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노래(가족) 38

서서히 일상으로의 복귀 1

서서히 일상으로의 복귀 1 수술한지 두 달 반쯤(퇴원한지 한 달 반)되었습니다. 아픈 후부터는 새벽운동을 하지 않고 오전 오후(식후) 두 차례 각각 1시간 정도 운동을 하는데 주로 앝트막한 동네 뒷산에 오릅니다. 4월 들어서부터 기력이 많이 나아졌음을 느낍니다. 약간 높은 곳에서 산과 호수(상사호)를 바라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운동하면서 바라본 동네 앞 전경, 길가에 벚꽃이 피어있습니다. 소나무 전정 작업을 했습니다. 작은 의자 위를 올라도 몸이 약간 휘청거린듯 하지만 크게 무리하지 않으면서 정원 일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오래 일을 해도 집사람이 “무리하면 또 병원에 가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말을 적게 하는 방법 며칠 전, 옛 직장시절 동료 두 명이 집에 위문을 왔습니다. ..

병상일기(病床日記)

병상일기(病床日記) 2021.12.2 순천 성가롤로병원 혈액검사결과 간수치 높음 2021.12.17~12.25(9일간) 화순전남대병원 응급실ㆍ소화기내과입원 2022.1.10 화순전남대병원 소화기내과 외래 2022.1.20 화순전남대병원 간담췌외과 입원 2022.1.24 수술 2022.1.20~2.16(27일간) 입퇴원 개복수술, 그 고통의 시간들 어느날 갑자기 아무런 예고도 없이 찾아온 내 몸속에 암이라는 손님! 담도암(바터 팽대부암) 진단읗 받았다. 세상이 내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듯 내 몸도 내 생각과는 다르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별다른 걱정거리나 고민없이 항상 평화로운 마음상태로 매일매일 만족스럽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왔는데 내 몸속에 암세포가 자라고 있었다니..... 바터 팽..

또 한송이 나의 모란

또 한송이 나의 모란 언제부터인가 정원에 모란꽃을 심어야겠다고 했는데 오늘에야 하얀 모란 묘목 두 그루, 빨간 모란 한 구루를 심었다. 모란꽃을 심게 된 동기는 우리 가곡 ‘또 한송이의 나의모란’ 때문이다. 이 노래를 가끔 듣곤 하는데 테너 박세원의 음성과 멜로디도 좋지만 가사 내용에 집사람의 이름과 비슷한 ‘한 송이’라는 단어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사실 집사람 이름은 ‘송희’이지만) 이 노래는 나에게 집사람을 위한 노래처럼 들리고 깊은 감상에 빠져들게 한다. 오늘 심은 모란이 언젠가 활짝 필 것이고 우리집 정원에는 ‘또 한송이의 나의 모란’의 아름다운 선율이 흐를 것이다. 가사 내용처럼 집사람이 '추억으로 마음 저리는' 대상이 아니라, 현실에서 오래도록 내 곁에 아름답게 피어있기를 소망한다. 사랑은 ..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늘 EBS 일요시네마 ‘러브 스토리’를 보았다. 학창시절에 보았던 이 영화는 삽입곡 ‘Snow frolic’만 기억하고 내용은 거의 다 까먹었는데 50년이란 세월이 지난 후에 다시 보니 무척이나 새로웠다. 젊은 시절에는 주인공들이 눈밭에서 눈싸움을 하면서 펼쳐지는 음악 ‘Snow frolic’의 역동적인 선율이 더 가슴에 다가왔는데 이제는 중간중간 연주되는 주제곡의 서정적이고 애잔한 피아노 선율이 가슴을 울렸다. 영화를 보면서 두 번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다행이 집사람이 안방에 들어가 있어서 거실에서 영화 보며 우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지난날에는 슬픈 장면을 보고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냉혈이었지만 이제는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죽음을 앞둔 아내..

전원 이야기

전원 이야기 - 생의 첫 출판 - 지난 5월 순천시에서 실시한 ‘1인 1책 쓰기’ 프로젝트에 그동안 습작한 것 중에서 전원생활에 관한 글(수필)을 중심으로 응모했는데 운 좋게 선정되었다. 오늘 순천시(도서관운영과)에서 시, 소설, 수필 등 선정된 22명의 출판기념회를 하기로 했으나 코로나사태로 취소되었다. 오늘 순천시(도서관운영과)에서 책 표지를 아크릴액자로 제작하여 보내왔다. 액자에 "그대 마음에도 꽃이 피어있는가?"라는 책 속의 문장이 있는데 이렇게 디자인한 담당 공무원의 발상과 배려가 고맙다. (2020.9.2)

집사람의 구두

집사람의 구두 집사람은 결혼 후 줄곧 지금까지 자신을 위해서는 돈을 쓰지 않았다. 메이커 구두 한 번 신지 않았다. 겨울구두는 2만원, 여름구두는 5천 원 정도 싸구려만 신고 다녔다. 예전에 직장생활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언젠가 이웃과의 외식 자리에서 이웃 사모님이 집사람의 신발을 보고 “신발을 참 오랫동안 신고 다니네!”하면서 의아해 했다. 생활이 어려운 것도 아닌데 코끝이 약간 헤어져 누가 봐도 버려야 할 싸구려 신발을 아무런 부끄럼 없이 신고 다닌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또 어느 날은 아들이 새 신발을 샀는데 사이즈가 작아 못 신겠다고 하자 집사람이 바닥에 깔창 하나를 더 끼워 자기가 신겠다고 했다. 운동할 때 신고 다니는데 항공모함같이 크게 보여 어울리지 않았다. 남들은 모두 패션인데 집사람이..

자식 걱정

자식 걱정 부모는 자나깨나 자식걱정입니다. 자식의 출가여부와 관계없이 언제나 걱정입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자식이 여럿이면 더할 것입니다. 그런데 자식은 이런 부모의 마음을 잘 모릅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부모는 언제나 노심초사하지만 자식은 별 감정 없는 언바란스(unbalance)입니다. 자식이 부모의 마음을 알게 된 때는 자신이 결혼해서 자식을 낳아봐야 알고,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때에 부모는 이미 이 세상에 없습니다. 요즘 상당수 부모들이 자식걱정이 더한 것은 지금의 청년세대들은 부모세대에서 비해 풍요로운 성장기를 보냈지만 취업이 안 되어 절벽에 서 있는 것처럼 불안하고 위태롭습니다. 헬조선이란 말이 나오고 아파트값은 폭등하고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의 절반. 이런 탓..

가을밤의 단상

가을밤의 단상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보름달이 떠 있었다. 오늘이 음력으로 9월14일이다. 가을 밤하늘은 한없이 맑고 청명했다, 달이 너무 밝아 별이 보이지 않았다. 문득 엊그제 광주 시립묘지 영락공원에 다녀온 일이 생각났다. 매년 시월의 첫날이면 6년 전 막내 동생이 잠들어 있는 그곳을 찾는다. 제례장이 있는 곳에서 영상 화면을 통해 동생의 사진을 보고 짠한 생각에 한참을 머물다 이제는 무심하게 가슴으로만 울고 왔다. 금방 발길이 떨쳐지지 않아 주차장에 잠시 머무르며 주변을 살펴보니 평장(平葬)한 곳에는 유족들이 남긴 꽃다발들이 화려한 꽃밭을 이루고 있었다. 추모관 건물벽에는 대형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유족들이 남긴 말들이 문자로 차례차례 돌아가고 있었다. 한결같이 슬픔과 그리움의 메시지였고 가..

늦깎이 해외여행

늦깎이 해외여행 대한민국 해외출국자 연간 2천만 명을 넘긴 세계화시대를 살면서 70에 가까운 나이에 비로소 해외여행을 하게 되었다. 나는 94년 중국을 9박10일 다녀 온 후 두 번째이고 집사람은 처음 국경을 넘었다. 그동안 집사람은 건강상 이유로 해외여행을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았는데 이번에 처음 모험을 단행했다. 출국 전 여러 군데 병원에서 약 처방을 받아 알레르기, 혈압, 심장, 고산증, 감기, 멀미약 등 약만 해도 한 보따리를 챙겼다. 심지어 중간에 다시 귀국하는 사태까지 각오하고 출발했는데 서유럽 5개국 8박 10일을 무사히 통과하고 돌아왔다. 그동안 부부동반 각종 모임 때 집사람의 건강을 이유로 나 홀로 참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집사람이 이렇게 난코스 마라톤을 완주했으니 앞으로는 변명하기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