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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경 / ‘비하인드 클래식’중에서

작품번호 클래식 중 기악곡에 제목을 붙이는 경향은 주로 낭만주의 시대에 나타났습니다. 그 이전에도 작품에 제목을 붙이는 경우는 있었지만 흔하지 않았고, 그 대신 작품에 번호를 붙였습니다. 그런데 이 방식 역시 통일되지 않아서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는 합니다. 이 부분은 공부하려고 하기보다는 그 시대를 이해하고 넘어가면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Op. 라고 해서 '오푸스Opus'로 표기하는 경우입니다. 출판된 악보의 인세 수익을 확실히 정리하기 위해 베토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일반화되었다고 해요. 그런데 앞서 하이든의 ‘종달새’가 Op.64이면서 현악 4중주 53번이라고 해서 번호가 두 개라 더 알쏭달쏭하게 느낀 분..

클래식, 음악 2023.03.08

여행은 자기자신을 되찾기 위한 질문의 여정

여행은 자기자신을 되찾기 위한 질문의 여정 쌍계사에서 불일폭포까지는 왕복 4.8킬로 미터,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불일 폭포는 높이 60미터, 폭 3미터에 이르는 커다란 자연 폭포로 유명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지요. 그런데 평일 오전이어서 그런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순간엔 폭포와 나뿐이었습니다. 폭포는 크게 보면 2단이고, 중간중간 작은 층을 포함하면 4단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당시 전국적으로 가물어서 수량이 적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나무 난간에 서서 폭포를 바라봤습니다. 절벽에서 하염없이 떨어지는 물을 하염없이 바라봤습니다. 폭포 소리는 요란한데 마음은 이상하리만큼 고요해졌습니다. 묘한 침묵을 배경으로 나는 폭포와, 아니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 대화를 작은 ..

여행, 걷기 2023.02.27

구본형ㆍ홍승완 /마음편지(을류문화사 출판)중에서

삶에는 새로운 페이지가 펼쳐져야 할 때가 있다 나는 융의 자서전을 수시로 꺼내 읽고 그가 정립한 분석 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공부했다기보다는 그냥 거기에 빠졌습니다. 융의 자서전을 읽은 후 방문을 걸어 잠그다시피 하고 한 달 내내 그의 다른 저작과 분석 심리학에 관한 책을 열 권 넘게 연거푸 읽었습니다. 자는 시간 빼고는 책만 읽었던 것 같습니다. 1년 넘게 나의 독서 목록은 융과 분석 심리학 서적으로 채워졌으며, 이후에도 오랫동안 융의 심리유형론에 기반을 둔 MBTI를 공부하고 전문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융의 사상은 난해하고 어려웠습니다. 그런데도 공부할수록 매혹되었고, 그와의 인연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돌아보면 융의 자서전은 내게 하나의 계시였습니다. 자연의 겨울이 ..

최근 읽은 책 2023.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