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두제(寡頭制)의 철칙(鐵則)' :
Iron Law of Oligarchy
원래 사회라는 것은 각 사회구성원들의 합의에 의해 형성된 하나의 체제이므로 이러한 사회체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체의 것들은 원칙적으로 모든 구성원들과 협의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나 실제에 있어서는 소수의 지배계급들이 그러한 작용을 해 나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을 규명한 학자가 바로 미헬스(Michels, Robert)로서 그는 그의 저서 ‘정당론’에서 과두제가 필연적인 조직의 현상임을 체계적으로 논증하였다. 즉 그는 다수를 대표하는 정당이 대규모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기술적인 전문성이 요구되고 위계구조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 당이 소수의 정당관료의 수중에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이다.
또한 그는 어느 사회든 하나의 지배적인 정치계급없이는 존재할 수 없으며 지배계급은 그 구성원이 때때로 부분적으로 바뀌지만 그 지위를 영속화시키려는 속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정부란 소수의 조직 이상 다른 어떤 것이 될 수 없다.
◆ 왜 소수지배가 행하여지고, 또 가능한가?
① 단체가 존립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데는 권력이 필요하고, 그 권력은 소수자의 손에 집중,독점된다. 다수라 하더라도 물리적 강제력을 지니는 소수자에 대항할 수 없다.
② 통치,지배는 특수한 능력과 조건이 요구되는데, 그것은 소수의 능력이 있는 자에 의해 지배된다.
③ 집단의 특성상 군대적,관료적 조직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④ 구성원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나 자기소외현상이 반대로 강력한 지도자를 구하게 한다.
⑤ 다수자가 전통,관습에 의하여 또는 카리스마(신성불가침한 권위)에 의하여 소수자지배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J.J.루소는 "다수자가 지배하고 소수자가 복종하는 것은 자연의 질서에 반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소수자를 다수자가 지배하고 조종하는 방법을 발견하려는 시도야말로, 인류가 오랫동안 추구하였던 것이며, 정치학에 있어서의 근본적 과제이다.
또한 과두제의 철칙은 다수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소수가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고 유지해 가는 도구로써 기능하기도 한다.
(예 : 노동조합의 간부가 진정한 의미에서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유지 -또는
노동귀족화- 를 위한 활동에 초점을 맞추는 현상)
미헬스 [Michels, Robert , 1876 - 1936] : 독일의 정치가 ․사회학자. 주요저서 : 《정당사회학》(1912)
과두제
로베르트 미헬스(1876~1936)는 정당의 과두제화 원리를 밝혀 정치사회학의 새 영토를 개척한 독일 학자다. 그는 젊은 나이에 이탈리아 사회당과 독일 사민당에 가입해 정열적으로 활동했다. 혁명적 노동조합주의 운동인 생디칼리슴 운동에도 깊이 연루됐던 그는 이 모든 경험을 녹여 1911년 <정당사회학>을 출간했다.
이 책은 ‘사회학’이라는 이름을 단 모든 고전적 저작 가운데 가장 폭발적이고 즉각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특히 당대의 많은 사회주의 이론가·지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반응이 모두 호의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좌파 정당과 노동운동의 실상을 자료로 삼아 그 운동의 지도자들이 자기배반에 떨어지고 만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를 향한 헌신에서 비롯한 운동이 조직화·관료화의 과정을 거치며 대중을 지배하는 과두제로 귀결한다는 것이 미헬스의 논증이었다. “선출된 자가 선출한 자들을 지배하고, 위임받은 자가 위임한 자들을 지배한다. 민주주의의 품 안에서 과두정이 발전하는 것은, 사회주의 조직이건 아나키즘 조직이건 조직에는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유기적 경향이다.”
그가 보기에 프롤레타리아 출신 운동 지도자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프롤레타리아로부터 성장한 노동 지도자들이야말로 두드러지게 자의적이고, 추종 대중의 반론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들이 오만하고 이기적이라는 점, 이제 갓 소유하게 된 권위를 지키기 위하여 전력을 기울인다는 점, 자신에 대한 비판은 무엇이건 굴욕과 멸시로 간주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지난 시절을 상기시키려는 악의적인 시도로 받아들인다는 점 등은 바로 벼락 출세자의 특징이다.” 미헬스가 분석한 과두제 경향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인 듯하다. 좌든 우든 모든 정당과 모든 형태의 조직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고명섭 / 책·지성팀장(2008.2.18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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