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의 빛이니...” 작가 이석원은 에세이 ‘보통의 존재’에서 편안함을 이렇게 묘사했다. “개학을 하려면 아직 제법 많은 날이 남아 있는데 방학숙제를 미리 다 해놔서 아무런 마음의 짐이나 부담이 없이 편안하게 아침 눈을 뜨고, 뜨고 나서도 한번 곱절의 편안함을 느끼며 온돌바닥에 나른히 몸을 뉘던 어린 시절 그때 그 순간” 같은 것이다. 은퇴 후 지금 나의 마음이 이에 가깝다. 이런 편안한 시간을 갖게 해준 누군가에게 감사한다. 그러나 내게도 최악의 시절은 있었다. 30여 년 전 1987년부터 대략 3년 정도가 내 인생의 최악의 시절이었다. 지방에서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하여 겨우 2년이 안 된 초자가 중앙부처로 근무지를 옮겨 서울에서 살던 시절이다. 업무는 초등학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한 것처럼 압박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