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노래(가족)

부자(父子)간의 벽(壁)

송담(松潭) 2008. 2. 1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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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父子)간의 벽(壁)





< 아들의 편지 >




사랑하는 아버지,어머니!

이 불효자식을 용서하십시요!

아들은 1년 더 휴학하고 중국에 남아서 말씀을 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돌아오겠다했던 약속 지키지 못하여 정말 죄송합니다..


부모님!

지금 아들이 너무 철없는 선택,

세상 모르는 선택을 하는 것처럼 보일찌라도

이제 아들도 다 큰 어른입니다..

이제는 아들이 선택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아들의 의견도 존중해 주십시요..

그 것이 잘못된 선택이라면, 반드시 그에 따른 댓가를 치르게 되겠지요..

제가 선택한 것이니 설령 그렇게 된다하더라도, 제 의견을 존중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나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어떤 결정보다 가치있고, 중요한 결정을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들의 가치관은 이렇습니다..

아들은 하나님을 믿는 자인데, 아들이 생각하기에

지금의 내가 그 무엇보다도 내가 해야할 일은

나를 만드시고, 이 땅 가운데로 보내신 하나님을 더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전 내 인생에 모든 것을 걸고, 하나님을 더 만날 것입니다.. 더 알아갈 것입니다..

오직 그 길만이 살 길이 있다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죄송합니다.. 부모님!

나중에 뵙겠습니다..




< 아버지의 답장 >




종교, 사상, 이념이 이렇게 무서운지 몰랐다.

그것은 국경, 혈연을 초월한다는 것.

이제부터 아빠는 너에 대한 모든 기대를 버리겠다.

자식과 부모간에도 신의(信義)가 있어야 하는데

너는 그 신의를 종교, 하나님의 이름으로 버렸다.

더 이상 설득도 구걸도 하고 싶지 않구나.


사상과 이념이 다른데 무엇으로 널

아빠가 원하는 방향으로 인생길을 가도록 하겠는냐.

3년째 휴학,

아예 학교를 때려치우고 너의 길로 가거라.


이제 나에게 자식은 없다.

너는 그저 하나님의 아들일 뿐, 김상권의 아들은 아니다.

너를 말리지 못하여, 혹 사고가 나면

아빠 엄마가 땅을 치고 통곡하겠지만

그런 모두 것도 너는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드릴 텐데.

이제 부자간에 무엇이 통하고,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아빠는 오직 한탄스러울 뿐이다.


솔직히 말하면 너에게 경제적 지원(돈 줄)을 끊고 싶다.

아빠는 신(神)을 부정하는 사람이고

설령, 신이 있더라도

세상에 오직 유일한 기독교의 하나님만이 아니고

신(神)은 인간(人間)의 창조물(創造物)이며

인간은 스스로의 체면에 빠져

아무도 증명되지 않는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아빠를 무지(無知)라고 하겠지.

아무튼 널 설득할 방법은 없을 것이고

너는 너의 길을 가되, 철저히 경제적으로 독립해라.

부모를 진실로 인정하지 않는 너에게

세속적 인간인 아빠는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투자하기 싫다.

 

마지막으로 경고하고 최후의 통첩이다.

당초 약속대로 돌아와 새 학기부터 복학해라.

세상도 열심히 살면서 신앙도 열심히 하는 사람들

이 땅에 얼마든지 있다.


만약, 끝까지 고집한다면 그 때는

모든 것은 너의 책임이고

부자간의 인연은 단절이다. 끝.

 

 


< 위 글을 읽은 친구들 편지 >



(친구 박형하의 편지)     


 아버지의 답장에 공감하면서...


     우리세대의 아픔이구나!

너의 e-메일을 보고 문득 떠오르는 월봉 88만원 세대라는 어느 교수의 책 제목! 

가난의 고통도 모르고 풍요 속에서 성장하여 온실 속의 화초가 된 5060초의 자녀. 

땀 흘리는 열정과 노력 없이 인터넷처럼 선택하면 이루어지는 문화랄까?  아니면 성장의 환경이랄까?  이러한 배경 속에서 사고는 단순화되고, 시야는 근시안적이고, 

귀는 얕고, 매사를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고 타인(부모형제를 포함)에 대한 배려는 부족한 자녀를 가진 오늘날 5060 부모세대들의 아픔! 

 

옛날 공자님도 자식만은 어쩔 수 없었다는 이야기며, 작고한 어느 재벌님이 평소에 모든 걸 마음먹은대로 다 해 보았지만 안 되는 것 세 가지 

첫째 마누라. 

들째 자식. 

셋째 골프.

 

이러한 이야기를 되새긴다면 우리들의 아픔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항상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면  현재의 자식 고통을 치유하는 仙藥이 아닐까? 

이러한 구차한 변명으로 살아가는 너와나 5060 부모세대의 아픔을 달래보자 .  친구가




(친구 김태선의 편지)


 오! 아들들이여!


자식은 품안의 자식이란 말이 있듯이 머리가 커버린 놈들은 물가로 데려가서도 물을 먹일 수는 없는 노릇.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속담이 나의 처지고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 내 아들도 제대하더니 고리타분한 관료 싫다고 대기업에 취직해서 큰 꿈을 이뤄보고 싶다나...

삼성SDI 사장 아들놈하고 생활하더니 물이 들었나보다.

허탈한 심정 누가 알까.

나는 신앙으로 그리스도께서 지신 십자가를 지는 심정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는 척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산다.

그래야만 살 수 있겠기에 ...


그러나 자네 아들은 확실한 신앙과 철학이 묻어나는 글을 보니 저가 가는 길에 큰 족적을 남길성 싶네.

칭찬은 안 되겠지만 악담은 거두고 진로를 결정했으면 최선을 다하도록 기도해주게.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무척 사랑하시는 아들임에 틀림없고

이왕이면 큰 그릇되어 하나님 앞에서나 사람들 앞에 큰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나도 기도하겠네.

같은 처지의 울분, 만나서 풀어 보자구.

늙어지면 등 긁어 줄 수 있는 마누라 밖에 없다는

먼 훗날 이야기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세상일세.


 

 

 

 

 

< 아버지의 결론 >

 

 

그래도 사랑하는 아들에게



소를 물가에 끌고 가는 것은

삼척동자(三尺童子)라도 할 수 있는 일이나

소에게 억지로 물을 먹게 하자면

항우장사(項羽壯士)도 이를 감당할 수 없다.


이것이 아빠의 결론이다.

자식 이긴 부모는 없다는 말, 현실로 받아드린다.


대부분 상당수 부모들은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을 통해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있다. 아빠는 젊은 시절에 고시(高試)의 꿈을 이루지 못 했지만, 너를 키우면서 한 번도 그 길을 가도록 설득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열심히 그 길을 가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길이 성직자 또는 종교인, 아니 네 말대로 선교사의 길이 될 줄은 정말 몰랐구나.


 그리고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대학2년을 마치고 휴학하여 군대 2년, 또 휴학 2년을 하더니 다시 휴학 1년(군대까지 포함해서 5년)을 휴학하게 되었으니 어떤 부모가 이해가 가겠느냐? 왜, 학업과 병행하면서 신앙생활을 할 수 없는지도 납득이 안 간다. 더군다나 네가 목사고시 준비를 하는 것도 아닌데 중국에서 그러고 있는지도 도무지 알 수 없구나.


 안타까운 심정 끝이 없다. 그동안 아빠는 너의 신앙생활을 반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간접적으로는 지원했었다. 그것은 네가 사회적으로도 성공적인 삶을 살고, 또 사회에서 경제적 능력까지 갖추어 교회에 물질적으로도 봉사하기를 원했다. 그런데 그런 경제기반을 닦지 않고 후원금에 의존하여 생을 영위(네 말대라면 신앙생활)하겠다는 것이니 부모로선 속 터질 일이 아니냐.


 최근에 너의 행태를 보고 아빠는 많이 괴로웠다. 술자리도 많아졌다. 철저한 세속인인 아빠로서는 실망이 너무 크고 분노도 했지만, 이제 너에 대한 기대는 모두 버리고 체념하기로 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너버린 너에게 부모의 힘은 미칠 수가 없게 되었구나. 너는 나의 아들이 아니고 하나님의 아들이니, 부모로서 서글픔은 한이 없구나.


이제 너는 너의 길로 갈 따름이다.

아빠 역시 부모로서 최소한의 의무만 하겠다.

중국에서 생활비는 한국 돈으로 월 30만원만 입금하겠다.

마지막, 바랄 것이 있다면 건강하면 될 것 같구나.


                                              2008.  2.  27


안타까운 마음으로, 슬픈 마음으로,

그래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아들에게

아빠가...

 

 

 

< 그후, 2년 가까이 자나서 >

 

 

 

 

사랑하는 나의 아들 동원에게




최근에 아빠 심정을 몇 자 적는다.


너가 복학하고 학업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고 아빠는 마음이 흐뭇하다.

성적이 높게 또는 기대보다 낮게 나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너가 진지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아빠는 참 보기 좋고 기분이 좋다.

아빠도 어느 한 시절에는 공부에 몰입했던 때가 문득 생각나고

이제 너가 그런 모습을 보이니 기분이 좋구나.


학업에도 열중하고 신앙생활도 잘하며 착하게 사는 너의 모습을 보니

엄마아빠가 너를 잘 키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아빠는 너를 명문대학에

다니는 그 누구와도 비교하고 싶지 않고 그 애들이나 그들 부모들도 부럽지 않다.

아빠는 너의 신앙생활과 너가 가고자 하는 길을 지지한다.

너가 아빠 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라는 믿음이 들어서다.


그리고 아빠의 마음을 또 하나 흐뭇하게 하는 것은

예전과는 달리 너가 전화로 부모의 안부를 자주 묻고 있는 것이다.

너의 전화를 받고나면 아빠는 부자(父子)간의 정을 느낀다.

핏줄의 끈끈한 그 무언가를 느끼는 것이다.


아빠는 사랑하는 너의 엄마와 착한 너가 있어 행복하다.

신께서 주신 큰 축복이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아빠가 정신을 차리고 난 후부터 너의 엄마가 아빠에게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깊이 느낀다. 그래서

그동안 엄마의 희생을 꼭 보상해 주어야 한다고 수없이 다짐하고 있다.


끝으로, 아빠의 젊은 시절과 지금의 너의 생활에 비교하여

아쉬운 점이 있는 것은

너가 운동을 적게 한다는 것이다. 아빠는 등산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공부하면서도 꼭 운동을 1시간 정도 했으면 좋겠다.

엄마아빠가 노래하듯이 말하는 건강,

건강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



2009.11.19  초겨울 저녁에 광양에서 아빠가...

 

 

 

김상권의 아들 '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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