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story 35

내 남자의 가을

내 남자의 가을 H는 요즘 들어 남편이 가을을 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첫 시작은 ‘한숨’이었다. 보통 정신없이 한 술 떠 넣고 나가기 바쁜 아침시간에 남편은 아주 조용히, 은밀하게 한숨을 쉬었다. 처음에는 콩나물국이 지겨워서 한숨을 쉬나 싶었던 H는 남편이 콩나물국을 한 그릇 다 비우고 일어서는 것을 보고 진상을 파악했다. 결혼한 지도 벌써 7년차. 7년 동안 한시도 떨어져 본 적 없이 붙어 살아온 덕분에 이제 남편에 관한 한 웬만한 것은 전부 다 알아차린 그녀였다. 그 한숨은 콩나물국과는 별개였고, H는 그것이 남편이 가을을 타기 시작한 전형적인 신호라는 것을 기억해 내었다. 한숨 다음의 증상은 귀가시간이 조금씩 늦어지는 것이었다. 일이 끝난 뒤에도 바로 퇴근하지 않고 여기저기 기웃거리기 시작..

Love story 2008.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