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富者)에 대하여
누구나 부자에 되고 싶은 욕망은 한결같을 것이다. 재물이 넉넉해야 생활에 불편이 덜하기 때문이다. 부자와 가난한자는 구분될 수 있지만 이것은 상대적인 것으로 자신을 기준으로 하여 자기보다 부자인 사람이 있고 현재의 자기보다 빈곤한 사람이 누구든 있다. 오늘은 부자의 특성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물론 개인적인 편견이다.
먼저 부자들의 장점으로 부자들은 근검절약한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보더라도 수입이 많아도 소비성향을 낮추지 않으면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저축은 되지 않고 경제수준이 늘 제자리에 머문다. 때문에 부자로 살려면 소비를 낮추고 저축을 늘려야 한다. 일부 가난한 자들은 개념 없이 돈을 쓰고 무계획적이다. 그래서 술자리 등 대인관계에서 돈을 먼저 내거나 돈을 잘 쓰는 사람은 ‘사람 좋다’는 말은 듣지만 사실 그 사람은 얻어먹은 동료들보다 가난한 사람이다.
부자들은 대부분 성실하다. 여기에 열심까지 더한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먼저 벌레를 잡아먹는다.’는 말(요즘 ‘일찍 일어나는 새는 피곤하다’는 유머도 있다)처럼. ‘고개를 숙이면 무엇이든 줍고, 고개를 들면 무엇이든 따라.’는 말(중국 속담)처럼. 이렇듯 부자들은 그냥 운만 좋아서 부자가 된 것이 아니다. 성실히,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그 결과로 얻은 열매가 부자다. 가난한 자들은 가난을 탓하지 말고 부자들의 절약, 근면, 성실한 습관과 행동을 본받아야 한다.
다음은 부자들에 대한 부정적 견해이다. 상당수 부자들은 인색하다. 자신과 처자식을 위해서만 돈을 쓰지 그 이외 사람들에게는 돈을 쓰지 않는다. 그래서 부자가 되려면 ‘발가벗고 나뭇가지를 꼭 붙들고 매달려 있어야 한다.’고 한다. 왜냐면 낭떠러지에 떨어지지 않으려면 나뭇가지에서 손을 놓지 않아야 하듯 돈이 들어오면 꼭 붙잡고 있어야 하고, 발가벗은 채로 있어야 하는 것은 부끄러움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색하다고 남들이 손가락질을 하더라도 끄떡없이 버텨야 부자로 살 수 있다.
부자들은 늘 돈이 없다고 질질 짜며 운다. 그들이 소유한 거대한 부동산은 돈이 아니다. 심지어 은행에 맡겨둔 예금도 돈이 아니다. 오직 현재 자신이 소지한 지갑 안에 ‘현금’이 없기 때문에 돈이 없다고 엄살을 부린다.(부자들은 대부분 현금을 조금만 가지고 다닌다.)
또한 부자들은 지나치게 미래를 대비한다. 그렇게 돈이 많아도 미래를 대비한다고 죽을 때까지 돈을 쓰지 못한다. 자신이 쓰지 않고 자식들에게 물려주려 한다. 그래서 부자들은 나누지 않는다. 자신의 아들딸은 물론 손자손녀 몫까지 챙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옹골차게 쌓은 재물은 죽은 후 자식들 간 ‘형제의 난’이라는 유산이 될 수 있어 사실상 불행의 씨앗을 뿌리는 것과 다름없다. 이렇듯 부자들의 치열한 삶은 자신들에게는 풍요와 만족을 가져다주지만 이웃과 공동체를 배려하는 관점에서 보면 지리멸렬한 삶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은 어쩌면 ‘결핍의 존재’인지 모른다. 누구에게 물어봐도 지금 자신이 가진 것이 적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마찬가지다. 부자들을 질투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나 역시 만족하지 못하고 욕심부리는 떳떳하지 못한 삶이다.
(2017.11.21)
언제나 허기진 부자들
동생은 왕인데 형은 아주 가난한, 그런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동생은 형이 살고 있는 시의 시장에게 큰돈을 건네주며 가난한 형을 도와주라고 요청했습니다. 시장이 형을 찾아가 돈을 건네자 형이 말했습니다.
“나는 필요 없습니다. 내게 주려거든 부자들에게 나누어주십시오.”
시장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부자에게 주라는 말을요. 하지만 워낙 완강하게 거부하자 시장은 하는 수 없이 그 큰돈을 부자들에게 모조리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훗날 동생인 왕이 형을 찾아가 이 사실을 따졌습니다.
“이왕 주려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줄 것이지 왜 부자들에게 나누어주라고 했습니까?”
그러자 형이 빙긋 웃으며 말했습니다.
“부자들은 늘 가난하다고 생각하지. 그래서 항상 더 많은 돈을 바라네. 그러니 그들은 가난한 삶보다 더 궁핍한 자들이 아닌가? 이 세상에는 행복한 부자란 없는 법이거든.”
- 이미령 / ‘사랑의 마음을 들여다보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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