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노트

김지수 / '필사는 도끼다'중에서

송담(松潭) 2025. 3. 10. 14:51

< 1 >

 

연민으로 생존하기

 

 

인간은 서로의 어려움에 반응하도록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어요.

아기는 뇌가 완전히 발달하면 산도를 통과하지 못하기에

모든 동물 중 가장 취약한 상태로 세상에 나와요.

오랜 시간 의존적인 어린아이를 돌보기 위해

인간은 연민을 키워야 했죠.

인간은 그 연민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진전시켰습니다.

슬픔을 느끼면서도 곤궁에 처한 타인을 돌보는 능력으로 지금의 문명에 이르렀어요.

다윈은 자연의 잔인성에도 불구하고

아픈 고양이를 핥아주는 개,

눈먼 동무에게 먹이를 가져다주는 까마귀 등에 주목했죠.

다윈에게 더 맞는 구호는 '선자생존'입니다.

그는 가족과 인류를 넘어 다른 종까지

연민 작용을 확대하는 것이

인간의 가장 고귀한 일이라고 주장했으니까요.

 

수전 케인 / 미국, 리더십 전문가

 

< 2 >

 

줄기차게 패스해

 

 

공을 갖고 있으면 모든 시선이 나에게 쏠려요.

공을 패스하면 관심도 넘어가요.

공을 독점하면 내가 승리하는 것 같지만 결국 다 죽더라고요.

축구는 결국 패스예요.

패스만 잘하면 골 넣을 확률이 높아요.

축구뿐 아니라 사회도 마찬가지예요.

작은 욕심으로 머뭇거리지 말고,

줄기차게 나한테 온 이익을, 기회를 나눠야 건강해져요.

우승컵을 가져가는 팀은

패스하고 헌신하는 선수들이 많은 팀이에요.

헌신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절대 못 이겨요.

골 넣는 사람은 한두 명으로 정해져 있어요.

그들은 자기 위치에서 결정적 기회를 기다리죠.

그런데 헌신의 역할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이영표 / '성실'의 대명사인 대한민국의 축구인, 2002년 월드컵 영웅

 

 

< 3 >

 

농담으로 견디고

 

 

아빠 돌아가셨을 때가 생각나네요.

너무 슬픈데, 동시에 또 너무 웃겼어요.

후배들이 너무 귀여운 얼굴로 엄숙한 표정을 짓는 것도,

급하게 달려오느라 컬러 양말 신고 온 것도,

세상 무너질 것처럼 울다가

허겁지겁 국밥 먹으며 떠드는 것도,

그 와중에 너무 웃겼어요

비극의 틈새로 희극이 삐죽 들어오면, 또 견딜 만해요.

죽기 전까지 농담하면서 견딘다잖아요.

찰리 채플린이 그랬다면서요?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저는 이제 그 말이 완전히 이해가 됩니다.

자기가 어떤 상황극 속에 있다고 생각하고 떨어져서 보면,

좀 힘을 빼고 웃게 되더라고요.

 

송은이/ 희극인

 

 

< 4 >

 

행복에 대하여

 

저는 전 세계 인문학자들에게 행복에 관한 질문을 집요하게 던졌고, 행복은 실체를 규정하기 힘든 복잡한 언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뇌과학적으로 행복은 만족감이나 쾌락에 가깝습니다. 경제학적으로는 욕망과 자본 사이의 줄다리기이고, 사회심리학적으로는 시선의 비교입니다. 과도하게 추구하면 도달하기 어려운 이상이 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행복에 관한 가장 뼈 때리는 진리는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창조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인간은 타인을 돕기 위해 창조되었고, 진화의 본질은 고통을 통한 개선이라는 팩트에 직면한 뒤 한동안 저는 길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곧 깨달았어요. 고통과 성취처럼 고난과 행복도 결국은 한데 붙어 있다는 진실을 기독교 사상가 김기석 선생의 말처럼, 행복은 목적이나 지향이 아니라 돌아볼 때 느끼는 회고적 감정입니다.

 

나태주 선생은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고,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고, 외로울 때 혼자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고 했습니다.

 

 

< 5 >

 

습관의 청구서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겠지만,

다행히도 그렇지 않아요.

식습관과 생활 방식을 조금만 바꿔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어요.

건강과 장수의 90%는 유전이 아닌 생활 방식에서 비롯됩니다.

노화는 나쁜 습관의 청구서입니다.

오래 살아야 하는 이유는 사랑과 봉사를 위해서입니다.

죽기 전에 나 자신, 친구들, 가족, 일을 사랑으로 대하고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죠.

달빛 아래 춤을 추고 자전거로 세상을 누비고

새 언어를 배우고 더 많이 웃고 울고 놀기 위해서예요.

설탕과 녹말을 끊고 잘 자고 운동하고 관계를 튼튼히 하면,

아프지 않고 늙을 수 있어요.

단언컨대 나이 듦은 더욱 매력적인 일이 될 겁니다.

 

마크 하이먼 / 미국의 장수의학자. 기능의학 분야 세계 권위자

 

 

< 6 >

 

부서진 자리에서 더 강해진다

 

 

속지 마십시오.

바닥을 친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미식축구계의 명감독이었던 빈스 롬바르디는

'일단 무릎을 꿇어봐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했습니다.

소설가 헤밍웨이도

젊은 시절에 바닥까지 추락한 뒤에 얻은 깨달음을

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에 남겼죠.

“세상은 모든 사람을 깨부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부서졌던

바로 그 자리에서 한층 더 강해진다.

그러나 그렇게 깨지지 않았던 사람들은 죽고 만다."

 

라이언 홀리데이 / 시대를 대표하는 미국의 사상가. 에고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