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이끄는 사람
여행을 이끄는 사람 초등학교 때 전교 어린이 부회장을 맡았다. 학교에 행사가 있는 날이면 학우들의 오와 열을 맞추거나 몰래 떠드는 아이를 잡아내기도 했다. 가끔은 무슨 감투라도 쓴 양 목에 힘을 주고 리더 행세를 했던 것 같다. 물론 좋은 기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같은 반 아이들이 사소한 잘못을 저지르면 선생님은 늘 나를 불러내 책임을 물었다. 당구가 취미인 어느 남자 선생님은 큐대로 내 머리를 당구공 다루듯 콕콕 찔렀고, 전직 배구선수로 의심되는 한 여자 선생님은 출석부 모서리로 내 뒤통수를 강타하기도 했다. 누가 그랬던가. 진정한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아, 정말 고통이 필수인 것 같다. 그때 당구 큐대와 출석부 모서리 덕분에 깨달았다. 리더는 권한만 있는 게 아니라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