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되고 싶은(Want to) 나’

송담(松潭) 2018. 7. 15. 17:20

 

되어야 하는(Should) 보다

되고 싶은(Want to)

 

꿈과 이상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내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가시나무>라는 대중가요의 가사처럼 우리 안에는 다수의 자기가 존재한다. 우리는 볼링공 같은 단 하나의 자기가 아니라, 많은 자기로 이루어진 연합체다. 이 가운데 우리에게 갈등을 유발해서 내적 평화를 깨트리는 자기들이 있다. 이들은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들며 갈등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우리 행동과 정서와 동기를 지배한다. 바로 이상적 자기, 현실 자기 그리고 당위적 자기다.

 

 심리학자 토리 히긴스(Tony Higgins)에 따르면 우리의 의식은 이 세 개의 자기 간의 공존과 갈등의 장이다. 한 사람의 내면을 이해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자기(actual self), ‘되고자 열망하는 이상적인자기(ideal self), 그리고 되어야만 하는 당위적인자기(ought self) 사이의 괴리와 갈등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이들 사이의 괴리는 개인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현실 자기와 이상적 자기의 괴리, 현실 자기와 당위적 자기의 괴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적 자기와 현실 자기의 괴리를 좁히는 것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자기가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상, 비전, 열정, 도전을 중시한다. 반면에 당위적 자기와 현실 자기의 괴리를 좁히는 것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마땅히 되어야만 하는 자기가 되기 위해 의무, 책임, 예방, 현상 유지를 중시한다. 전자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후자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실수하지 않을까를 고민한다. 따라서 전자의 사람은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기뻐하고 흥분하지만, 후자의 사람은 실수하지 않았을 때 안도감을 느낀다.

 

 행복은 역할, 의무, 책임, 조심, 경계, 현상 유지로 대표 되는 당위적 자기의 브레이크 보다는 꿈, 비전, 이상, 열망으로 대표되는 이상적 자기라는 엔진을 달고 전진하는 사람에게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첼리스트 요요마가 국내 일간지와 한 인터뷰는 이상적인 자기엔진을 달고 사는 사람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요요마는 자신의 인생이 결정적으로 바뀌게 된 터닝 포인트를 이렇게 소개했다.

 

 19세 때 뉴욕에서 독주회를 했다. 완벽하게 연주하고 싶었고 1년을 준비한 무대였다. 아주 잘 준비된 무대였다. 연주가 시작됐고 모든 것이 잘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불현듯 이건 아주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살아 있지 않은 듯한 기분이었다. 이때가 나의 전환점이었다고 본다. 완벽해야 한다는 마음이 문제였던 것이다. 나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들릴까만을 생각했던 것이다. 나는 이때를 해야 한다(should)’하고 싶다(want to)’로 바꾼 순간으로 부른다. '완벽해야 한다'가 아니라 '완벽하고 싶다'고 생각을 바꾸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다. 이 점을 59세가 아닌 19세에 알게 돼서 얼마나 다행인가!

 

 ‘Should’‘Want to’로 바꾼 것. 그것이 자신의 음악 인생을 바꾸었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당위의 브레이크가 지배하는 삶에서 이상의 엔진이 지배하는 삶으로 바뀌었다는 말이다. 행복한 사람은 당위의 영역을 줄이고 이상의 영역을 넓히는 삶의 기술을 발휘하면서 살아간다.

 

 

 

돈의 힘보다 관계의 힘을 믿는다

 

 

 일련의 연구에서 우리가 발견한 사실은 행복한 사람들은 좋은 사람과 보내는 시간을 자신의 카트에 집중적으로 쓸어 담지만,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은 금전적 이득을 주로 담는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행복한 사람들은 친밀한 사람들이 주는 위로를, 행복감이 낮은 사람들은 돈이 주는 위로를 찾았다. 행복감이 낮은 사람들은 친구와의 저녁 식사보다는 길에서 우연히 돈을 줍는 것을 선호했다. 금전적 이득으로 스트레스를 해결하려는 것은 마치 술로 쓰린 배를 다시 술로 달래려는 것과 같다. 이 패턴이 만성화되어 있는 사람을 우리는 물질주의자라고 부른다.

 

 우리 연구팀은 서울대학교 학생들에게 이성 친구와 1주년 기념으로 23일 제주도 여행이 예정되어 있다고 가정하게 하고, 얼마를 받으면 안 갈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외에도 친밀한 사람과의 다양한 활동을 가정하게 하고, 각 활동을 포기할 수 있는 액수를 물었다. 예를 들어 크리스마스이브에 이성 친구와 콘서트 가기, 주말에 가족과 영화 보기 등의 일을 포기하는 대가로 얼마를 받고 싶은지를 물은 것이다. 가족, 친구, 연인 등 행복에 중요한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을 돈으로 환산해 보게 한 것이다.

 

 결과는 예상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행복감이 상위 50퍼센트인 학생들은 이성친구와 23일 제주도여행을 포기하기 위해서 무려 약 1600만 원은 받아야 한다고 응답했지만, 행복감 하위 50퍼센트인 학생들은 350만 원이면 충분하다고 답했다.

 

 크리스마스이브 콘서트를 포기하기 위해서 하위 50퍼센트 학생들은 40만 원 정도면 된다고 응답했으나, 행복감 상위 50퍼센트 학생들은 무려 600만 원을 받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얼핏 생각하면 행복한 사람들이 더 탐욕적이라고 보일 수도 있으나, 실은 그들이 친밀한 사람과의 관계에 매우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결과다.

 

 관계를 추구할 것인가? 돈을 추구할 것인가?

 개인적 취향이라고 치부해버릴 문제가 아니다. 술을 술로 풀면 해롭듯이, 힘든 삶을 물질과 돈으로 푸는 것은 해롭다. 행복한 사람들의 경험 카트를 유심히 훔쳐보고, 그들이 담는 것을 따라 담을 필요가 있다.

 

 최인철 / ‘굿 라이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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