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내 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사진출처 : 유형민갤러리 우리는 왜 몸에 주목해야 할까? 실제로 누더기 옷을 입든 비단 옷을 입든 겉모습(몸)보다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과 몸은 서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동해야 몸이 움직이고, .. 인생 2016.08.01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 산길을 걷다가 밧줄이었는데 뱀인 줄 알고 놀라는 사건을 생각해 보자. 먼저 밧줄을 뱀으로 본 관점은 착각이다. 즉 밧줄(사물)인데 뱀(이미지)으로 본 것이다. 존재하는 것을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는 것으로 본 것이다. 그렇다면 뱀을 .. 인생 2016.06.18
수우미양가 수우미양가 요즈음은 초등학교도 성적 평가를 수우미양가로 하지 않는다. 나는 그 말에 한결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누가 정했는지 모르지만 이보다 더 멋지게 평가한 일이 세계에서도 없지 않을까 싶다. 분명 상대가 있으면 일등, 이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등수 속에서도 .. 인생 2016.04.28
처음처럼 건빵 조목사 점잖은 신입자가 들어왔습니다. 자기를 조목사라고 소개했습니다. 좋은 안경 끼고 나이도 마흔 정도, 말씨도 목사처럼 무게 있었습니다. 거기다 들어온 바로 이튿날 영치금으로 건빵 20봉을 구매해서 감방 동료들에게 한 봉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교도소 구매부에서 파는 ‘.. 인생 2016.03.08
너를 기다리는 동안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이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 인생 2015.12.19
아름다운 퇴장 아름다운 퇴장 동백꽃은 해안선을 가득 메우고도 군집으로서의 현란한 힘을 이루지 않는다. 동백은 한 송이의 개별자로서 제각기 피어나고, 제각기 떨어진다. 동백은 떨어져 죽을 때 주접스런 꼴을 보이지 않는다. 절경에 도달한 그 꽃은, 마치 백제가 무너지듯이, 절정에서 문득 추락해.. 인생 2015.12.05
바지를 벗다가 ‘바지를 벗다가’ 바지를 벗어놓으면 바지가 담고 있는 무릎의 모양 그건 바지가 기억하는 나일 거야 바지에겐 내 몸이 내장기관이었을 텐데 빨래 건조대에 얌전히 매달려 있는 내 하반신 한 장 나는 괜찮지만 나 이외의 것들은 괜찮을까, 걱정하는 밤 내가 없으면 옷들은 걸어다니지 .. 인생 2015.11.07
평등은 자유의 최고치입니다 평등은 자유의 최고치입니다 평등의 무등산 처음으로 무등산을 찾아간 것은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겨울이었습니다. 빙설로 덮여 있어 산행을 포기하고 다만 바라보기만 하려고 했지만 무등산은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무등산을 찾는 것은 오월의 새벽이었습니다. 칠흑.. 인생 2015.10.03
추억에 대하여 추억에 대하여 (사진출처:구글 이미지) 우리가 작은 추억에 인색하지 말아야 하는 까닭은 추억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뜻밖의 밤길에서 만나 다정한 길동무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추억은 과거로의 여행이 아닙니다. 같은 추억이라도 늘 새롭게 만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인생 2015.09.01
어느 노인 죄수의 사실과 진실 어느 노인 죄수의 사실과 진실 일흔이 넘은 노인이 있었습니다. 집도 절도 없고, 편지도 접견도 없는 분입니다. 전과는 본인이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많았습니다. 당연히 감방에서 대접도 못 받고 한쪽 구석에서 조그맣게 살고 있는 노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자기의 존재감을 확실.. 인생 201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