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story

몸뚱이는 죽어도 죽지 않는 것이 있다

송담(松潭) 2011. 8. 12. 10:22

 

 

몸뚱이는 죽어도 죽지 않는 것이 있다

 

 

 

 

 옛 말에 오는 정이 있어야 가는 정이 있고 정에 울고 정에 웃는다했다. 여성은 정이 많아 항시 애절함을 안고 산다. 그래서 어느 여성이나 정한이 있다고 한다. 여인에게 있어서 정과 한을 빼버리면 어머니와 같은 가슴아리는 그리움이나 아름다움이 없을 것이다.

 

 또한 정은 사랑을 부르고 사랑은 한을 낳아 한을 풀지 못하면 원망과 증오에 이른다. 그러므로 부처님 말씀에 사랑하는 사람을 애써 만들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커다란 불행, 사랑도 미움도 없는 사람은 얽매임도 없다. 사랑에서 근심이 생기고 사랑에서 두려움이 생긴다. 사랑에서 벗어난 이는 근심이 없는데 어찌 두려움이 있겠는가 하였다.

 

사위성중에 한 여인이 있었는데 이름이 바사타였다. 일찍이 남편을 잃고 오직 아들 하나만을 애지중지 생명같이 믿고 낙을 붙여 살았다. 그러던 중 아들은 급병이 들어 죽고 말았다. 여인은 아들을 묻고 큰 충격에 빠져 슬피 울다가 실성하게 되었다. 그녀는 옷을 벗고 알몸으로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거리로 뛰쳐나와 내 자식 살려 달라 목을 매며 달려들었다. 그녀를 피하여 이리저리 몰리고 하던 중 때마침 부처님이 걸식을 하기 위하여 거리로 나오셨다. 실성한 여인은 부처님께 달려가 매달리며 나의 죽은 자식을 살려주십시오!”라고 했다. 이때에 세존께서는 초연한 자비심으로 눈을 마주하며 아들을 살려줄 터이니 나를 따라 기원정사로 가자하셨다. 아들을 살려준다는 말씀에 정신이 점점 회복되어 알몸을 가리었다. 기원정사로 온후 안정이 되어 그 여인에게 다시 말씀하시길 네가 꼭 죽은 아들을 만나보고 싶으냐?” “! 꼭 만나고 싶습니다.” “그러면 나에게 먼저 공양을 올려라.” “어떤 공양을 올리오리까?” “겨자씨 다섯 개만 가져오면 된다. 그러나 어떤 집에 가서든지 조상 때부터 죽지 않는 사람 집에서 얻어 와야한다하셨다.

 

 그녀는 자식 찾을 욕심으로 성중에 나아가 겨자씨를 구걸하였지만 조부모와 부모가 죽은 집은 헤아릴 수 없고 아들딸이 죽은 집도 많았다. 세상에 그런 집이 어디에 있느냐 하고 오히려 핀잔만 들었다.

그녀는 온종일 돌아다니다가 결국 겨자씨를 구하지 못하고 돌아와 울상을 지으며 어디 가서 물어도 그런 집은 없다하며 호소하였다.

 

 “바사타 들어보라! 이 세상 부귀빈천, 노소남녀를 물론하고 죽지 않을 사람은 없다. 수명에 따라 일찍 죽고 늦게 죽는 것이 다를 뿐 나서 죽지 않는 것은 없다. 살아 있는 생명은 생로병사를 면할 수 없고 하늘땅도 성주괴공이 있다. 우주의 원칙을 모르고 네자식 죽은 것만 원통하고 슬프게 여기고 살리려거나 찾으려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다. 자식에 대한 애착과 집착의 애절함이 너를 미혹하게 하는 것이니 애착과 집착을 버려라. 그러나 몸뚱이는 죽어도 죽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마음이라는 것이다.”

부처님의 간절한 가르침에 바사타는 꿈속을 헤매다. 꿈을 깬 사람처럼 허깨비와 같고 그림자와 같은 인생의 정체를 깨달아 비구니가 되어 생사고해를 해탈하게 되었다. 사람은 애정이 바탕되어 부족함이 많아도 정으로 채우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또한 정이란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지만 자칫하면 대중가요 가사처럼 정에 울고 정에 속아 고통으로 돌아오는 것이 많다. 우리는 정과 고통의 순환을 믿음으로 벗어나 인격완성의 세계로 나가는 것이 신앙이다.

 

현지 / 무등산 원효사 주지

(2011.8.12. 광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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