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족 70

뒤늦은 후회

뒤늦은 후회 강기재 이미지 출처 : chosun.com 아내가 노인병원에 입원한지 삼년 째 접어들었다. 부부의 연을 맺은 지 마흔네 해, 중병에 시달려 온지 스무 해만에 어쩔 수없이 장기요양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힘들게 살아온 사람이 좀 편하여 질만하니 병이 난다더니 그럴 겨를도 없이 병으로 고생만 거듭하였다. 노후에 둘만이 오붓하게 살아가리라던 생각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은 한 낱 허망한 꿈에 지나지 않았다. 소리 없이 찾아온 당뇨합병증은 신체 이곳저곳을 차례로 갉아먹듯이 아내를 고통 속에 맴돌게 하였다. 급성심장병으로 하마터면 생명을 잃을 번 하였고 발등의 상처로 발목을 잘릴 법도 하였다. 눈은 거듭된 수술로 거의 실명위기에 이르렀고 극심하던 허리와 다리통증은 대수술로 진정되었지만 또 다른 내장..

부부,가족 2017.12.18

걱정의 이유

걱정의 이유 사진 출처 : brunch story 부모에게 자식은 평생 철들지 않는 어린아이라지만, 도리어 자식은 부모님을 바라볼 때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전에는 보이지 않던 아버지의 작아진 어깨가 눈에 밟히는 순간이나, 예전에는 금방금방 해내시는 집안일을 힘겨워하는 어머니를 보며 가슴이 저릿해 올 때가 그렇다. 부모님이 사는 아파트 단지에는 어디를 가든 반드시 건너야 하는 건널목이 있다. 여느 때처럼 어머니는 성당에 가신다고 고운 옷을 챙겨 입고 현관 앞에 서셨다. “아들, 엄마 간다.” “네 조심히 다녀오세요.” 이 말을 하며 어머니 앞에 섰는데, 그날따라 혼자 집을 나서는 어머니의 뒷모습이 왜 그리 외로워 보이던지...... 어머니가 집을 나서고 난 뒤 들었던 생..

부부,가족 2017.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