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늘 EBS 일요시네마 ‘러브 스토리’를 보았다. 학창시절에 보았던 이 영화는 삽입곡 ‘Snow frolic’만 기억하고 내용은 거의 다 까먹었는데 50년이란 세월이 지난 후에 다시 보니 무척이나 새로웠다. 젊은 시절에는 주인공들이 눈밭에서 눈싸움을 하면서 펼쳐지는 음악 ‘Snow frolic’의 역동적인 선율이 더 가슴에 다가왔는데 이제는 중간중간 연주되는 주제곡의 서정적이고 애잔한 피아노 선율이 가슴을 울렸다.
영화를 보면서 두 번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다행이 집사람이 안방에 들어가 있어서 거실에서 영화 보며 우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지난날에는 슬픈 장면을 보고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냉혈이었지만 이제는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죽음을 앞둔 아내의 모습을 영화에서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감정이입된 탓에 눈물을 참으려고 애썼다.
영화에서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다(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 are sorry)”는 명대사가 두 번 나온다. 무슨 말일까? 사랑하는 사람이 죽음에 가까이 이르면 곁에 있는 배우자나 연인은 그 원인이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상대를 살려내지 못하는 속수무책에 미안해하고 안타까워한다. 이러한 심정을 미리 알아채고 미안해하지 말라는 말은 참으로 슬프고도 아름다운 말이다. 끝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배려하고 떠나는 것이다.
우리도 언젠가 이별을 맞게 되는 것은 믿고 싶지 않는 진실이다. 때문에 우리는 생전에 사랑하는 아내에게, 연인에게 미안해야 할 일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그동안 미안해야 할 일을 많이 만들고 살아왔다면 남은여생은 미안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노년에는 더욱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2021.1.10)
〈러브 스토리〉 줄거리
〈러브 스토리〉는 올리버가 “25세의 나이로 죽은 여자의 이야기를 어떻게 말해야 하나. 미인이었다고 하나? 영리했다고 하나? ···”라고 말하면서 회상 형식으로 전개된다. 부유한 명문가의 하버드대 학생 올리버 배럿과 레드클리프 여자대학교의 음악도인 가난한 제과점 딸 제니. 둘은 제니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도서관에서 처음 만나게 된다.
올리버와 제니가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에서 결혼 서약을 할 때 제니는 “··· 순수한 영혼을 분리해서 단 하루라도 사랑하게 해 주오. 비록 어둠과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 하더라도”라고 말하고, 올리버는 “당신에게 내 손을 주노라. 돈보다 더 귀한 내 사랑을 바치노라. 설교와 법률을 떠나 내 자신을 바치노라”라고 말하는 것처럼 둘은 가난 속에서도 아름다운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모차르트와 바흐, 비틀즈, 그리고 올리버를 사랑했던 제니는 백혈병으로 올리버를 떠난다.
마지막 장면은 눈 쌓인 거리를 걷는 올리버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보여 준다. 이때부터 잔잔하게 흐르기 시작하는 주제곡은 애절한 느낌을 더해 준다. 올리버는 추억이 서려 있는 텅 빈 스케이트장에 들어선다. 그리고 제니가 자신이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을 보며 좋아했던 그 자리에 앉는다. 카메라는 아주 천천히 오랫동안 그의 뒷모습에서 멀어진다. < 다음백과 >
< 명대사 해설 >
<<LOVE STORY>> 에 관한 글을 보니 희미한 기억이 되살아난다. 1970년대에 나는 대학에서 어느 여학생이 이 책을 읽는 것을 보고 그 줄거리를 물어보았으나 대답이 신통칠 못하여 내가 직접 원서로 된 책을 구입하여 읽은 일이 있었다.
역시 key word는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이었다. 이 말은 두 남녀가 남자의 아버지 생신에 참여하는 문제 때문에 다투고 기숙사를 나갔다가 들어오면서 문앞에서 만나게 되었을 때 OLIVER 가 JENIFFER에게 'I am sorry..."라고 사과하자 Jeniffer가 한 말이고 나중에 Jeniffer가 중병으로 위험하게 되자 병원으로 찾아 와 사과하는 아버지에게 Oliver가 한 말이다. 다시 말하면 Jeniffer가 Oliver에게 하였던 말을 아버지에게 되돌려 드린 것이다.
'사랑이란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은 미안하다고 말하지않아도, 다시 말하면 사과[apology]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기숙사에서 서로 다툰 것이나 아버지가 두 사람의 사랑을 반대한 것이나 모두 사랑이 그 근본이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
--서로 사랑하기만 한다면 굳이 해명하지 않아도 서로 이해한다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以心傳心이라는 말과도 상통한다. 40여년이 지난 이제라도 다시 한번 읽고 싶은 Erich Segal 교수의 작품이다.
< 청계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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