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와 교향곡 구성법
<주제>
이제 <교향곡 25번>의 시작 부분을 들어보세요. 매우 인상적입니다. 굳이 영화가 아니더라도 한번 들으면 잘 잊히지 않는 멜로디지요. 이렇게 음악의 시작 부분에서 유난히 강조되는 선율을 음악 용어로 ‘주제’라고 합니다. ‘작품의 핵심이 되는 짧은 선율’이라고 정의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우리가 잘 아는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 맨 처음에 나오는 주제, ‘따따따단~ 따따따단~’은 다섯 마디입니다. 보통 주제는 네 마디 내지 여덟 마디 정도예요. 주제는 계속 변형되어 나오면서 곡 전체에 재미와 일관성을 줍니다. 가장 명료하게 들리고 반복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듣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기도 하죠.
음이 급상승하면서 파도처럼 요동치다가 격렬한 분위기가 확 달라지면서 장난스런 느낌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부분이 바로 2주제입니다. 보통 교향곡 1악장에서 주제는 두 개 등장합니다. 이런 구성을 소나타 형식이라고 해요.
그동안 1주제에 익숙해졌던 만큼 2주제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앞의 주제와 비교가 됩니다. 그 비교에서 오는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두 주제는 상반된 분위기로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1주제와 2주제가 번갈아 나오면서 이루는 대조가 소나타 형식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1주제이고 어디서부터 2주제인지 성해진 기준은 없나요?
안타깝게도 분위기가 달라지는 부분을 의식하며 들으면 주제가 등장하는 순간이 꼭 들릴 거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네요. 대개 교향곡을 한 번 듣고 1주제와 2주제를 모두 파악하기 힘듭니다. 몇 번을 다시 들어야 할 수도 있어요. 그래도 주제가 들리기만 하면 곡의 핵심에 다가간 셈이니 일단 들으려고 해보는 것이 좋겠죠. 하지만 듣지 못했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음악은 영화나 소설과 달라요. 앞에서 중요한 부분을 놓쳐도 다시 흐름을 따라 갈 수 있습니다.
교향곡 구성법
모차르트가 활동한 시기에는 교향곡의 1악장을 소나타 형식, 2악장을 3부분 형식, 3악장은 미뉴에트, 4악장은 소나타 형식이나 론도 형식으로 작곡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었습니다.
교향곡은 네 악장으로 나뉘고, 그중 소나타 형식은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제시부에서는 1주제와 2주제가 처음으로 나옵니다. 이어서 발전부에서는 두 주제가 쪼개지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되다가 재현부에서 다시 원래 형태의 두 주제가 나오며 결말을 맺죠. 뒤에 종종 짧은 마무리 부분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을 '꼬리'라는 뜻으로 코다라고 불러요.
2악장과 3악장은 1악장보다 단순합니다. 2악장은 3부분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노래에서도 자주 쓰이는 매우 단순한 형식입니다. 3부분 형식은 말 그대로 세 부분으로 이루어지는데 보통 세 번째 부분에서는 첫 부분을 그대로 반복합니다.
3악장은 미뉴에트입니다. 미뉴에트도 관습적으로 세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첫 부분은 미뉴에트, 두 번째 부분은 트리오, 세 번째 부분은 다시 미뉴에트로 이어지죠. 여기서 트리오는 세 종류의 악기만 연주한다는 뜻입니다. 음량이나 음색 면에서 전체 오케스트라가 동원되는 미뉴에트 부분과 확연히 차이가 나게 연주합니다.
<교향곡 25번> 3악장 트리오는 현악기가 모두 쉬고 있고, 오보에, 바순 호른 이 세 관악기만 연주합니다. 이 곡에서 관악기들은 각각 연주자가 두 명씩이기 때문에 실제로 연주하는 사람은 여섯 명이죠.
4악장은 다시 소나타 형식으로 돌아갑니다. 일반적으로 교향곡은 첫 악장과 마지막 악장에 복잡한 형식이 나오고 가운데에 부담 없는 단순한 형식의 악장이 배치되는데요. 〈교향곡 25번)도 그렇습니다. 4악장도 소나타 형식이기 때문에 역시 주제가 두 개나옵니다. 느낌이나 당김음 리듬이 나온다는 특징이 1악장과 아주 비슷하죠.
민은기 ‘클래식 수업1’중에서
'클래식,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여행 (0) | 2019.01.07 |
---|---|
소나타의 아름다움은 단순함에 깃든다 (0) | 2019.01.07 |
쇼팽(1810-1849 )의 전주곡 (0) | 2018.11.01 |
고독한 방랑자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보리수 (0) | 2018.10.01 |
베트남 전쟁과 ‘지옥의 묵시록 (Apocalypse Now)’ (0) | 2018.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