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세이노 / ‘세이노의 가르침’중에서

송담(松潭) 2023. 8. 1. 17:21

 

< 1 >

 

불꽃

 

 

삶에 있어 가장 소중한 불꽃의 참의미는 로빈슨 크루소처럼 무인도에 절대 고독의 상태로 고립되어 있는 상태에서만 검증될 수 있다. 그렇다면 그것은 돈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다. 한국인이라는 사실도 의미가 없으며 남을 위한 봉사니 사랑이니 하는 것들도 무인도에서 혼자가 된 처지에서는 무의미하다. 무슨 이데올로기를 신봉하건, 고향이 어디건, 어느 학교를 나왔건, 나이가 몇 살이건, 재산이 많건 적건, 이력서가 아무리 화려하건 간에 다 하찮은 것들이다. 그런데도 그것들을 최고로 여기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돈을 최고로 여기며 살았다고? 웃기지 마라. 나는 내 인생 자체의 중요성을 최고로 여기며 살았다. 돈은 내 인생의 자존심을 세우는 데 필요한 것이었고, 수없이 넘어지면서 그저 게임의 방법을 체득하여 획득하였을 뿐이며 그 비결은 세상 사람들이 최고로 여기는 그런 것들을 하찮게 여기는 데 있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널리 알려져 있는 이야기 한 토막. 어느 나룻배에 학자가 탔다. 학자가 물었다. "사공 양반, 혹시 학문에 대해 아시는가?" 뱃사공은 "전혀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학자는 "그렇다면 인생을 헛살고 있는 것일세”라고 뽐내며 말하였다. 얼마 후 사공이 물었다. “손님, 혹시 수영할 줄 아시나요?” “모르는데… 왜 묻나?” “그렇다면 인생 종 치게 생겼군요. 배에 구멍이 나서 배가 가라앉고 있거든요.”

 

영혼을 타오르게 할 불꽃이 없다면 침몰하는 배에서 수영하는 법을 모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세상이 부러워하는 그 무엇을 갖고 있건 간에 침몰하고 만다.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사람들은 자기가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은 다 잘 안다. 하지만 자신이 열심히 살지 않고 있다는 것도 다 잘 안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열심히 살게 되지는 않는 이유가 뭘까? 바로 그 불꽃이 없기 때문이다. 나 역시 왜 살아야 하는지조차 몰랐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한때는 포기하려고 했었던 것이 나의 목숨이었다. 그러다가 존재의 이유를 도전 그 자체에 두기 시작하였다. "나는 도전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로빈슨 크루소 역시 28년간을 무인도에서 살면서 폭풍과 지진, 질병, 고독 등의 공격을 받지만 절망하거나 체념하지 않는다. 계속 도전하고 노력한다. 나는 그것을 "이왕 사는 것, 내가 팔목에서 흘린 피보다 진하게 살아 보자"고 다짐하였을 뿐이다. 도전 정신이 내게는 나의 영혼을 뜨겁게 만드는 불꽃이었다(젊었을 때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전혀 아니다. 살다 보니 그렇게 되었고 지나고 보니 내가 그랬었구나 하는 것을 알았을 뿐이다).

 

당신은 도전하기가 두렵고 불안하다고? 겁난다고? 나도 그랬다. 새로운 도전을 시도할 때 불안해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지금이라고 해서 내가 도전이 두렵지 않은 것도 아니다.

 

당신도 나름대로는 열심히 준비할 자신이 있지만 여전히, 도전하였다가 잘못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1997년 영국의 한 남자가 열기구로 18일간 세계일주를 하겠다고 호언장담하였다. 그러고는 열기구 출발 장소에 세계 각국의 신문기자들을 초대하였고 위풍당당하게 하늘로 올라갔다. 하지만 이륙한 지 하루도 안 되어 그는 다시 땅으로 돌아왔다.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었지만 그는 그것을 조금도 창피하게 여기지 않고 당당하게 재시도한다. 그의 이름은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이며 버진그룹 회장이다. 그가 재시도할 수 있었던 힘이 어디에 있었는지 생각해 보라.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두렵다고? 미식축구 영화 <Replacement〉에서 유명 선수들이 연봉 협상 문제로 인해 파업을 하는 바람에 졸지에 뛰게 된 3류 대체선수들에게 감독은 이런 말을 한다. "진정한 남자는 공포를 인정한다. … 너희에게는 내일이 없다. 오직 현실이라는 냉혹한 기회만 있을 뿐이다. 그것이 무기다." 현실에 대한 당신의 불안감을 인정하고 몇 번을 넘어져도 좋다는 자세를 가져라. 말쑥한 무릎보다는 상처투성이에 꿰맨 자국도 몇 개 있는 무릎을 부러워하며 당신 앞에 던져진 현실의 삶에 도전하라. 그런 자세가 되어 있어야 비로소 세상 속에서의 삶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아, 물론 도전하는 것 자체를 성격상 혹은 인생철학상 등의 이유로 싫어하거나 피곤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도전도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주는 조언이 있다.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꼭 그렇게 살아야 해?"라고 말하지는 말아라. 나 같은 사람은 오히려 당신에게 "꼭 그렇게 살아야 해?”라고 물을 것이니까 말이다. 당신 영혼의 불꽃은 무엇인가?

 

세이노 / ‘세이노의 가르침’중에서

 

* 위글 제목 ‘불꽃’은 독자가 임의로 정하였음.

 

< 2 >

 

삶이 만만하다면 미래는 없다

 

 

인텔 회장 앤드루 그로브는 <편집광만이 살아 남는다>는 책에서 “두려움은 승리하기 위한 열정을 만들어 내고 유지시킨다"고 말한다. 긴장을 하거나 두려움이 생기면 심장이 쿵쾅거린다.

 

왜 그럴까? 원시인들이 가장 긴장했던 순간은 사냥할 때였다. 사냥 중에 상처를 입어 피를 흘리게 되면 새로운 피가 즉시 공급돼야 혈액이 응고돼지 않아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려면 심장이 미리 쿵쾅거려야 했다. 이것이 지금도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이다.

 

두려움을 가지면 심장은 고동치고 새 피가 흐른다. 그 새 피는 현실에 게으르게 안주하려는 당신의 썩은 피를 배출시킨다. 그리고 당신을 결심하게 하고 행동하게 만든다. 나는 돈 문제로 인해 삶이 통째로 쓰레기 속에 던져지는 경험들을 일찍 했기에 현금이 20억 원 정도 쌓인 뒤에야 비로소 쓰기 시작했다.

 

불경기가 되어서야 구조조정을 하는 회사들이 한심하지 않은가?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삶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으면 아무리 경기가 좋아도 절약하고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놀 땐 놀고 쓸 땐 쓰며 살자고? 말년에 고생을 하겠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 편하게 살고 싶어 이민을 가겠다고? 노력하지 않는 자가 편하게 살 수 있는 곳은 이 세상에 없다. 여유를 느끼며 살자고? 삶의 형태에 우열은 없으므로 느리게 사는 법을 철저히 따른다면 나도 존경한다. 다만 여유는 부자에게 더 많지 않을까?

 

두려움을 가지라는 말이 비관론자가 되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다만 준비 없는 낙천주의는 사상누각과 같다. 생쥐조차 도망갈 구멍을 3개는 만들어 놓은 뒤에야 나와서 돌아다닌다. 생각만 가득한 칸트의 입에는 조만간 거미줄이 쳐진다. 행동하는 나폴레옹이 되어라.

 

세이노 / ‘세이노의 가르침’중에서

 

< 3  : 독자감상 >

 

자랑거리가 될 수 없는 나의 리더십

 

 

부처를 옮겨 낙향한 후 조직의 리더를 12년 정도 하면서 조직의 목표나 성과달성에 치중하기 보다는 직원들의 화합이나 애로를 줄이는데 중점을 두었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로부터는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스스로 도덕적 흠결을 줄이고 공정하고 정의롭게 살려고 노력했으나 직원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키지 않아 결과적으로 그들의 능력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했고 조직의 발전에도 기여하지 못했다. 이러한 리더십은 내가 치열한 경쟁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탓이다. 만약 내가 개인사업을 했다면 틀림없이 망했을 것이고 기업에서 일했다면 퇴출 1순위가 되었을 것이다.

 

이런 나에게 큰 충격을 주는 글이 있어 소개한다.

 

“당신에게는 업계에 친구가 많다고? 적이 없다고? 그것을 자랑하지 말라. 그것은 곧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대단치 않게 여긴다는 뜻일 수도 있고, 경쟁 대상도 안 되는 만만한 사람이라는 뜻일 수도 있다. 내가 어느 직원을 “사람 하나는 좋다”고 말한다면 그가 일은 지독히 못한다는 뜻이다. 승자에게는 적이 많고 패자에게는 친구가 많은 법이다. “

 

너는 적이 없다고?

 

아이구야, 그걸 자랑이라고 하냐.

 

싸움에 휘말려온 사람이라면,

 

사명감으로 용기로 감당해야 할 것이면,

 

당연히 적이 생겼을 터인데 너에게 적이 없다면

 

네가 해온 일은 보잘것없는 것.

 

변절자의 엉덩이를 차본 적도 없고,

 

위증자의 입을 틀어막은 적도 없으며,

 

잘못된 것을 한 번도 바로 잡은 적도 없으니,

 

너는 싸움에서 겁쟁이로 있어 왔을 뿐!

 

Charles Mackay, 'You have no enemies'. 2022년에 세이노가 번역하였음.

 

세이노 / ‘세이노의 가르침’중에서

 

위 글을 읽고 나니 나의 리더십과 인간관계는 결코 자랑거리가 못되고 그동안 약간의 긍지마저 빛을 잃고 무너져 내린 느낌이다. 세상은 이렇게 나쁜 소리를 듣고 적을 만들면서 사는 사람들에 의해 진화되고 발전하였는데 내가 무슨 노자 장자 같은 도가(道家)들처럼 ‘무위(無爲)’ 어쩌고 해가며 살았으니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한심한 삶이었다.

 

‘세이노의 가르침’을 읽고 부자들의 삶에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알았고 ‘세이노’는 단순한 부자가 아니라 신념으로 가득 찬 멋진 삶, 철학이 있는 훌륭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세이노’의 건강을 빈다.

(2023.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