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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아 /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중에서

먹이사슬로부터 해방된 초원의 하루  이미지 출처 : pngtree  아프리카 초원 어딘가 야생 사과나무 한그루가 우뚝 서있다. 저 홀로 자란 사과나무는 장정 열댓 명이 끌어안아도 팔이 닿지 않을 만큼 거대하다. 돌보는 이 하나 없어도 사과나무는 때가 되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그리고 때가 되면 절로 떨어진다. 땅에 떨어진 사과는 고온건조한 기후 덕에 발효되어 향긋한 사과주로 익어간다. 마침맞게 술이 익은 날, 코끼리와 사자가 가장 먼저 사과나무 아래로 찾아온다. 코끼리는 긴 코로 날름날름 미친듯이 사과를 주워 먹는다. 술에 취한 코끼리가 비틀거리다 제 다리에 걸려 자빠지고 신이 나 내달리던 사자는 저희끼리 부딪쳐 나뒹군다. 그때쯤 먼 데서 망을 보던 영양이며 얼룩말, 원숭이들이 우- 사과나무를 향..

최근 읽은 책 2023.10.01

윤보미나 / ‘차야 티클라스’를 읽고

윤보미나 / ‘차야 티클라스’를 읽고 성장 배경 윤보미나, 이름 잘 지었다. ‘봄이 오려나’고 생각하면 설렘이 있고, ‘봄이다’고 생각하면 따뜻한 온기가 돈다. 보미나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책과 함께 하고 있다. 특이 가족끼리 독서 토론을 하는 보기 드문 가족이다. - 집안에 목욕탕과 화장실이 있었고 자가용도 오토바이도 있었고 텔레비전, 전화와 전축도 있었고...그 시대에 책이 많은 것이 부자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 태평양을 건너서 미국에 계신 엄마와 자식들이 Zoom을 통해 얼굴을 보면서 1주일에 한 번씩 이야기를 나눈다. 저녁을 먹고 그 주의 책을 한 켠에 끼고 슬리퍼를 신고 서재로 가서 우리들은 태평양을 건너서 줌으로 독서모임을 한다. 아니 지적 수다를 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