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걷기 37

여행, 조금 벗어나도 괜찮은

여행, 조금 벗어나도 괜찮은 (...생략...) 요즘 많은 TV 프로그램에서 여행을 다루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골목들을 돌아다니며 맛집 메뉴를 세세하게 보여주고, 유명한 음식 아이템은 비교분석까지 해준다. 이렇게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넘쳐나다보니 여행 역시 간접체험으로 사전 확인을 마치고 떠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기내식은 물론 한국인이 많이 간다는 휴양지 리조트의 룸서비스 메뉴와 가격, 먹을 만한 메뉴까지 검색 몇 번으로 알 수 있는 세상이다. 폭풍 검색을 하고 떠나면 자유여행이어도 패키지 여행처럼 예측 가능한 여행을 다닐 수 있다. 요새 유행한다는 ‘언박싱’(unboxing·상자를 연다는 뜻으로 제품의 개봉 과정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의미하기도 한다)과 비슷한 느낌이다. (..

여행, 걷기 2018.04.04

전남 구례 - 구례잇!

전남 구례 - 구례잇! 전남 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의 품에 안긴 도시다. 노고단(1507m)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해발 1000m 이상 20여개 산봉우리들이 잔잔한 파도처럼 펼쳐진다. 섬진강이 구례읍(사진 오른쪽) 앞으로 부드럽게 휘돌아나가고 있다. 구례군청 제공 전남 구례는 지리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소박한 도시다. 해발 1000m 이상의 20여개 산봉우리가 넉넉하게 펼쳐지고, 섬진강이 마을 앞으로 흐른다. 자연을 품은 구례에 살고 싶어 외지인들이 찾고 있다. 구례에 정착한 귀농인들이 한두 집이 아니다. ■ 구례에 외지인이 몰려든다 전남 구례군 광의면에 있는 ‘예술인 마을’은 전국 각지에서 온 서양화가·동양화가·조각가 등 31명이 터를 잡고 사는 ‘외지인들의 마을’이다. 예술가들의 작품이 저마다 다르듯 ..

여행, 걷기 2017.12.22

지리산 둘레길 9코스

지리산 둘레길 9코스 덕산(사리) - 위태 거리 : 9.7km 예상시간 : 4시간 경상남도 산청군 시천면 사리에서 하동군 옥종면 위태마을을 잇는 9.7km의 지리산둘레길 지리산 골을 따라 흘러내린 물이 모이는 양단수와 그 골에 깃든 사람들이 만나는 덕산장을 지나는 길이다. 천평마을 곶감공판장 옆으로 덕천강이 맑게 흐르며 중태마을에는 공정여행 실천을 위한 중태안내소가 있다. 중태재는 산청과 하동의 군계를 나누는데 아래로 중태 유점마을과 위태 상촌마을을 두고 있다. 작은 계곡과 작은 연못, 작은 대나무 숲을 지나는 아기자기한 길이다. 오! 청명한 가을 하늘... 이형록 팀장님과 함께 지리산 둘레길 9코스를 찾았습니다. (2017.9.30) '이형록 길을 나서다' 이팀장님의 네이버 블로그 이름입니다, 길을 걷..

여행, 걷기 2017.10.01

별량 욕쟁이 할멈

별량 욕쟁이 할멈 순천만 바닷가에 별량이라는 면소재지 마을이 있다. 작은 우체국과 농협지소, 켄터키치킨과 중화요리집이 드문드문 자리한 이 거리의 한쪽에 동백식당이라는 이름의 식당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낡고 허름한 한옥 단층집에 자리한 이 식당은 별량 토박이들뿐 아니라 인근 순천 벌교에 사는 사람들에게 그 이름이 알려져 있다. 바로 이 식당의 주인 욕쟁이 할멈 탓이다. 남녀노소, 이유를 불문하고 이 집에 발을 들인 사람은 할멈으로부터 수인사로 걸쭉한 상욕을 얻어 들어야만 한다. 어디 처박혀 있다 이제 오나 이 오살할 놈 같은 욕설은 애교에 속한다. 처음 온 손님에게조차 육두문자가 쏟아지기 십상이다. ‘이 x 같은 넘아 멀 바라보누’로 시작해서 ‘x 같은 자식 빨랑 꺼져라. 너한테 줄 밥 없다’고 마구 쏟..

여행, 걷기 2015.12.13

이승의 절경 보러 떠난 여행에서

이승의 절경 보러 떠난 여행에서 얼마 전 “이승의 절경”이라는 문구에 혹해 동경과 호기심으로 가득차 선뜻 중국여행을 떠났다. 추석명절 온 가족이 고향집에 모여 음식을 장만하여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다녀오자마자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회포를 풀 새도 없이 돌아와 부랴부랴 둘째를 낳은 큰 아들집에 다녀왔다. 너무 바쁜 일정을 보내고도 피로를 풀지도 못한 채 다음날 버스를 타고 바로 인천공항으로 올라왔다. 3시간의 비행 끝에 서안에 도착해 또 비행기를 타고 구채구(주자이거구)에 도착했다. 구채구는(56개 민족이 모인 다민족 국가) 중국의 소수민족인 장족이 티베트에서 이주해와 9개의 마을을 이루어 해발 2000~300m에 이르는 카르스트 지형 고산에 114개호수와 17개 폭포가 아름다운 매력을 뽐내는 유네스코..

여행, 걷기 2015.10.20

성찰 여행

죽은자들의 도시로 떠나는 ‘성찰 여행’ (.....생략....) 묘역은 사실 죽은 자를 위한 장소가 아니다. 인간은 육체와 영혼으로 구성되는데, 살과 뼈로 구성된 몸은 주검이 되어 묘지에 묻히지만 결국은 소멸하여 존재하지 않는다. 마음이나 감정을 좌우하는 혼도 육체의 죽음과 함께 사라진다. 또한 육체의 안과 밖을 넘나드는 영은 본디 자유로운 존재여서, 거주할 육체가 죽으면 다른 세계로 간다고 하니 영도 묘지에 있지 않다. 그러니 묘역에는 죽은 자가 있는 게 아니라 죽은 자에 대한 우리의 기억이 거주할 뿐이다. 결국 묘역은 산 자들이 성찰하는 장소며 풍경이다. 그래서 묘역을 찾는 일, 묘지를 가까이 두는 일은 우리 삶의 진정성을 담보하는 일이 된다. 내가 아는 한, 아름다운 풍경 속에 우리의 삶과 죽음을 ..

여행, 걷기 2014.08.15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바이칼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바이칼 한겨울에 바이칼 호수를 알현하러 떠나는 길은 춥기도 하지만 멀기도 했다. 언제부터인가 고구려를 자기 역사에 편입하려는 중국의 같잖은 동북공정 소동이 알타이 민족의 시원을 확인시키는 엄동설한의 길을 재촉했는지 모른다. 먼저 72시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이르쿠츠크로 가서 다시 버스로 8시간을 가야 바이칼이다. 횡단열차의 시발역인 블라디보스토크에 왔다. 항일운동가들이 일제의 칼날을 피해 러시아 국경을 넘어 신한촌을 건설했던 해삼위라고 불렸던 곳이다. 정주영 회장이 오래 전에 세운 현대호텔 건물이 반갑다. 이곳에서 ‘삭풍회’의 전설을 듣는다. 해방이 되고, 일제징병에 끌려간 한국청년들도 패전국 일본의 관동군으로 분류되어 시베리아 개발의 강제노동에 동원된다. 우리는 그들에게 아무 ..

여행, 걷기 2013.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