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들국화

송담(松潭) 2019. 10. 20. 20:40

 

들국화

신두업

 

 

 

 

애초부터

들국화로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월의 장미로

우아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어느 바람 부는 날

척박한 들판 언저리

우연히 앉게 되었을 뿐입니다

한여름의 갈증

쓰디쓴 혈액은 세포를 돌고

어둠 속 폭우엔 풀숲에 쓰러져 울다가도

아침 햇살에 다시 일어섰습니다

알곡 거둬간 들녘에

오롯이 꽃을 피웠는데

스산한 바람에

쇠약한 들풀의 신음 소리

그곳에 그윽한 향기를 나누어주는

가냘픈 들국화

이제는 참으로 사랑하고 싶습니다.

 

 

 

한번은 보고 싶습니다

오광수

 

 

 

 

 

 

한번은 보고 싶습니다.

먼발치에서라도 보고 싶습니다.

사는 모습이 궁금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내 가슴속에 그려진 모습 그대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인제 와서 아는 척해서 무얼 합니까?

인제 와서 안부를 물어봐야 무얼 합니까?

어떤 말로도 이해하지 못했던 그때의 일들도

오묘한 세월의 설득 앞에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그저 웃는 모습 한번 보고플 뿐입니다.

 

한번은 보고 싶습니다.

내 가슴속에 그려져 있는 얼굴 하나가

여느 아낙네보다 더 곱게 나이 들어가도

환하게 웃고 있는 미소는 그때 그대로

그렇게 남아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당신의 삶이 혹시나 고단하시면

당신의 모습에서 그 미소가 사라졌다면

나는 가슴이 아파서 어찌합니까?

그래도 한번은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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