 아이돌의 노래는 가사를 알아들을 수가 없어 흥미가 없고, 구세대 사고방식 그대로여서 아직도 추억의 팝송이나 7080 가요만을 주로 듣고 있다. 고교시절에는 팝송에 빠져 엘비스프레슬리, 탐존스, 클리프 리차드, 앵글버트 험퍼디크, 존 댄버, 나나무스꾸리 등 팝송가수에 열광했고, 라디오 음악방송 ‘별이 빛나는 밤에’는 시험기간에도..

신변잡기 2018.06.14

전라도 편견에 대한 몇 가지 생각들

전라도 편견에 대한 몇 가지 생각들 내가 처음 전라도 편견의 파편을 맞은 것은 경상도에서 군대생활 3년을 하던 중에 어떤 주민으로부터 들었던 얘기. “전라도 사람 같지 않다”였다. 전라도 사람은 뭔가 문제있다는 인식의 보편화! 이건 나에게 아픈 상처가 되었다. 그 후 서울에서 12년 직장생활을 하면서 직장의 요직에 있는 상사들은 거의 경상도 사람으로 포진되어 있었고 (그러나 경상도 동료들과는 인간적으로 전혀 거부감 없이 친하게 지냈다.) 어쩌다 술집에 가면 웨이터들 상당수가 전라도 친구들이 많았는데 그들이 ‘전라도 사람’이라는 것을 숨기려고 했던 것을 보면서 비감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이처럼 고착화되고 왜곡된 편견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역사성을 찾아보았다. 물론 나의 짧은 실력이고 편견이며 정확한 근거..

신변잡기 2017.12.07

아직도 주책 떠는 남자들

아직도 주책 떠는 남자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말은 여자들이 모이면 요란스럽다는 얘기다. 그러면 남자 셋이 모이면 어떨까? 남자들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이야기를 하다보면 여자, 성(性, sex)에 관한 얘기가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젊은이들부터 늙은 노인들까지 마찬가지다. 갑자기 서울 파고다공원에 앉아 있는 쓸쓸한 노인의 머릿속에도 여자생각이 깃들어있는지 궁금해진다. “그 나이에 아직도... 그것을 갈망하고 있을까?” 어느 날 친구와 술을 마시면서 주인아줌마와 여자 얘길 나누었는데 속없이 “우리 둘은 아직까지 여자 친구가 없다”고 운을 띄었다. 예전에 이런 말을 하면 대부분 다른 주인장들은 “거짓말 같네요. 둘 다 애인 있게 생겼그마”하는 소리를 주로 들었다. 그런데 이 분은 무슨 관상쟁이..

신변잡기 2017.11.23

부자(富者)에 대하여

부자(富者)에 대하여 누구나 부자에 되고 싶은 욕망은 한결같을 것이다. 재물이 넉넉해야 생활에 불편이 덜하기 때문이다. 부자와 가난한자는 구분될 수 있지만 이것은 상대적인 것으로 자신을 기준으로 하여 자기보다 부자인 사람이 있고 현재의 자기보다 빈곤한 사람이 누구든 있다. 오늘은 부자의 특성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물론 개인적인 편견이다. 먼저 부자들의 장점으로 부자들은 근검절약한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보더라도 수입이 많아도 소비성향을 낮추지 않으면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저축은 되지 않고 경제수준이 늘 제자리에 머문다. 때문에 부자로 살려면 소비를 낮추고 저축을 늘려야 한다. 일부 가난한 자들은 개념 없이 돈을 쓰고 무계획적이다. 그래서 술자리 등 대인관계에서 돈을 먼저 내거나 돈을 잘 쓰는 사람은 ‘사..

신변잡기 2017.11.12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미지 출처 : 굿뉴스데일리 나는 무신론자이다. 현재까지는... 아들이 기독교인의 길을 가는 초창기에 나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신이 인간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신은 인간의 창조물이며, 인간은 아무도 검증할 수 없는 신의 존재를 스스로 자기최면을 걸어 무조건적으로 믿는 것이다.”라고. 그런데 이러한 무신론자도 몸에 병이 들거나 죽음이 가까워지면 그때는 신을 향해 손을 내밀 가능성이 크다. 한편, 나는 인간의 영혼은 죽음과 동시에 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죽으면 천국이나 지옥, 극락으로 간다는 것은 인간의 상상에 불과하고 육체는 소멸과 동시에 흙으로 돌아간다고 믿는다. 조상도 마찬가지다. 제사나 추도식은 살아있는 후손들이 추모하고 기념하는 날이지 조상이 죽어서도 후손들에게 영향을 미..

신변잡기 2017.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