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561

이선재 /‘다시 문학을 사랑한다면’중에서

이선재 /‘다시 문학을 사랑한다면’중에서   오해와 이해 오해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제가 꼭 함께 소개하는 소설이 있습니다. 바로 프레드 울만의 소설 『동급생』입니다. 이 소설에서 운명처럼 서로에게 끌렸던 두 소년 한스와 콘라딘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도 다름 아닌 오해 때문입니다. 이 소설은 유대인 의사의 아들인 열여섯 살 한스슈바르츠와 새로 전학 온 독일 귀족 소년 콘라딘 폰 호엔펠스의 우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한스와 콘라딘은 예술과 철학 그리고 신에 대해 토론하고 시를 낭송하면서 그들만의 우정을 쌓아나갑니다. 어느 날 한스는 자신의 수집품을 보여주기 위해 콘라딘을 집으로 초대합니다. 그런데 한스의 아버지가 콘라딘을 '백작님'이라고 부르며 깍듯이 대하자 한스는 열등감을 느낍니다. 자신의 우상과도 같은 ..

최근 읽은 책 2023.11.19

강인욱 / ‘세상 모든 것의 기원’중에서

강인욱 / ‘세상 모든 것의 기원’중에서   신라는 닭의 나라였다  신라 신화에 닭이 등장한다. 《삼국사기》에는 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 신화가 기록되어 있는데, 그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석탈해왕 9년(65년) 봄에 왕이 금성 서쪽 시림 숲에서 닭이 우는 소리를 듣는다. 날이 밝은 후 닭이 우는 곳에 가 살펴보니 나무에 작은 함이 달려 있었고 그 안에 조그마한 사내아이가 들어 있었다. 아이는 총명함과 지략이 넘쳤기에 알지(智)라 이름하고 금함으로부터 나왔으므로 성을 김(金)으로 삼았으며, 닭 우는 소리로 아이가 있는 곳을 발견했으니 시림의 이름을 바꾸어 계림(鷄林)이라 칭하고 이를 나라 이름으로 삼는다. 신화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닭은 상서로운 기운을 전달해주는 매개체로 서술되었다...

최근 읽은 책 2023.11.15

유시민 /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뇌과학 1.'나는 누구인가?' 이것은 인문학의 표준 질문이다. 그러나 인문학 지식만으로 대답하기는 어렵다. 먼저 살펴야 할 다른 질문이 있다. '나는 무엇인가?' 이것은 과학의 질문이다. 묻고 대답하는 사유의 주체를 '철학적 자아'라고 하자. 철학적 자아는 물질이 아니다. 그러나 물질인 몸에 깃들어 있다. 나를 알려면 몸을 알아야 한다. 이것을 일반 명제로 확장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과학의 질문은 인문학의 질문에 선행한다. 인문학은 과학의 토대를 갖추어야 온전해진다.' 문과인 나는 과학자들이 인간에 대해 알아낸 여러 사실을 이의 없이 받아들인다.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 돌·흙·물·불·공기를 비롯한 모든 물질, 달과 태양과 우리 은하의 모든 별, 다른 은하를 포함해 우주 전체에 존재하는 모든 물..

최근 읽은 책 2023.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