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걷기

성찰 여행

송담(松潭) 2014. 8. 15. 05:28

 

 

죽은자들의 도시로 떠나는 성찰 여행

 

 

 

 

 

(.....생략....)

 

 

 묘역은 사실 죽은 자를 위한 장소가 아니다. 인간은 육체와 영혼으로 구성되는데, 살과 뼈로 구성된 몸은 주검이 되어 묘지에 묻히지만 결국은 소멸하여 존재하지 않는다.

 

 마음이나 감정을 좌우하는 혼도 육체의 죽음과 함께 사라진다. 또한 육체의 안과 밖을 넘나드는 영은 본디 자유로운 존재여서, 거주할 육체가 죽으면 다른 세계로 간다고 하니 영도 묘지에 있지 않다. 그러니 묘역에는 죽은 자가 있는 게 아니라 죽은 자에 대한 우리의 기억이 거주할 뿐이다.

 

 결국 묘역은 산 자들이 성찰하는 장소며 풍경이다. 그래서 묘역을 찾는 일, 묘지를 가까이 두는 일은 우리 삶의 진정성을 담보하는 일이 된다.

 

 내가 아는 한, 아름다운 풍경 속에 우리의 삶과 죽음을 끝없이 사유하게 하는 이 루트는 최고의 여행길이다.

 

 (.....생략.....)

 

승효상 | 건축가·이로재 대표

(2014.8.14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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