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1810-1849 )의 전주곡
전주곡은 원래 어떤 음악 전에 나오는 음악을 말하는데요. 17세기 후반에는 모음곡의 첫째 악장으로 되었었는데 19세기에는 도입적 악곡으로서의 성격을 상실하고 독립된 기악을 위한 소품으로 쓰이게 되었으며 시적인 감정에 따라 자유로운 형식으로 쓰여졌답니다.
쇼팽의 전주곡은 이전 작품들과 달리, 다른 작품의 시작부에 위치한 작품이 아니라 스케일이 작고 독립적인 작품이랍니다. 전주곡은 연습곡이나 녹턴과 같이 피아노의 시인으로서 쇼팽의 아름다운 멜로디, 생각 보다 강한 열정, 맑고 초롱한 정서가 담긴 곡입니다.
쇼팽은 조르즈 상드와 함께 마요르카 섬에 건너가 병을 요양하고 있었을 때 이 곡이 완성되어 출판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전주곡을 헌정받은 사람이 플레이엘인데 이분은 유명한 피아노 제조자이면서 쇼팽의 후원자이기도 한데요..쇼팽이 플레이엘에게 2만 프랑의 돈을 빌려서 그 대신 이 전주곡집을 넘겨주었다고 전해지는데요 플레이엘도 이 곡을 무척 좋아했다고 하니 단순하게 빚 갚는 것만은 아니었다고 보여지네요.
결핵에 지쳐 있으면서도 작곡에 힘썼던 마요르카 섬의 생활은 섬주민들의 냉대와 추운날씨가 쇼팽을 더힘들게 했었다고 하네요. 요양을 가려면 좀 따뜻한 곳에 가지 왜 추운 곳에 가서 사서 고생을 했는지. 원~~~~
당시는 멘델스존이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공연하여 큰 성공을 거둘 때라 바흐가 막 세상에 알려졌고 그래서 파묻혀있었던 바흐의 명성이 떠오른 시대인 만큼, 쇼팽도 바흐의 작품을 연구했으리라고 보는데요. 쇼팽이 작곡한 스물네 곡의 장조와 단조의 전주곡은 바흐의 마흔 여덟 곡의 전주곡과 푸가를 모은 평균율 클라비어에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줍니다.
물론 바흐의 전주곡과 쇼팽의 전주곡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쇼팽은 쇼팽의 스타일로 전주곡을 완성시켜 연주한 것 또한 아주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시적표현이 한층 높아있는 쇼팽의 전주곡.쇼팽의 연습곡보다 훨씬 수준 높은 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15번 빗방울전주곡을 매우 좋아하지요..쇼팽의 약을 구하러 조르드상드와 아이들이 나가있는 동안 갑자기 비가 쏟아졌고 무엇도 해줄 수 없었던 쇼팽이 그들이 오기까지 빗방울 전주곡을 작곡했다고 하는데 집에 들어왔던 상드가 연주하던 쇼팽의 곡을 듣고 집에서도 비가 오는 듯 했다고 그녀의 회고록에 회상했다고 합니다.
쇼팽의 전주곡 전곡을 조성진의 연주곡 옮겨왔어요. 짧게 들으니 그래도 인내심을 실험 할 필요가 없어서 좋았어요. 이 기회에 짧게짧게 들어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해 봅니다.조르드 상드와 후에 사소한 다툼으로 9년의 동거를 정리하는 이별했을 때 "이제껏 함께 해줘서 감사하다. 그리고 이렇게 헤어져서 이 또한 감사하다"라고 했다지요.
쇼팽의 내면을 짐작하며 듣습니다.
오늘은 교도소에 가서 클래식 인문학수업을 두 시간 하고 옵니다.
최윤희 / ‘해설이 있는 클래식’밴드에서
최윤희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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