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의 치유

마음의 고통은 무엇으로부터 오는가?

송담(松潭) 2013. 11. 24. 15:06

 

 

 

마음의 고통은

무엇으로부터 오는가?

 

 

 

 

 

 마음의 고통을 겪으면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는 게 낫습니까, 아니면 명상가를 찾아가는 게 낫습니까?”

 

 가장 좋은 것은 아기나 꽃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나 이전의 것, 지금의 내가 되기 이전의 것이 그 안에 다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을 다쳤을 때 우리는 왜 아기와 꽃을 볼 생각을 하지 못할까요?”

 

 아상(我相) 때문입니다. 아상은 잘못된 자신의 모습입니다. 본디 자신의 모습이 아닙니다. 그것은 왜곡되고 일그러진, 비정상적인 자신의 모습입니다. 잘못 알고 있는 나의 모습에 가려져서 진짜 나, 아기와 같은 나, 꽃과 같은 내가 보이지 않습니다.

 

 부처가 꽃을 들어 보였을 때 가섭이 미소를 지었습니다. 부처가 꽃을 들어 보인 것은 예쁘지 않느냐고 물은 것입니다. 이에 가섭은 ", 예쁩니다"라고 대답한 것이지요. "온 천하가 아름답고, 너 또한 아름다운 것이다"라고 하면 "맞습니다"하면 됩니다.

 

 꽃을 들어 보였는데 우리는 머리를 쥐어짜며 생각을 모읍니다. 그냥 보고 "아름답구나"하고 느끼면 통하는 도를 참으로 멀리 돌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꽃 한 송이가 만 세상을 통하는 도()입니다.

 

이외수 / ‘마음에서 마음으로중에서

 

 

사진출처 : 유형민갤러리

 

 

 

 

여행을 하지 않는 이유,

집 나가면 개고생

 

 

 세상공부에 여행만 한 게 없다고 하고, 실제로 많은 작가가 여행을 통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풍부하게 만듭니다. 선생님은 여행, 특히 해외여행을 잘 하지 않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예나 지금이나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내 삶이 온통 고통스러운 여행이었다. 실제로 여행 가서 즐거웠던 적이 한 번도 없다. 아버지를 찾아 할머니와 경상도에서 강원도까지 수소문하며 다닌 기억은 쓰라리고 아프다. 끼니를 이을 수가 없어 동냥밥을 얻어먹고 한뎃잠을 잘 때의 막막함, 쓸쓸함, 낯섦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리다. 해 질 무렵은 특히나 견디기 힘들었다. 해가 다 떨어진 뒤 골목을 걷는데 된장국 냄새가 확 풍겨오고 그릇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면 서럽고 아팠다.

 

 모든 방황은 정착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지금 그 오랜 방황, 여행으로부터 돌아와 정착하고 있다. 나는 더 이상 방황하고 싶지 않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경험은 어째든 내게는 결점으로 작용한다.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힐 수 있지만,솔직히 내게는 두려움이 먼저다.

 

 앞으로도 갈 마음이 없습니까?

 

 나이가 더 들면 아내와 세계일주 한번 하겠다. 나 때문에 아내가 그야말로 집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아 미안하다. 그래도 개고생이 될 거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웃음)

 

 

   

내가 가장 커질 때는 남을 위로할 때

 

 

 강연을 할 때 가끔 록펠러 얘기를 한다. 세계 최고의 거부였던 록펠러는 54세에 암 판정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이 잘못 살았다는 것을 자각한다. 자신이 세상을 떠나는 걸 서운해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그는 사람들의 관심이 모두 자신의 돈에 쏠려있다는 걸 알았다. 사업 파트너도, 친척도, 친구도, 가족까지도 똑같았다.

 

 그는 자신의 재산을 모두 정리해서 사회에 환원해버렸다. 그런데 그 순간 암이 나아버렸다. 결국 록펠러는 98세까지 살았다. 나는 록펠러가 행복을 느낀 건 엄청난 재산을 모으던 때도, 그 엄청난 부를 누리던 때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재산을 모두 정리해서 환원한 다음부터 그의 행복이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 재산을 끌어안고 사는 건 암을 끌어안고 사는 것과 같다.

 

 오늘의 우리는 치유 불능의 종양, 암덩어리를 안은 채 살고 있다. 물질에 집착한 만큼 불행의 종양을 안고 허황된 가치를 거기다 부여하면서 앓고 있는 것이다. 쓸데없는 열등감을 느끼지 않고, 가져서 불편하지 않을 정도만 갖고 있으면 되는데, 온갖 욕 다 얻어먹으면서 온갖 우스운 작태 다 보여주면서도 그걸 행복이라고 착각하며 살고 있다.

 

이외수 / ‘마음에서 마음으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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