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 38

H 형(兄)께

H 형(兄)께 최근 저는 형이 처해있는 어려운 상황을 지켜보면서 고향후배이자 인생친구로서 형에게 어떤 조언을 해야 하는지 무척 고민스러웠습니다. 사람을 사귐에 있어 군자의 사귐은 맑기가 물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기가 꿀과 같다(君子之交 淡如水/小人之交 甘如蜜 - 장자)하였는데, 사실 저는 그동안 형한테 꿀과 같이 듣기 좋은 말만 줄곧 하여 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태도가 과연 진정으로 올바른 태도인지 의문을 갖게 되었고 이제는 형에게 솔직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0여 년 전, 형은 여러 차례 우여곡절과 난관을 끝까지 극복하고 국회입법고시, 행정고등고시를 합격하였으며 저는 가까운 곳에서 그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형은 명석한 두뇌는 물론 불굴의 투지를 가진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후 형은 경찰로..

신변잡기 2011.07.13

마음의 평화를 찾아서

마음의 평화를 찾아서 삶을 철학으로 대체하지 마라. 로미오의 말을 기억하라. “철학이 줄리엣을 만들 수 없다면 그런 철학은 꺼져라” 어느 인터넷 카페에 올라있는 글인데 ‘중년을 즐겁게 사는 방법 9가지’중의 하나이다. 삶을 철학으로 대체하지 마라는 뜻은 깊고 심도있는 성찰적 삶 보다는 가볍고 재미있게 인생을 살라는 뜻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로미오가 사랑이 아니라면 철학 따윈 필요없다고 한 것은 사랑우위론을 강력하게 외친 것으로 보아진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각자 형형색색의 다양한 가치관을 가지고 산다. 그런데 젊은 시절이 가고 중년에 접어들면 생각이 성숙해지고 체념과 달관에도 친숙해 진다. 하지만 이때 쯤 우리는 생의 무상과 회의를 조금씩 느끼게 된다. “지금까지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으며, 왜 이..

신변잡기 2011.06.16

내 삶의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서

내 삶의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서 가을밤이 깊어서 인가. 조용한 깨우침이 다가오는 듯하다. 돌이켜보면 얼마나 오만하게 살아온 삶이었던가. 나는 언제라도 한 번 진지하게 기도(祈禱)하며 겸허해 본 적이 있었는가. 건강에 적신호가 한 번 왔음에도 불과 7개월 정도 자숙하다가 오히려 더 용감무쌍하게 술·담배를 계속하면서 자기방식의 삶을 고집하고 있으니 만용을 부리고 있는 것이 맞다. 더군다나 아직도 나이 값을 못하고 술집을 전전했으니 우(愚:어리석음)에 우(愚)를 덧칠하며 살아온 삶이 아닌가. 최근 지인들과 지리산 콘도에서 1박을 했는데 그 모임에서 내가 30년 이상 다닌 술집(카페)에서 은퇴하겠다고 쓴 글을 재미삼아 읽어주었더니 어느 한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옛날 어느 바람난 아가씨가 자신을 통제할 각오로..

신변잡기 2010.10.29

외로움에 대하여

외로움에 대하여 추석 연휴 장장 1주일, 그중에 3일은 나홀로 산행을 했다. 바람이 청량하다. 가을바람의 자극을 피부로 느끼면서 서늘한 숲속의 터널을 통과하는 나의 몸은 바람처럼 가벼워진다. 이것이 나홀로 산행의 멋과 낙(樂)이다. 나홀로 산행이 잦은 이유는 집사람이 몸이 허약하여 산행을 싫어하고, 친한 친구들은 모두 골프를 하고, 직장동료들을 동원하면 사생활 침해가 되고.... 그래서 나홀로지만 외롭지 않다. 오히려 홀가분한 자유로움이 있어 좋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이렇게 홀로 있음에 익숙해 가고 있다. 낮에는 사무실에서도 독방에 나홀로이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도 나홀로 식탁이다. 이제 밤바람이 쌀쌀해지고 있다. 이 가을, 외로움에 익숙해지기 위해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려 한다. 밤이 적막하면 때론 ..

신변잡기 2010.09.28

나의 인생 지침서

나의 인생 지침서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87년 2월 어느 날 광주 주월동에서 살았던 나는 집에서 멀지 않은 산, 옥녀봉에 올라 저 멀리 무등산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기원했다. “오! 태양이시여! 나에게 희망과 기회를 주소서!”라고. 당시 나는 광주시 서구청에 근무하면서 내무부 전입시험을 치루고 난 후였다. 그때 내무부 본부 전입은 곧 출세였다. 관선 단체장 시절이라 내무부에서 15년 정도 근무하면 별다른 하자가 없는 한 군수는 받아 놓은 밥상이었다. 옥녀봉에서 기도는 이루어져 광주시청 산하에서는 유일하게 내가 합격되어 그해 2월 25일 청운의 꿈을 안고 한양 땅에 입성했다. 그 후 세월은 흘러 노태우 정부가 지나고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면서 민선자치시대가 개막되었다. 동시에 나의 희망은 낙망..

신변잡기 2007.09.14

이용린국장님

문화가 있는 우체국! 그 가운데 선 CEO, 이용린 국장 우체국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지난날 5~60년대의 우체국은 시인 유치환의 “행복”에서 그리고 있는 “-------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 이러한 우체국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우체국은 IT기술과 정보화의 기치아래 e-POST, n-POST로 대변되는 우체국 업무도 첨단을 달리고 있다. 클릭 한번에 전국 각지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이 안방에 배달되고 전화 한 통화로 금..

신변잡기 2006.08.25

보다 현실적인 개혁을

보다 현실적인 자치행정 체제의 개혁을 바란다 반론 - “현행 행정체계 혁신해야”를 읽고 현행 16개 광역자치단체 및 234개 시ㆍ군ㆍ구 자치단체를 없애고 60개 내외로 통합하여 행정계층 구조를 3단계에서 2단계로 재편해야 한다는 방안은 상당히 이상적인 방안이나 현실적으로는 추진하기 어려운 안이다. 기존의 시ㆍ군을 통합, 광역화하여 새로운 이름의 행정체제를 탄생시킨다는 것은 국민정서상으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통합의 효과로 동서간 지역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현실적으로 문제시 되고 통합이 가능한 지역은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경계지역의 일부 시ㆍ군만이 적용된다고 볼 것인데 이것 또한 극히 제한적이다. 더욱이 현재 동서간 언어(억양)ㆍ풍습등 문화적 차이가 존립하고 있는데 경계지역을 통합한다고 ..

신변잡기 200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